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 마이스터 최진·오디오가이 대표 최정훈·악당 대표 김영일의 기술
Q. 3D 사운드, 어떻게 녹음하나?
녹음은 각 채널의 볼륨을 한 단계 올리냐 내리냐에 따라
뉘앙스가 완전히 바뀌는 아주 정교한 작업이다.
(톤 마이스터 최진)
지금은 더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졌다. 30~50대의 마이크를 설치해 무대에서 들리는 소리, 벽과 천장을 맞고 오는 소리를 모두 녹음한다. 후반 작업에서 수십 개 채널의 밸런스를 각각 조정한다. 이 작업을 스테레오는 스피커 두 대로 했다면, 3D 사운드는 스피커 열 대 이상을 가지고 작업한다. 이렇게 해서 청취자는 실제 콘서트홀에서 듣는 것처럼, 악기 음원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들리면서도 공간감이 충분히 느껴지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돌비 래버러토리스 본사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엔지니어의 청취 환경이다.
(음반 레이블 ‘오디오가이’ 대표·리코딩 엔지니어 최정훈)
입체음향을 정확히 모니터링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작업해야 정확한 소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사운드 360’은 설계 단계부터 돌비 본사의 엔지니어팀과 스튜디오 구조부터 스피커의 위치, 사양, 종류에 이르기까지 면밀히 소통해 완성했다.
3D 사운드는 현장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구현할 방법이다.
오히려 스테레오가 왜곡이지.
(‘악당(樂黨)’ 대표 김영일)
과거 국악 음반을 녹음을 할 때, 공간감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악기 밑에 마이크를 쑤셔 넣곤 했다. 그럼 악기 밑바닥 소리를 듣게 되는 거지, 우리가 실제로 공연장에서 듣는 소리와는 거리가 멀다. 이게 다 소리의 왜곡이고, 변형이다.
Q. 3D 사운드,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스테레오 이상의 포맷으로 음반을 제작하는 것은
1970~80년대부터도 얼마든지 가능했다.
(음반 레이블 ‘오디오가이’ 대표·리코딩 엔지니어 최정훈)
그간 보편화되지 못한 이유는 '제작환경'과 '재생환경'의 불일치 때문이다. 일반 청취자가 여러 대의 스피커를 집안에 설치해두고 듣기는 어렵다. 이처럼 오디오와 콘텐츠 기술은 하드웨어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3D 사운드는 오디오 업계에서는 오래된 화두다.
(톤 마이스터 최진)
어느 순간 회의감이 들더라. 우리끼리 아무리 이야기해봤자 소비자가 외면하면 무슨 소용인가. 서라운드 포맷이 실패한 것은 가정에서 듣기에 너무 번거롭기 때문이었다. 하물며 3D 사운드를 들으려고 스피커 10대를 설치할 사람이 누가 있나. 그러던 와중에 젠하이저에서 프라운호퍼의 기술을 이용해 10대 이상의 3D 스피커가 조합된 사운드의 70~80%까지 재생할 수 있는 사운드바를 출시했다. 그때 3D 사운드의 대중화 가능성을 봤다.
Q. 3D 사운드, 우리에겐 뭐가 좋을까?
베를린 필 온라인 공연을 볼 때
베를린 필하모니에서 연주되는 사운드를 그대로 들을 수 있다면
(음반 레이블 ‘오디오가이’ 대표·리코딩 엔지니어 최정훈)
얼마나 즐거울까. 천장에서 합창이 들려오고,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뒤에서부터 들려오도록 구현한다면? 비로소 온라인 콘텐츠가 굉장한 집중감을 선사할 것이다.
3D 사운드의 입체감은 소리 채널을 천장, 즉 위에도 배치해 X축뿐만 아니라 Y축에 음향 정보를 추가함으로써 생성된다. 청취자에게 특정 공간에서 소리를 듣는 느낌을 준다고 하여 ‘공간음향(spatial sound)’, 더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고 하여 ‘이머시브 사운드(immersive sound)’라고도 부른다.
축음기처럼 소리가 하나의 채널에서 나오는 ‘모노’, 소리를 좌우 두 개의 채널로 분리한 ‘스테레오(2D)’를 잇는 차세대 음향 기술이라고 하면 이해가 쉽다. ‘서라운드 사운드’라는 포맷이 중간에 등장하기도 했다. 스테레오 소리가 청취자의 앞쪽에서만 흘러나온다면, 서라운드 사운드는 4, 5개 이상의 채널을 활용, 앞·뒤·옆이 소리로 둘러싸이는(surround) 듯한 청취 경험을 제공한다.
그래도 여전히 2차원 음향이라, 우리가 실생활에서 듣는 소리와는 차이가 있다. 입체음향은 실제 소리를 최대한 왜곡 없이 담아내려는 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