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디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서 나는 닥치는 대로 봐야 했고, 닥치는 대로 써야 했다.
뭐가 되겠다고 마음은 먹었는데 지금까지 뭐 한 건지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교양이라곤 담쌓은 지 오래고, 난 그 흔한 아이돌 덕질도 안 해봤으며, 그렇다고 시네필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설책을 좋아하는 문학소녀도 아니었다.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한데 큰일 났다. 뭐가 없다.
일단 공채를 준비해야겠다 싶어 아랑에 피디 스터디를 들어갔다.
우리는 매주 모니터링을 하면서 최신 예능 프로그램을 리뷰한다.
그리고 매주 작문을 쓴다.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45분 동안 글을 쓰고 돌아가며 글에 대한 리뷰를 적는다.
그렇게 매주 나의 문체는 어떤지, 내 생각은 어떤지, 나의 글 실력은 어떤지 확인한다.
이것도 벌써 6개월째. 작문을 쓰면서 내 글을 읽는 게 너무 힘들었지만 이제는 조금은 담담해졌다.
좋은 글을 써내기 위해서는 그리고 계속 비슷한 글을 피하기 위해서는 좋은 인풋이 필요했다.
잘쓴 글 그리고 고전 영화와 책을 많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거의 매주 (백수니까) 몇 편씩 영화, 드라마, 책을 본다.
그리고 브런치에 리뷰글을 써볼까 한다.
무엇이든 좋다.
뭐든 글을 쓰면 나의 글을 쓸 때, 아니 나의 콘텐츠를 만들 때 다시 체화되어 나온다는 걸 믿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쓰기로 했다. 고전 문학, 드라마, 영화, 유튜브까지. 교양 쌓기 프로젝트다.
이름하여 예능피디 지망생의 '교양'벼락치기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