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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네진 은영 May 25. 2020

주디 갈란드와 배우 르네 젤위거에게 존경의 마음을

영화 <주디>

나는 노래를 잘 못한다.  노래를 못하지만 노래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또 노래하고 싶다.  그런 재주는 신이 내려주신 건가 노력으로 이루어진 건가!  얼마 전  노래 한곡만 제대로 부르자는 목표로 보컬학원을 다녀 보았다.  흥은 있으나 박치라서  노래가 나오지 않았다. 더군다나 학원생들이 같이 있는 자리에서 부르라니 더더욱 노래를 못하고 쥐구멍만 찾다가  돌아왔다.  



이런 경험이 한두 번 있다 보니   역시  난 노래를 못하는 사람이구나  절망하고  그냥 생긴 대로 살자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런데 얼마 전 쥬디 갈란드 일대기를 그린 영화 <쥬디>를 보고  또  <오버 더 레인보우>를 따라 불러보았다.  역시 음치 박치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감동이 오면 또 불러보는 이 미련한 습성은 언제 버리려나...
 주디에게  노래는 어쩌면 무지개 너머에 있는 행복을 부여잡을 수 있는 마지막 동아줄 같은 것  아니었을까?



실제 인물 주디 갈란드는  도로시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그녀가 1939년  <오즈의  마법사>에서  불러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그녀는  희망을 잃지 않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어 국민들의 인기를 얻었다.   특히  영화 속에서 캔자스시티를 강타한  회오리바람이  도로시 집을  오즈의 나라로  날려버려 집을 잃었을 때, 고향을 그리며 불렀던  노래 <Somewhere  over  the  rainbow>가  그 당시 경제 공황으로 힘들었던 국민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그녀의  인기 뒤에는  어머니와 어른들로부터 당한 폭력이 그녀의 그림자를 만들었다. 영화 제작사의 강압에  못 이겨 잠도 못 자고 촬영을 감행했다.  1930년대 할리우드는 아동 노동 착취가 심했던 시절이었다.  그녀는  고칼로리 음식도 못 먹고 연애도 금지당하는 삶을 살게 된다. 심지어  그들은 식욕억제제로 하루에 담배 80개비를 피우게 했다.


 
동료 배우에게 성추행을 당하기도 하고 성접대를 해야 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일들이 그녀의 어머니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더 놀라웠다.  필요에 따라 너무 심한 스케줄로 힘들면 제작사 측은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로  그녀를 달랬다.  그녀의 가슴은 어른들의  폭력으로  상처투성이였다. 아버지와 주디 전남편의 동성애 스캔들로 고통에 휩싸이는 삶을  살았다.



그렇다고 영화 <주디>가  과거의 기억에 모든 영화 속 감정을 끌고 가지는 않는다. 4번의 결혼과 이혼, 약물중독, 자살시도를 하고  술과 약으로 의존하는 현재의 삶이지만  과거의 피해자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 영화의 매력은 주디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부분이다.



영화는 죽기 전  마지막 영국 공연을  가는 시점부터  시작되면서  과거 어린 시절이 플레쉬백으로 삽입된다. 잘못하면 영화가 과거 회상에 끌려 다닐 수 있는데  영화 <주디>는   배우 르네 젤위거 연기로 과거는 잠깐 그녀의 삶을 엿보는 장치 정도로 느껴진다.  현재 그녀의 열정과 과거의 고통의 발란스를  잘 맞춘 영화다.



당연 이 부분은  배우 르네 젤위거의 엄청난 노력이 일궈낸 성과이다. 출신이 뮤지컬 <시카고>에서  가수로  출연하기도 해서 이미 노래실력이 있었지만  이 영화의 노래를 직접 부르기 위해 힘든 연습의 시간을 견뎌냈다. 그 덕에  이번 92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어쨌든 르네 젤위거의 연기와 노래  그 자체만으로도 괜찮은 영화다.


그녀의 노래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그녀의 노래를  듣고 싶어 했던 사람들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영화 중반을 넘어갈 때까지   약물과 술에 빠져있는 그녀의 흐릿한 삶이 지겨울 즈음에  갑자기  그녀의 삶이 이해되면서 마지막 오버 더 레인 보우를  부르는 그녀의 모습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이런 느낌은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슬픈 눈물이 아니라 너무 아름다워서 흘리는 눈물이다.


  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
(무지개 너머 저 하늘 높이 어딘가에)
There's a land that I heard of once in a lullaby
(옛날 자장가에서 얘기 들었던 아름다운 나라가 있어요)
Somewhere over the rainbow skies are blue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 하늘은 파랗고)
And the dreams that you dare to draem raelly do come true
(마음으로 꿈꾸면 정말로 이루어지는 곳이죠)
Someday I'll wish upon a star
(언젠가 나는 별을 보고 소원을 빌고)
And wake up where the clouds are far behind me
(저 하늘의 겹겹이 쌓인 구름 위에서 잠을 깰 거예요)
Where troubles melt like lemon drops
(근심은 레몬 사탕처럼 녹아버려요)
Way above the chim ney tops
(굴뚝 꼭대기보다 훨씬 높은 그곳에서)
That's where you'll find me
(거기서 날 찾을 수 있을 거예요)
Somewhere over the rainbow blue birds fly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 파랑새들이 하늘을 날아다녀요)
Birds fly over the rainbow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 새들이 날아다녀요)
Why then, oh why can't I
(그러니 왜, 왜 나라고 날 수 없겠어요?)
If happy little blue birds fly beyond the rainbow
(무지개 너머에 귀여운 파랑새들이 행복에 잠겨 날아다니는데)
Why oh why can't I
(왜, 왜 나라고 날 수 없겠어요)


#영화 리뷰 8#영화인문학
#미국 영화#영화와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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