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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tcc Apr 09. 2024

젊은 음악가를 위한 조언

서울대 음대 교수 윤태현과 김두민의 경험법칙


Q. 클래식 음악, 유학은 필수?


그렇다. 아무리 미디어가 발달했어도
한국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게 있다.
(윤태현/베이스바리톤)

클래식 음악이란 게 유럽의 문화이고 우리는 그 문화에 존중심을 갖고 공부한다. 유럽에 살면서 그들의 문화를 온몸으로 느껴봐야 한다. 유학 중에는 언어나 발성 연습에만 급급하지 말고, 현지 문화를 체험하며 현지 인과 같이 삶을 살 것!


유학 그 자체가 필수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김두민/첼리스트)

그런데 유럽에서 생활하면서 그들의 문화를 느끼고 이해한 경험이 내가 음악을 표현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됐다. 지금 유학을 고려하고 있다면 우선 배우고 싶은 선생님을 확실히 하기를. 유학의 기본 동기는 일단 악기를 잘 연주하기 위함이다. 문화의 습득 같은 건 자연스레 따라온다. 선생님을 정할 때는 들려오는 소문 말고, 직접 마스터클래스나 캠프에 참가해 보는 걸 추천한다.




Q. 독일에서 음악가 되는 법?


독일은 예술가를 위한 정부 제도가 잘 마련돼 있다. 
도시마다 자체 제작극장화가 다 돼 있고 나라에서 후원해 준다.
(윤태현/베이스바리톤)

독일 오페라극장 오디션은 보통 에이전시를 통한다. 오펀스튜디오라고 해서 일종의 인턴 제도도 있는데 보통 공개채용한다. 오디션에서 유리한 곡은 나라마다 다르다. 미국 오페라 극장은 레퍼토리가 화려해야 한다. 독일어권 극장은 독일어 아리아가 필수다. 이외에도 프랑스어 아리아, 영어 아리아 등 최대한 다양하게 준비해 가는 게 좋다. 오디션장에서 보통 3~5 곡 부르기 때문이다. 결정권은 극장장과 캐스팅 매니저에게 있다.



독일은 음악가에게 천국이다.
특히 오케스트라 단원에게 더더욱.
(김두민/첼리스트) 

독일 오케스트라에 입단하려면 오디션을 치러야 한다. 첼로 평단원을 뽑을 때와 첼로 수석을 뽑을 때의 기준은 다를 수밖에 없다. 단원 오디션에선 이 사람이 오케스트라에서 하나 된 소리를 낼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춘다. 훌륭한 연주자라도 연주가 너무 특이하면 입단이 어려울 수 있다. 반면 같은 사람이 수석 오디션을 본다면 합격할 수도 있다. 연주에 설득력이 있다면. 우리 오케스트라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기대감으로 뽑는 것이다.




Q. 음악가도 직업, ‘슬기로운 직장 생활’을 하려면?


이해득실을 따져가며
 사람을 다르게 대하는 건 위험하다. 
특히 음악계에서는.  
(윤태현/베이스바리톤)

이쪽 업계는 누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23년간 극장 생활을 하면서 느낀 바이다. 연습 때 반주를 맡던 친구가 지금은 어느 극장의 상임지휘자로 가 있다거나, 연출보조로 무거운 장비를 옮기던 친구가 극장장이 되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다. 음악과 사람을 일관되게 대하는 진실함이 중요하다



배려를 잘해야 한다.
그런데 이 배려라는 게
내가 듣기만 해서도, 말하기만 해서도 안 된다.
(김두민/첼리스트) 

예컨대 오케스트라에서 첼로 수석으로 직장 생활을 할 때, 악장에게 어떻게든 맞추려고만 한다면 독이 될 수도 있다. 상대방도 나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내 기능과 위치에서 필요한 신호를 등대처럼 계속 보내줘야 효과적이고 화목한 직장 생활이 되더라.




‘다른 직업의 세계에서처럼 음악의 세계에서 우리는 우리만의 틈새, 우리에게 적합한 자리를 찾아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에 대한 사랑으로 우리 자신과 다른 이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슈만은 젊은 음악가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남긴 바 있습니다. 사무엘 윤으로 더 잘 알려진 베이스바리톤 윤태현과 뒤셀도르프 심포니에서 첼로 수석으로 활약한 김두민. 독일을 거점으로 활동한 두 음악가는 2022년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임용되며, 다음 세대의 음악가들에게 세계 무대에서의 경험을 널리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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