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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기세상 Mar 11. 2024

나이 마흔둘에 다시 시작한 공부

22년 만에 입학한 다시 찾은 캠퍼스

10. 신입생



25년 전 고등학교 1학년때의 일이다. 한참 비행기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교내 게시판에 붙어있는 한국항공대학교 주관 '전국 학생 모형항공기 날리기 대회' 포스터를 보고 가슴 벅차고 셀레는 마음을 어쩔 수 없었다. 항공대는 내가 어릴 적부터 즐겨 보았던 드라마 '파일럿'의 배경이자 학창 시절 목표하던 곳이기도 했다. 나는 고등학교 때 항공대 항공운항학과를 꿈꿨지만 진학에 실패하고 지방대에 진학을 했고 그 마저도 직업군인의 길을 가면서 자퇴를 하게 되었다. 조종사의 길은 신체적 조건이 따라주지 않아 결국 완전히 포기했지만 항공과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없어지지 않았다.



20대는 오랜 군생활과 호주 워킹홀리데이 그리고 두 번의 이직으로 정신없이 보내고 30대는 자리를 잡고 회사와 가정을 돌보느라 나의 꿈을 잊은 채 10년을 1년 같이 보냈다. 그렇게 도달한 40대의 나이... 아이들은 어느덧 자라서 초등학생들이 되고 나는 회사에서 중간 직급의 관리자가 된 시점에서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55세에는 계약직 직원이 되거나 희망퇴직을 해야 되는 기로에 서게 되는데 앞으로 남은 13년 동안 어떻게 살아야 될까, 지금 이대로 살면 13년 뒤의 미래가 뻔하게 보인다. 분명 변화를 위한 미래 설계가 필요하다." 나는 며칠 동안 고민을 하고 또 하게 되었다.



고민과 생각으로는 남은 인생에 대한 나의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아서 작년 한 해는 무작정 독서를 시작했다. 미라클 모닝도 1년 넘게 지속해오고 있다. 출근 전 1시간 이상 오롯이 나와 대면하면서 50대 이후 진심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도 하고 글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공대 항공운항 관련 대학원 진학하여 더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한참 돈이 많이 들어가는 두 아이를 양육하는 직장인인 나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인생의 시계는 계속 흘러가는데 안 되는 이유만 생각하고 있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와이프와 진지하게 대화를 했다. 공부를 하고 싶다는 얘기를 꺼내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학업을 시작하게 되면 경제적인 어려움과 내가 집을 늦게 들어가게 됨에 따른 가정과 육아의 부담을 와이프가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공부하겠다는 말은 참으로 이기적으로 들릴것 같애 이 말을 꺼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하지만 와이프는 흔쾌히 나를 지지해 주었다. 나이 든 아빠가 대학교를 다시 가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을 첫째에게는 그동안 마음에만 품고 있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학교를 가게 되었다고 설명을 잘해주었다.  



항공대학교 캠퍼스 모습


그렇게 아내의 든든한 지지 속에서 항공대 석사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은 퇴근 후 곧장 학교로 가서 야간 수업을 듣고 집으로 귀가하면 밤 11시가 넘는다. 두 아이들이 잠들어 있을 시간이다. 아이들에게 아빠는 화요일 저녁 다음 금요일 저녁에나 볼 수 있다. 참으로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지만 이런 가족들의 희생 덕분에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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