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란 게 뭔지 참 모르겠다. 나는 엄마와 단 둘이 살았고, 그래서 돈이 늘 부족했다. 19살 수능이 끝나자마자 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거의 한 번도 쉬지 않고 돈을 벌어왔다. 19살 수능 이후로 용돈을 받지 않았다. 대학 등록금은 대출로, 생활비는 일로 아득바득 벌어서 살아내고 있다. 이게 나는 자랑스러웠었다. 한 때는 말이다. 의사 선생님도, 목사님도 그러셨다. 혹사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나같이 심한 우울장애와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 돈을 벌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나의 수차례 자살기도는 돈 때문이었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내가 벌 수 있는 돈은 너무 적었다. 힘들어 죽을 거 같은데, 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 너무 고됬다. 일하다가 공황이 와서 화장실로 도망가고, 학교에서 시험 보다가 공황이 와서 약을 먹으려다 약병을 떨어뜨리고, 눈물이 줄줄 나서 도망가 울다 오고 이런 일상이 반복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 아이유의 노래 가사 중 이런 말이 있다.
“나 지친 거 같아. 이 정도면 오래 버틴 거 같아.”
딱 그 심정이었다.
돈은 그저 약속에 불과하다. 돈을 ‘돈’의 가치로 두자는 사람들 간의 약속만 깨지면, 우리가 벌벌 떨던 그 돈들은 그저 종이 쪼가리이다. 그런데, 그런데..... 그래도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 돈 때문에 우리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돈이 필요해도 돈이 필수적이어도, 우리는 우리 삶이 더 중요하다. 그러니까, 돈 때문에 속상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