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그리도 어두웠었기에 더 절실했던 그의 목소리
2021년 가수 신해철 씨가 사망한 지 7주 기기되던 해였다. 너무 억울하게 고인 된 그가 점차 대증들에게 잊히는 게 안타까워 법무부의 교정방송 중 하나인 보라미라디오를 취재하기로 했다. 보라미 라디오는 전국 재소자들이 머물고 있는 교정시설에만 송출되는 라디오 방송이다. 거기다 듣기 싫다고 끌 수 있는 라디오 빙송이 아니라서 청취율 100%를 자랑한다.
http://m.ktv.go.kr/program/again/view?content_id=617023
나는 보라미 라디오의 취재와 더불어 당일 일일 dj를 진행하기로 교정 방송국 관계자들과 약속을 했고 1시간가량을 진행했다. 그때의 방송은 법무부 보라미 라디오 다시 듣기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 덕분에 MBC에서 제작하는 가수 신해철의 10주기 추모 다큐멘터리 팀에서 그때의 일일 dj 상황을 한 번 더 재현해 줄 것을 요청받을 수 있었고 신해철 씨 10주기 다큐멘터리에 함께 할 수 있었다.
당시 내가 법무부 방송국을 취재한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이번 MBC 다큐멘터리 <우리 형, 신해철>에서도 방송된 이야기지만 신해철은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정부에 이르기까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분류되어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당시 상황을 10주기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SBS 라디오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의 연출을 맡았던 정찬형 PD의 인터뷰로 전하자면
“(신해철이) 힘들다고 했다. ‘으악’하고 진저리를 칠 정도였다”
라고 말했다. 오랜 팬으로 이런 사정을 모를 릴 없던 나 역시 문화예술계에 철퇴를 가했던 그들에게 그의 음악을 강제로라도 듣게 하고 싶었다. 당시 2021년 교정시설엔 이명박, 박근혜 씨가 교정시설에서 머물고 있었다. 나는 재소자들의 보호자가 신청한 신청곡 2곡을 제외하고 모두 가수 신해철 씨의 곡을 선곡하며 일일 dj를 진행했다. 그 모습을 하늘에서 해철이 형이 보고 뭐라고 했을진 모르지만 그래도 나와 함께하고 싶었는지 본인 10주기 방송에 나를 불러준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https://youtu.be/l3sD4d-8Mus?si=aQs6PqMwYcsfQuQK
2024년 10월 27일은 그가 떠난 지 10주기가 되는 날이다. 2014년 10월 17일 서울 소재 S병원에서 강모 원장의 집도로 장협착증 수술을 받은 뒤 심정지로 쓰러진 그는 다른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10월 27일 오후 8시 19분 끝내 세상을 떠났다.
아직도 그날이 생각난다. 잊으려 해도 잊히지 않는 그의 사망 소식을 접했던 나는 집에 주차를 하곤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자신의 노래를 통해 우리에게 말한다. 꼭 자신이 세상에 없을 날을 대비해 가사를 만든 듯 말이다.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난 포기하지 않아요. 그대도 우리들의 만남엔 후회 없겠죠~
- 신해철 1집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중 -
흡사 이성에게 바치는 이 러브송 같던 노래가 이제 10년이 지나니 자신이 떠난 빈자리에 슬픈 표정 하지 말란 가사로 들린다. 그래서 나도 오늘은 한마디 하련다.
“ 저기 해철이 형, 나 역시 우리들의 만남엔 후회 없어. 그리고 이젠 형 없다고 슬픈 표정 하지 않을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