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량 Apr 30. 2024

내 몸은 해독 중

지사대, 지극히 사적인 부부의 대화

해독주스를 만들어 먹고 있다.

그동안 커피와 와인, 빵과 고기를 양껏 먹고사는 동안 몸 구석구석에 지방과 카페인, 내가 알지 못하는 나쁜 물질들이 쌓이고 있었다(고 느꼈다).



그 증상 중 하나는 가려움.

몇 년 전 전신 급성 알레르기반응( 아나필락시스)으로 응급실에 두 번이나 다녀왔고, 귀 속이 가렵다 못해 진물이 나서 약을 먹었다.

그 외에도 몸 여기저기가 가렵기 시작했다.

중년이 되니 몸은 삐걱거리고, 아픈 곳도 늘었다.

몸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



 고민하다가 해독주스를 직접 만들었다. 당근, 브로콜리, 토마토, 양배추를 사다가 양껏 잘라서 큰 솥에 넣고 끓였다.

이걸 믹서기로 갈아서 통에 담아놓고 아침과 저녁에 마신다.


해독주스에 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뭐 어떤가? 밑져야 본전이다.


해독주스를 마신 지 이틀 째 저녁.

퇴근 후 돌아온 남편이 날 보며 말한다.


”얼굴이 왜 그래? “

“왜?”

“누렇게 떴어. 해독주스를 얼마나 마신 거야? “

저녁 대신 마시고 있던 해독주스를 한번 더 입에 가져다 대며 말했다.

“얼마 안 먹었어.”

“그냥 밥을 먹어. 별로 살이 찌지도 않았구먼. 얼굴이 엄청 힘들어 보여. 하루 만에 누렇게 떴다니까? “

“그건 내가 컴퓨터로 일을 많이 해서 그런 거라고!! 내가 이번엔 내 몸의 독소를 다 빼고 말겠어. 곧 얼굴이 맑아질 거야. 지금은 적응기간이라고.”

“난 하루 만에 1킬로가 빠졌네. 조금만 먹는 걸 조절하면 금방 빠져.”

“왜?? 왜??? 나는 지금 이틀 째 저녁 안 먹고 이 야채주스를 마시고 있는데 나는 왜 안 빠지는데??? 사람 차별해??? 개 부럽다…. “

“지금이 딱 좋다니까?”

“청바지가 안 맞는데 무슨 소리야!!!”

“가슴 살은 빼지 말아 줄래…. “

“흥, 그거였군…..“

“……”



오늘로 3일째,

내 몸이 해독 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뱃살이 빠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부디 느낌만이 아니길 바라며…..


건강해지는 기분


매거진의 이전글 새로운 꿈이 생겼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