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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림 Mar 30. 2024

CBS 박재홍의 한판 승부... 퇴근길 선 넘은 진행으

아직도 변희재 씨와 토론하던 때로 착각하나?

퇴근길 라디오 방송은 하루를 마감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미디어임에 틀림이 없다. 요즘 유튜브나 팟캐스트 등 볼거리, 들을 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특히 자가운전을 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듣는 라디오 방송은 무료한 이동시간에 재미를 주는 독보적인 미디어라 생각한다.


다양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들이 있겠지만 필자는 특히 정치 관련 토론 프로그램들이 시대가 변하면서 무조건 무겁고 중저음 톤의 진행이 아닌 여당을 때로는 야당을 편향적으로 응원하는 매체들도 있어 내 정치색에 맞는 라디오를 찾아 듣기도 하며 출, 퇴근길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즐기는 라디오 프로그램 중 3월 29일 생방송으로 방송된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는 완전히 선을 넘어 버렸다. 너무 기분이 나빠서 돈이 아까웠지만 한통에 50원~100 원하는 문자를 여러 통 보내면서 까지 컴플레인을 제기했다. 이유는 단 하나다. 해당 방송이 여당으로 야당으로 편향되어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유튜브 진행 방식이 트렌드화 되어 간다 하더라도 CBS는 공중파 방송이고 심의를 지켜야 하는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패널과 진행자가 개인적인 사감으로 목소리를 내고 이로 인해 청취자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어서였다.


그날 그들은 청취자가 듣는 생방송에서 방송인, 토론자라기 보단 대폿집에서 술 한잔 걸치고 얼큰해져서 서로의 감정싸움에 열중하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여기서 문제는 그들이 '토론의 달인' 그리고 '진행의 달인'으로 불리는 <진중권 교수>와 <박재홍 앵커>라는 사실에 더욱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CBS박재홍의 한판승부'라는 프로그램은  '김현정의 뉴스쇼'와 더불어 CBS 공중파 라디오 방송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다. 여, 야를 비판하기도 옹호하기도 하며 패널들이 주장을 주거니 받거니를 이어가며 국민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하는 라디오 방송이었다.


하지만 29일 생방송에서 그들에겐 청취자는 안중에도 없었다. 단지 자신들 맘에 안 든다며 굳이 방송 끝나고 이야기해도 될만한 사안들을 생방송 중에 터트리고 말았다. 정말, 방송을 듣고 있자니 몇 년을 함께한 프로그램이지만 배신감이 들었다. 국민은 없고 자신들의 안위만 챙기는 위정자들을 고발하고 비판하던 그들 역시 청취자는 없었고 그들이 매일매일 비판하는 잘못된 행위를 하는 위정자들과 전혀 다를 봐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라디오 작가와 진행자를 다 년간 진행 해본 사람의 입장에서 라디오 방송이란 게 사전 라디오 원고가 있고 그 원고는 통상적으로 하루 전이나 최소 방송 1시간 전에는 방송 패널들에게 제공이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날 가장 심하게 꼬장을 부린 진중권 교수는 사전에 원고 한번 안 읽어보고 제작진들에 세 화를 낸 것인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만일 그가 방송원고를 사전에 검토하지 않고 일정 금액을 받고 공중파 방송에 참여를 했다면 게스트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성의 없는 방송에 임했기에 프로 방송인으로서 자질이 없는 거다. 또한 이미 원고를 검토를 하고도 생방송 중에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갑자기 기분이 나빠서 그 주제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기 싫다고 피력했다 치더라도 그는 왜? 그 누가 보더라도 쇼맨쉽으로 보이는 행위를 청취자들 앞에서 굳이 생방송 중에 했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다.


박재홍 앵커도 마찬가지다. 진 교수의 투정을 잘 듣고 있다가 청 쥐자를 대변한 중재가 아닌 제작진으로 돌변하여 진교수를 공격했던 것은 그가 존경하는 손석희 앵커의 진행과는 전혀 동떨어진, 그의 흑역사가 된 방송으로 진행을 이어갔다. 물론 진행자로서 사태를 파악 감정을 추스르고 무사히 방송을 끝낸 것은 진행자의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라 할 수도 있겠다.


라디오 방송은 목소리로 사람의 감정이 전달되는 유일한 매체이다. 특히 라디오 방송 청취자들은 이런 매력을 사랑한다. 그래서 라디오 방송의 중립성은 매우 중요한 주제다. 말했듯 라디오 방송은 청취자들에게 목소리만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사회적 이슈를 논의하는 플랫폼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방송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몇 년, 몇십 년을 진행자로 패널로 라디오 방송에 참여하면서 자칭 타칭 프로페셔널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겨우 이런 사적 감정하나 추스르지 못하고 퇴근길 지친 이들의 감성을 건드린다면 청취자들의 그 하루의 마무리가 어떻겠는가? 부디 선을 넘어도 재밌게 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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