모바일 캐주얼 퍼즐 게임
일반적으로 게임 프로덕트의 UX 분석 글들을 볼 때 UI 일부 지엽적 관점에서 분석이 이루어지나, 유저 경험이라는 단어 본연의 뜻과 학술적 의미에 집중하여 플레이어 특성과 이에 기반한 경험 등 게임 전반적인 UX를 분석하고자 합니다. 더 세부적인 UX를 들여다볼 경우 화면 플로우나 UI가 보여주는 정보와 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데, 이것들이 실제 유저군을 잘 정의하고 그들의 니즈를 부응할수록 좋은 UX를 가졌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플레이해본 게임 중 좋은 UX를 가졌다 생각되는 게임들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체계적으로 하려면 유저 리서치 방법론을 사용해야 하나, 그렇지 않아 다소 데이터 정합성이 떨어지는 점 안내드립니다.
참조: Refe / Sensor Tower
메타코어는 슈퍼셀에 인수된 스웨덴 게임 회사이고, 인상적인 것은 User reseacher를 프로젝트마다 뽑습니다. = UX role과 User Centered Design iteration*에 대한 이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릴리즈: 2020년 9월 16일 / 평점 4.3(리뷰 53만개) / 1000만회 이상 다운로드 / (캐나다)퍼즐부문 최고매출 9위
2023 기준 다운로드 3300만 번 이상, 월별매출 1000만 달러(140억 원) 이상, 누적매출 1억 6000만 달러(2300억 원) 이상, 누적 RpD 4.82달러
*User Centered Design: 유저 중심적 개발 프로세스. UCD라고 하기도 합니다. 비슷한 개념으로 Double diamond design process도 참고하면 좋습니다.
게임 내 다양한 유저 타입이 있을 것이고, 오래 플레이했다고는 하나 작성자의 유저 타입은 개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UX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항상 ‘나’는 ‘유저’를 대변하지 않음을 인지하고, 때문에 스스로를 타자화 시켜 맥락을 살펴야 합니다.
플레이 기간: 약 1년, 이정도면 장기플레이 숙련 유저라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 패턴: 하루 4 - 5회 정도 시간 날때마다 확인하고 에너지 소진. 하루 일상 루틴에 해당 게임 플레이가 포함됩니다.
과금 유형: 저과금 (월 5천원 선 과금 의향 있음), 머지맨션에서는 가성비가 강조된 유료재화를 2-3회 정도 구매했습니다. 아이템 종류/패키지는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초반 플레이: 최초구매 1천원팩
6개월 쯤 뒤: 게임플레이 시 다이아가 저금통에 포인트로 적립되고, 일반 상품 대비 고가치로 느껴져 구매. 약 6천원 선.
유저 경험은 프로덕트에 대한 숙련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프로덕트에 대해 지식과 경험이 쌓이면 유저 그룹별로 각자의 니즈에 맞춰 패턴이 자리잡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초보 유저의 경우 FTUE, 온보딩 등으로 대변되는 튜토리얼과 초반 학습 과정, 학습용이성 등을 고려하며, 숙련 유저의 경우 사용용이성(효율), 주 사용 패턴에 따른 불편점 등을 확인합니다.
장기플레이를 지속하며 게임플레이 및 메타적인 부분의 인터페이스에서 특별히 불편한 부분은 없었기에 잘 구성되었다고 생각하며, 초보, 숙련 두 구간에서 유의할 점을 몇 가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초보 유저 시절 (시작 - 1개월)
최초 게임 시작 시 다른 머지 게임인 트래블타운을 함께 플레이했으나 머지맨션만 지속한 이유는:
핵심 플레이인 머지가 단순하고 중독성이 높아 몰입감은 좋으나 피로도가 높습니다. 이에 에너지 재화의 제한이 적절한 휴지를 줘 역설적으로 장기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화면 내 공간이 트래블타운에 비해 비교적 부족했으나 이는 오히려 전략적인 고민 및 재미를 주었습니다. 이는 게임 UX가 일반 UX에 비해 독특한 지점인데, 일반적으로 어려움과 허들을 없애는 것이 UX의 목표지만, 게임의 경우 쉽기만 하면 재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어려움과 허들이 필요합니다.
숙련 유저 시절 (6개월차 - 지금)
습관성 및 중독성 때문에 의도적으로 지우고 설치하고를 자주 반복했습니다. 중간에 지우고 2개월 디톡스에 성공해도 한번 설치하면 장기 지속하게 됩니다.
아침 기상에 번개100 다 소모하고, 점심, 저녁쯤 한번씩 소진합니다. 12시 넘어가길 기다려 무료 번개 상자와 돼지 저금통을 구매, 합성하여 번개를 다 소진하고 잠에 듭니다.
1번 켜면 30분~재화가 있고 이벤트 달성 목표가 생기면 재화 소진하여 1시간까지도 터치하게 됩니다.
머지맨션 및 메타코어가 UX라는 개념을 명확히 인지하며 성숙한 유저중심적 개발 프로세스(UCD)가 있을 거라 짐작한 것은, 장기 플레이를 지속하며 해당 게임이 업데이트 하는 요소들이 실제로 숙련 유저로서 아쉬웠던 지점을 긁어주었기 때문입니다.
UI 사용에 있어선 모바일 기기를 고려한 흔적*이 보이고, 게임플레이에서 지루하거나 단조로웠던 경험은 개선되거나 혹은 메카닉 변경/비즈니스 모델(BM)이 추가되었습니다.
