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니는 여기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하고, 뉴욕에서 fashion merchandising을 전공했다. 어릴 때부터 노는 것도 신나게 놀면서 살았고, 아직도 잘 놀면서 살고 있다.
반면에 나는 1+1=2라고 굳게 믿으며, 매우 고지식한 이공계 범생이로 살아왔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미적 감각이 심하게 떨어졌었다. 언니 눈에 나란 동생은 옷도 잘 못 골라 입고, 색감도 못 맞춰 입고, 화장도 못하고..한 마디로 나는 스타일이 없었다.
그러다가 코로나 시기에 사십 대를 너머 오십 대에 들어서면서 내 외모에 대한 각성을 하게 되었다. 병수발 하느라 더 확 늙어버린 내 모습을 거울 속에서 발견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피부과 시술에도 전투적으로 더 몰입하고, 의느님으로 소개받은 성형외과에서 기존 쌍꺼풀을 고치면서 약간의 튜닝도 했다.
그리고 유튜브 튜토리얼 메이크업 영상을 보면서(주로 이사배 영상) 화장품과 브러쉬, 도구 등을 잔뜩 사들여서 집에서 화장 연습을 매일 했다. 또 나에게 어울리는 옷 고르는 방법을 배우려고 여러 국내외 패션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옷을 사서 쟁였다.
그 결과 아줌마 치고는 나름 좀 꾸밀 줄 아는 사람이 되었고, 내 스타일이라는 게 생겼다.
내가 추구한 스타일은 지적이면서도 세련된 분위기였는데, 새로 만나게 된 영어 강사 모임의 한 분이 나보고 교포냐고 물어본 적도 있었다.
이런 스타일은 내가 강사 면접 보러 다닐 때나 아이들 가르칠 때, 또는 학교 행정 실무사를 상대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일단 외적인 모습이 괜찮으니까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여느 강사들을 대할 때와 달랐다. 여기에 반짝이는 쥬얼리를 꼭 착용해 주면, 을과 병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학교 강사임에도 나에게 함부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외모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되어야 낯선 타인으로부터 존중을 받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또 외모가 되어야 그 사람의 내면도 궁금해지는 거구나'라는 걸 알게 되고, 믿게 되었다.
내가 주로 참고했던 국내 패션 유튜버는 '보라 끌래르'와 '옆집 언니 최실장'이었다. 꾸미기가 어려운 분들은 참고해서 자기만의 멋을 찾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