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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르페디엠 Aug 25. 2024

더 인플루언서의 충격적인 결말과 그들의 전략은?

'나'답게 사는 사람들

더 인플루언서의 충격적인 결말과 그들의 전략은

    더 인플루언서에는 여러 캐릭터가 나온다. 치밀한 관종, 똑똑한 관종, 천박한 관종, 우아한 관종, 비굴한 관종, 존재감 없는 관종, 소심한 관종, 치열한 관종, 열정적인 관종, 무뚝뚝한 관종... 나는 미움받을 각오를 하고 당당하게 카메라 앞에 서서 스스로가 누구인지 당당히 외치는 모든 출연자들에게 엄지 척을 날리고 싶다. 나 좀 사랑해 주세요! 관심 좀 주세요! 거침없이 사람들에게 외치는 그들은 매우 용감하다.


(여기서부터 스포 주의. 스포가 싫으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우승을 위해서는 대중의 관심을 끌면서 본인만의 철학이 확고해야 했다. 소통 없는 개똥 철학은 괴짜요, 대중의 관심만 갈구하면서 생각이 없으면 어그로꾼이자 빈 껍데기라고 할 수 있겠다. 지속적인 사랑을 위해서는 '멋짐'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종 라운드까지 살아남은 이들은 치밀한 전략가이거나(빠니보틀, 오킹), 오랜 연륜과 경험으로 능력이 뛰어나게 출중(이사배)하거나였다. 여러 참가자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이용하여 꾸역꾸역 다음 라운드에 진출(과즙세연, 전용진, 뽀구미 등)하지만, 전략(뽀구미와 팀워크-빠니보틀)과 직감에 의한 전면승부(오킹, 이사배)에게 결국에는 지게 된다. 스토리가 없이 선정성만을 앞세우거나 지나치게 결과에만 집착하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 즉, 메타인지가 생존의 기본기였다. 고수는 메타인지가 뛰어나다. 이 능력으로 자신이 잘하는 분야는 자신 있게 남들 앞에 나서서 당당히 승리를 거머쥐고, 약한 분야는 조용히 꼴찌만 면하며 묻어간다. 메타인지와 전략이 합쳐졌다 볼 수 있겠다. 반면 메타인지가 부족한 캐릭터는 나서지 말아야 할 때 나서서 미움을 받거나 더 강한 자 앞에서 입을 다물게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캐릭터는 바로 장지수였다. 능력대비 가장 높이 올라간 인물은 바로 장지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라이브 방송이라는 분야에서 특별한 강점이 없음을 잘 알았다(메타인지). 승산이 없음을 판단한 그는 깡다구를 발휘한다. 디즈니플러스가 더 재밌다며 넷플릭스를 신랄하게 까기 시작한다. ‘엄마가 나 넷플릭스 나온다며 좋아한댔는데 이딴 거 하러 나왔냐’는 솔직한 그의 입담에 관중들은 폭발적으로 반응했고, 결국 최후의 4인까지 살아남았다. 다만, 파이널 라운드에서의 장지수는 조금 아쉬웠다. 라이브 방송 때처럼 기죽지 말고 우리끼리 똘똘 뭉쳐서 어떻게든 그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들어 보자라고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쟁쟁한 인플루언서들을 제치고 그를 선택한 30여 명의 팬들을 생각해 본다면, 그의 초조함으로 허무하게 흘러간 전반전의 시간이 안타까웠다.


    오킹은 우승자의 면모를 제대로 갖춘 참가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프로그램 초기부터 초지일관 자신감을 내비쳤고,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려 노력하고 대부분 맞췄다. 파이널라운드에서는 의도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될 수 있는' 선거 콘셉트로 무대를 '세팅’했다. 그리고 중간중간 보이는 인터뷰의 차분하면서도 논리적인 모습에서 프로의 면모가 보였다. 

 게임 도중에는 자신이 한 기부와 선행들을 강조하며 오킹이란 인물이 누구인지 대중들이 한번 더 알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관심종자가 아니고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사람이다라는 거였다. 담담하게 말하는 그의 태도를 보고 그를 안 좋아할 수가 없었다. 오킹이 정말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걸어온 길까지 단번에 홍보해 버리는 오킹. 그의 선함과 영향력, 치밀함. 삼박자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더 인플루언서 아직 보지 않은 분? SNS를 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 번쯤은 봐 보시기를 추천드리며 글을 마친다.


    

ps. 개인적으로 빠니보틀 팬이다. 마지막에 그는 집중력이 조금 흐트러진 것 같았다. 사실 그런 인간적인 모습이 빠니만의 매력인 것 같기도 하다. 그는 일등을 하겠다고 프로그램 내내 이야기하고 전략적으로 달렸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그의 모습에 집중한 것 같다. 술과 과자를 뿌리면서도 채팅창에 자기 언급을 안 해도 된다고 외쳐대던 그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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