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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river Mar 07. 2024

Treat people with kindness

나에게도 친절할 수 있을까?

벌써 3월이야.

넌 어떤 하루를 보냈니? 오랜만에 들어간 너의 브런치에서 근 한 달 동안 글이 없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 아무 일이 없기를, 까지는 아니더라도 부디 큰 일은 없길. 무슨 일이 있었다면, 지금은 좀 나아졌기를 바라. 

내게도 지난 한 달 동안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어. 우선 하던 일을 그만두게 되었고, 둘째가 작은 수술을 받았어. 지금은 아주 건강하니 걱정 마. 

일을 그만두면 마냥 신날 줄 알았는데, 난 어쩔 수 없나 봐. 일주일이 지남과 동시에 불안해지기 시작했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그런 거 있잖아. 

넌 어때? 새로운 직장에 잘 적응하고 있어?

지난주에 막내를 데리고 햄버거 가게에 갔어. 거기에서 어떤 일본인 엄마를 만났는데, 미국에 온 지 이제 딱 한 달이 되었다는 거야. 영어를 잘 못해서, 통역기를 사이에 두고 나와 대화를 주고받았어.

일본 드라마에서 보던, "스고이~"를 원어민(!) 발음으로 들으니 왠지 신이 났어. 그거 알아? 나 사실 일본어 배우겠다고 새벽반 등록한 적이 있어. 한 달 다녔나... 암튼, 그 일본인 엄마에게 "와타시와 강코구진 데스"라고 하니 어찌나 환하게 웃던지. 예전에 보스턴에서 살 때, 한국어를 좋아하던 미국인 친구가 있었는데 날 보면 늘 "밥 먹었어?"라고 물었거든. 그때 내가 보였던 그런 함박 미소였어. 

그런 것 같아. 

타국에서 듣는 모국어 한 마디에는 그런 힘이 있어.


암튼, 내게 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겠는데, 혹시 괜찮다면 내가 영어를 가르쳐주겠다고, 2주 후에 도서관에서 만나자고 했어. 물론 내 코가 석자이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거든. 

내가 13년 전 미국에 왔을 때, 지금도 잘하는 영어는 아니지만 그때는 정말 못했거든. 그런 나에게 친절을 베풀었던 몇 명의 친구들이 생각났어. 그래서 그랬나 봐.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나 또한 누군가에게 조건 없는 친절을 흘러 보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말이야. 

'친절'이라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최근에 쌍둥이 언니가 알려준 그림책이 있어. Chalie Mackesy의 The Boy, the Mole, the Fox and the Horse라는 책이야. 거기에 이런 문구가 나와

Being kind to yourself is one of the greatest kindness.  

그러고 보면 난 나 빼고 모두에게 다정하고 친절한 것 같아. 아, 가족에게도 그다지 친절한 것 같지는 않네. 생각해 보면 가까울수록 더 친절하고 다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로 살아가는 건 뭐지?

사실 잘 모르겠어. 스스로 친절하라는 게 어떤 말인지. 아껴주라는 말일까?

넌 어때.

스스로를 친절하게 대하고 있어?



오늘 내가 추천하고픈 음악은 없어. 네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듣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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