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Noeulsoop
Dec 13. 2021
진로의 숲을 찾는 산림학도들
MZ세대 산림치유지도사가 들려주는 자연감성 라이프스타일 이야기
진로에 대한 답은 숲(현장)에 있다.
'저는 현장 경험을 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현장 경험이 정말 중요한가요?'
산림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보존하고 관리하면서 가공하는 것을 배우는 '산림학'(세부적으로는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그것을 통칭하여 산림학이라고 함)은 상당한 불편함이 따른다. 책으로만 하는 공부는 인터넷과 각종 전자기기들이 접목되면서 그 과정이 전보다 훨씬 편리해지고 효율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산림학은 그렇지 않다.
산림학과마다 교과과정에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산림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되면 숲을 다양한 측면으로 이해하기 위해 식물에 대한 기초적인 공부를 먼저 시작한다. 식물분류학이나 수목학, 토양학 등을 거치면서 산림학은 산림경영이나 산림문화, 산림생태, 산림미학 등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요즘은 응용과학의 측면에서 산림휴양이나 산림복지로 넘어가면서 사회과학적인 측면에서 볼 수도 있다. 그만큼 '숲'은 광범위하다.
식물분류학이나 수목학, 생태학과 같은 학문은 직접 숲에 방문해서 식물을 관찰하고 표본을 수집하면서 정리하는 과정으로 학습을 반복하는 걸 기본으로 하고 있다. 식물들은 자주 봐야 머리에 남을 정도로 계절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식물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사람의 눈으로 확인하고 비교해야 제대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식물들의 생김새가 비슷하면서도 다양하다. 그런 식물들이 모여있는 숲은 섬세하다. 어떻게 보면 기술의 발전을 통해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와 다소 거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공부를 위해 방문하는 숲은 대부분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학교의 위치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식생이 다양하게 구성된 건강한 숲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요즘은 도시숲도 많이 찾는 편이지만 학술적으로 보는 숲은 대부분 지방에 마련이 되어있다. 게다가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과정에서 내가 있는 지역에 없는 식물을 보려면 다른 지역에 방문해야 한다. 산림학을 전공한 모든 사람들이 식물에 대해 척척박사는 아니지만 어떤 공부라도 현장을 피해 갈 수는 없다.
숲에서 일을 한다는 의미는 숲과 가까이한다는 것이기에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숲과 관련된 경험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대학생들도 졸업 전에 산림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만큼 여러 분야의 직업체험을 필수적으로 권장하는 분야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산림을 전공하는 대학생들 중에서 전공을 살린 직업을 갖고자 숲에서 직업적인 체험을 하거나 관련 경험을 쌓는 기회를 얻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산림청 산하의 공공기관에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3가지를 추천해주고 싶다. 첫 번째는 각 기관별 관심 분야에서 진행하는 아르바이트나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것. 두 번째는 학기 중이나 방학에 이루어지는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것. 마지막으로 휴학을 염두한다면 청년인턴에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숲체험에 대한 경험을 쌓기 위해 학교 근처에 있는 사회복지관을 통해 교육봉사를 하거나 마을지원사업에 참여하여 마을 주민을 상대로 숲해설을 했다. 그리고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에도 강사로 참여했다. 나만의 경험을 쌓고자 하는 방법은 찾아보면 많다.
하지만 전국 각지에 있는 숲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치면서 경험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그것만으로 그 분야의 모든 것을 경험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언젠가 내릴 선택의 순간을 기다리는 자신을 위해 오늘도 숲에서 도전하고 있는 이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