모바일의 사용 경험*을 고려한 업데이트
직관적인 게임 시스템과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바일 환경과 유저 경험을 고려한 캐주얼 장르 게임입니다. 머지라는 게임 매카닉은 짧게 들여다보는 모바일 사용 패턴에 어울리는 단순한 게임플레이 방식입니다.
세로형, 하단 백버튼 버튼 위치 등 모바일 사용 경험을 고려해 만든 UI입니다.
*Steven Hoober의 Designing Mobile Interfaces / How do users really hold mobile devices?
유저 피드백을 의식하는 듯한 업데이트 방향 - 유저로서 불편하거나 답답했던 부분이 점차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게임플레이 화면 전체 맵에서 필요아이템 표기를 on/off 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지나치게 파밍을 많이 해야했던 교환시스템이 새로 업데이트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편의성 + 게임 밸런스 둘 다 잘 고려하여 교체되었습니다.
주 동기부여 요소는 1년이 지난 지금도 ‘게임플레이 화면 구역 밝히기’입니다.
관련해 가장 처음 열려야 할 것 같은 주 저택이 1년 플레이 지속 후에야 열립니다. 이러한 배치는 유저 동기부여를 연장하는 장치로 영리하게 느껴집니다.
등대 지역의 경우 이미 밝힌 지역이 시나리오 상 화재로 타고 새로 업데이트. 이것이 초반 배치되었을 경우 유저에게 탈력감을 줄 수 있으나, 숙련 유저에게는 비교적 신선함과 동기부여를 줄 수 있습니다.
꾸미기 요소 수집은 이벤트나 과금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앤드컨텐츠이나, 주 동기부여 요인은 아닙니다.
메인퀘스트 외 주기적으로 쉴 틈 없이 교체-반복되는 이벤트들
대략 4가지 이벤트가 2~3개 중첩되어 반복됩니다. 이는 프로젝트 로드맵에 별도 사이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유저로서 플레이에 동기부여를 크게 주는 순서대로 아래에 나열했습니다.
맵 꾸미기 아이템을 순차적으로 프로그래스바에 달성하게끔 합니다. 보상은 꾸미기 아이템 위주, 추가 소모 아이템입니다. 보상이 영구적으로 남고 특별한 시즌에만 얻을 수 있어 제일 동기부여가 됩니다.
플레이어 경쟁형 맵 (닭을 낳아 과자를 만들고 과자 합성에 점수가 부여). 보상은 아이템을 생성하는 기반 아이템입니다.
위 이벤트와 비슷하나 경쟁이 아니고 내부적으로 다양한 합성 아이템이 복잡하게 있습니다. 보상은 비슷 비슷하나 합성 아이템 발견의 재미가 있습니다.
슬롯 머신. 코인을 넣고 합성되는걸 보는 것. 제일 재미 없고 딱히 습관에도 안 붙으나 그 때문인지 다이아 등 보상이 타 이벤트 대비 좋습니다. 보통 있어도 잘 하지 않습니다. 최종 보상은 블랙 업그레이드 카드인데 한번도 얻지 못했습니다.
기본 메카닉을 익숙하지만 새롭게 제공
1년쯤 지속해 게임 메카닉이 지루해질 즈음 이벤트로 신규 메카닉들이 추가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리한 지점이라 생각했습니다. 기존 메카닉과 통일성이 있으면서도 다른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기본 생성 아이템의 경우, 요구되는 머지 단계가 깊습니다. 이에 2배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신 더 높은 단계의 머지 아이템을 만들어냅니다. 숙련 유저로서 편의성과 재화 소모의 좋은 트레이드-오프로 느껴졌습니다.
머지라는 단순한 게임 메카닉을 익숙하지만 새롭게 비틀어 추가했습니다.
광석 깨기로 여러번 터치해야 합니다.
수감복 아이템이 터치할수록 해체됩니다.
장기 수집 이벤트가 추가되었습니다. 기존 이벤트들에 비해 더 긴 호흡을 가지고 있습니다.
Segemented 기반으로 제공되는 다양한 offers
기본 shop은 있지만 상품 구성이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Segment offer가 훨씬 더 다양하다고 느끼며, 이는 과금 유저 그룹에 대한 분석 및 맞춤 전략이 있다 생각됩니다.
다양한 상품 팝업이 메인화면 도달 시 user segment에 따라 노출되는데, 장기플레이 숙련유저라서 그런건지 최근에는 상품이 5개 6개씩 뜹니다. 유저 조건에 뜨는 것이라 유용할 테지만, 과금 유저가 아니기에 습관적으로 팝업을 끕니다.
상기 언급했듯이 최초 저렴하게 다이아 충전 가능한 상품과, 돼지저금통에 재화를 액션별 충전하여 저렴하게 다이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구매했었습니다. 패키지 게임 외 돈을 쓰지 않는 편이라 이례적인 소비를 이끌어 낸 것에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실제 게임플레이를 기반으로 UX 방법론이나 개념을 생각하며 UX 분석글을 적어보았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게임을 플레이할 경우 UX 관점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이렇게 정리해 공유해보려 합니다. 이 글과 관련해 머지멘션에 대한 이야기, UX에 대한 이야기, 게임의 장르나 게임업계에서의 UX에 대한 이야기를 댓글로 나누어 주시면 이 또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