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미기miggie Nov 19. 2018

쓸쓸한 현대인에게 바치는 영화, <Her>

세계의 연결망이 넓어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마음 한 구석이 휑해서 우울하려 들 때 이 영화를 봤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주인공의 처지가 나와 같은 듯해 동질감이 들었다. 기술의 발달로 모두가 연결될 수 있지만 어디에도 연결되지 않은 듯한 쓸쓸함, 적막함. 그래서 인공지능 OS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의지하는 시어도르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영화에서는 시어도르처럼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고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는 일이 흔하다고 나온다. 그건 그만큼 마음이 외로운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겠지.  


 모든 사람들은 관심을 갈망한다. 진심어린 안부 인사를, 따뜻한 위로를, 때로는 누가 이런 날 좀 알아주기를 바란다. 세상이 더 넓고 빠르게 연결될수록 우리는 아닌 척 더 많은 관심을 은근슬쩍 갈증하게 된다. 그러니까, 세계의 연결망이 넓어질수록 우리는 무소속감과 더 많은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인지 모른다. 모순적이기 짝이 없다.


 인간 관계에 싫증을 느끼고 형식적인 관계 유지에 지친 사람들의 고민이 쌓이고 쌓인 지금, 영화 her의 이야기는 곧 실현될 우리 미래의 예고편 같기도 하다.  영화의 엔딩은 사실 스토리 자체로만 보면 아쉽긴 했다. 감독의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사랑, 인공지능의 정체성 두 가지 모두를 담으려한 마음이 느껴진달까..마지막 캐서린에게 쓰는 편지 역시 시어도르가 사만다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배우고, 치유하고,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았지만 굳이 필요한 장면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용두사미라는 비판이 100% 인정은 아니지만 조금은 이해된다. 한 편으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에 나오는 '인프라 월드'가 생각나며 인공지능 운영체제의 미래를 생각해보게 된다.


-  어쨌든 말하기 입아픈 영화의 색감, 시어도르와 사만다의 부드러운 대화들과 목소리, 둘만의 사진(가사를 붙인 또는 붙이지 않은 모든 곡들). 잔잔하고 따뜻한 영화였다. 언젠가 아끼는 책의 단어 사이 그 어디즈음에서 그들이 꼭 만날 수 있길! -



It is the preview of our future that come true soon. Ending makes me think 'infra-world' of Les fourmis written by Bernard Werber. Anyway, the movie's color impression, soft voice and dialogue between Theodore and Samantha and photographs just for them(namely songs). It was calm and warm movie. Someday, i hope that they would meet together at the space of a word of a book that they cherish the most! -

작가의 이전글 ‘세상은 아름다워, 인생은 행복해’..애쓰지 말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