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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기 Sep 11. 2019

컴퓨터, 휴대폰, 그리고 AI 스피커

User interface의 변천사, 그리고 미래

카테고리: 스타트업 공부 노트


과거의 User Interface 변화

'서로, 상호의'의 뜻을 갖는 inter, 그리고 '얼굴, 화면'의 뜻을 갖는 face가 합쳐진 단어 interface는 현대에서 흔히 컴퓨터 화면 또는 모바일 화면을 의미한다.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user interface는 고객이 기업의 서비스/제품을 제공받을 때 사용되는 소통방법이다. 그리고 이 user interface는 (1)유저가 정보를 입력하는 interface, 그리고 (2)유저가 정보를 제공받는 interface, 2가지로 분류된다. 이해를 위해 모바일 네비게이션을 예로 들어보자.

- 유저가 정보를 입력하는 interface = 휴대폰에서 타자를 쳐서 목적지를 입력하는 화면 
- 유저가 정보를 받는 interface =휴대폰에서 목적지로 가는 지도 및 방향을 제공받는 화면


이 interface의 변화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겪는 요소 중 하나이다. 기술의 발전과 interface의 변화는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거 변천사를 들여다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첫 번째, 인터넷/컴퓨터의 발달로 인해 컴퓨터 화면(screen)이라는 컴퓨터 interface가 발달했고, 기업들은 이 컴퓨터 interface 즉, 웹사이트라는 형태를 통해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대표적인 예시는 Google의 검색 서비스다.


두 번째,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해 모바일 화면(screen)이라는 모바일 interface가 발달했고,  기업들은 이 모바일 interface 즉, 모바일 앱/웹을 통해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대표적인 예시는 토스, 카카오톡이다. 


현재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고객들에게 제품 및 서비스를 판매할 때 컴퓨터 interface(웹사이트) 또는 모바일interface(모바일 앱/웹)를 통해 사용해 제공한다.

우버
:승차 정보를 모바일 앱을 통해 입력(정보 입력 interface), 
배차 서비스를 모바일 앱을 통해 제공(정보 제공 interface)    

토스
:송금 정보를 모바일 앱을 통해 입력(정보 입력 interface), 
송금 서비스를 모바일 앱을 통해 제공(정보 제공 interface)    


미래의 User Interface 예측

그렇다면 미래를 장악할, 모바일 interface를 단숨에 휩쓸어버릴 interface는 누구인가? 이를 예측한다는 것은 곧 미래의 산업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에 대한 대답 중 하나이기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하는 주제 중 하나이다.


컴퓨터 interface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혁신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무색하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모바일 interface라는 강력한 대체제가 시장을 휩쓸었다. 이런 과거를 돌아봤을때, 우리는 모바일 interface보다 더욱 강력한 대체제가 시장을 휩쓸 것이라는 예측은 쉽게 해볼 수 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기술의 발전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면 빨라졌지, 절대 느려지진 않았으니까. 그리고 이 기술의 발전은 곧 interface의 변화를 의미하니까.


여기서 나는, 미래의 user interface는 AI speaker가 차지할 것이라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그리고 이 AI speaker가 담겨지는 곳은 Alexa와 같은 기기보다는 휴대성이 큰 모바일 device일 가능성이 크다. 혹은, 모바일 device보다 휴대가 간편한 스마트 워치가 될 수도 있겠다.

왜 그렇게 예측했는가? 라는 질문에 나는 '지금 변화하는 모습이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까' 라고 대답하고 싶다. (두 문단 밑에서 그 예시를 들어보겠다)


여기서 강조하고자 싶은 것은, 단순히 'AI speaker를 통해 유저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아니다. AI speaker를 통한 정보의 교환(입력/제공)이 기존의 interface를 휩쓸어버릴만큼 강력하게 다가올 것이라는 점이다. 토스(비바 리퍼블리카), 카카오톡,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과 같은 서비스의 탄생을 보라. 모바일 interface의 등장이 엄청난 폭풍을 일으키지 않았는가? AI speaker로의 interface 전환은 모바일 interface로의 변화보다 더 크고, 더 강력한 변화를 가져올 것임이 틀림없다

(과거) 인터넷/컴퓨터의 탄생 -> 컴퓨터 스크린(웹사이트), 컴퓨터 interface의 시대
(현재) 모바일의 탄생 -> 모바일 스크린(모바일 앱/웹), 모바일 interface의 시대
(미래) AI의 탄생 -> AI speaker interface의 시대

2019년 현재는 모바일 interface의 시대이다.

하지만, 만약 AI speaker의 기능이 비약적으로 발달하고, 이 기능이 특정 device(휴대폰 혹은 스마트 워치?)에 온전히 담겨진다면 미래의 user interface를 장악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AI speaker가 이 interface를 장악하는 순간 컴퓨터 interface가 그랬듯, 모바일 interface는 쇠퇴기를 겪게 될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 interface가 아직 건재하게 살아있듯이, 모바일 interface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점유율이 이동하는 것일 뿐, '장악'이란 '독점'을 의미하지는 않으니까)


그렇다면 언제쯤 변화가 찾아올까?

그러면 모바일 AI speaker라는 차세대 interface는 언제쯤 올까? 아니 진짜로 올까?

진짜로 AI speaker가 미래의 user interface를 장악할까?

신기하게도(무섭게도?), 우리는 이미 AI speaker로의 interface전환을 경험하고 있다. 

실제 경험을 예로 들어보겠다.

지난 주 차를 타고 서울에서 양평으로 이동할 일이 있었다. 카카오네비를 사용해 길을 찾아가던 중 기름이 부족한 것을 발견하고, 앱 내에 주유소를 찾는 기능이 있을까 찾아보다 스피커 버튼을 발견했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화면을 두드리는 것이 귀찮았기에, 음성 기능을 사용해 '가까운 주유소 경유해줘'라고 말했고, 카카오네비로부터 '가까운 주유소를 들렀다가 기존 목적지로 가는 길'을 안내받았다. 


우리는 이미 AI speaker로 전환하는 중간지점*을 경험하고 있지 않는가? 정보를 입력하는 interface는 AI speaker이고, 정보를 제공받는 interface는 모바일 화면(screen)이다. 이렇게 정보를 입력하는 interface가 AI speaker가 차지하는 서비스가 이미 점점 많아지고 있다. 

*중간지점이라 표현한 이유는, 정보를 제공하는 interface는 AI speaker가 채워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 미래가 아니다. AI speaker의 interface 장악은 벌써 시작되었다. 


미래 상상해보기

사실 미래라 해봤자 고작 몇년 뒤일 것이다. iPhone이 한국에 들어온 때가 2009년,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때가 2010년이다. 스마트폰은 전세계를 장악하기까지 10년도 걸리지 않았다. 

금요일 밤 11시, 27살 사회 초년생. 강남역 회사 주변 치킨집에서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고, 서울대입구역에 있는 자취방에 택시를 타고 가려고 한다. 


현재

카카오택시 앱을 열어, 목적지를 입력한다. 배차가 완료된 후 '32나 1839, 5분뒤 도착' 이라는 화면이 뜬다. 지도를 보며 만나기로 한 장소를 찾아가서, 택시를 탄다. 


미래

휴대폰 또는 스마트워치에 대고 '제가 있는 곳에서 자취방으로 가려고요. 결제는 등록한 카드로 할게요' 라고 말한다. 10초 뒤, 휴대폰 너머에서 약간은 부자연스러운 로봇 목소리가 들려온다. '32나 1839 배차가 완료되었습니다. 11시 3분에 가게 앞으로 나와주세요'. 시간에 맞춰 택시를 타고 집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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