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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올로스 Apr 19. 2023

80년대 생 낀대가 MZ직원과 소통하기

MZ초반의 직원이 MZ말단과 대화하기. 공평 그 외의 가치관.

MZ 세대라 말은 하지만 80년대 중반에 태어난 나도 90년대 중반에 태어난 그들과 대화가 어렵다. 누가 이렇게 세대 구분을 했는가?

 10년의 터울이 넘는 그들과 대화를 하며 느낀 점을 알아보자.

 현재 대기업은 70년대 중반 생들이 팀장 및 임원을 갖고 고위직에 있다. 80년대 중반 생들이 중간 역할을 하고, 90년대 중반 생들이 3년 차 미만의 역할을 갖는다.(물론 빠른 사람도 늦은 사람도 있다)

 나 역시 신입시절이 있었다. 2010년대에도 취업난은 심각했고 다들 100:1의 경쟁률은 기본으로 뚫고 들어온 승자들이었다.

 영업 마케팅 직군으로 지원했으나 staff직군으로 묶여서 도대체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는지 몰랐다. 그 결과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1년 차가 되기 전 3명의 동기가 모두 퇴사를 했다. 나 역시 수십 번 퇴사를 생각했으나 마땅히 갈 곳이 없어서 4년을 채우고 이직을 했다.

  수년이 지나고 누가 승자인지는 모른다. 다들 각자의 기준에 만족하면 옳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에 비해 90년대 생들은 아니다 싶으면 손 털고 나가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내가 힘든데 부모의 고생, 미래의 나를 고민할 여력이 없고, 해야 될 이유를 못 찾는다. 미래의 나보다는 지금의 내가 더 중요하다. 개인이 우선이다.(지금의 생존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94년 생들은 마지막 베이비부머들의 자녀들로 인구 유지를 도와줄 세대라 한다. 이들의 학창 시절을 보면 전 세대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사랑의 매라는 개념이 없어서 체벌이 많이 사라진 환경에서 컸다. 이들이 학교에 들어갈 무렵 2002년 월드컵도 있었고 상당히 선진화된 가치관을 많이 도입하고 있었다. 동년배들이 많아서 경쟁은 치열했지만 가치관이 공정이라는 포인트에 많이 박혀있었다. 유독 이 세대가 "공정"이란 가치에 초점을 맞추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서 언급한 미래의 나보다 현재의 나를 생각하는 초개인화도 중요한 특성 중 하나다. (경쟁은 한다. 단 공정한 경쟁만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 보이지 않는 폭력에 매우 예민하다. 아예 지는 게임은 하지 않는게 생존에 유리하니까)


본인이 엄청난 경쟁을 뚫고, 이 연봉을 받는 고급인재인데 허드렛일, 다른 직원과 비교했을 때 어려운 일을 받는다던가, 지나치게 쉬운 일을 받는다 생각하면 견디질 못한다. 이미 짧은 경쟁에서 공정하지 못하다 생각을 한다.


나는 여기에 몇 가지 가치를 추가하고자 한다. 근시안 단기적 개념과 끼리끼리 뭉치는 그룹화가 그것이다.


5년 뒤에 나는 내가 아니다. 올 한 해 할 만큼 하고 보상을 받겠다 생각이다. 매우 영리하다. (회사에서 연차에 따른 성과 돌려 막기 할 때 내년에 보상해 주겠다는 팀장의 약속은 지켜진 적이 없다. ) 올해 고생해서 보상을 못 받으면 내년에 다시 한번 고생할 이유가 없는 거다. 셋만 모이면 정치인 곳에서 공정을 설명하기 힘든 구조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룹끼리 모이며 본인이 조금만 더 힘들고, 어려운 일을 받으면 그 또한 공정함이 아니다.

 끼리끼리 정보를 교환하며 어느 직군이 가장 편한지, 가장 비전이 있는지 발 빠르게 정보를 공유한다.  현재 속한 조직이 조금만 불공정 불친절하면 파랑새처럼 이상을 향해서 떠난다.

 어쩌면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사라졌고, 대기업 임원이라는 타이틀도 평생을 걸만큼의 가치는 없다는 것을 이미 그들은 잘 안다. 치열하게 경쟁을 해서 원하는 것이 본인에게 충분히 오지 않는 것도 잘 안다. 지금의 나의 만족이 중요한데, 돈을 모아도 집한칸 사기 힘든 보상임을 잘 알고, 인플레이션으로 오늘 지금 당장의 행복이 가장 큰 효용임을 잘 아는 세대다.

 매우 서구적인 사고를 가졌으며 결국 2030년의 대한민국에서는 지금보다 더 극심한 개인주의 공정한 보상, 즉각적인 보상을 바라는 사회가 되어 있을 것이다.


MZ가 못견디겠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었을 때 패배한 억울함이다. 공정하지 못한 회사, 성과의 기회조차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서 좌우되는 현실에 큰 불안감을 느끼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주어진 보상은 불공정하고 억울할 따름인 것이다.

거기에 똑똑한 MZ는 오지 않을 보상에 희망고문 따위는 가볍게 넘긴다. 받은 만큼 일하는데, 받은게 공평하지 않으니 삐딱하게 일을한다.그게 본인이 생각하는 공정함을 맞추는 일이니...

 그들이 옳을 수도 있다. 80년대 무시무시한 체벌과 학교 폭력을 견뎌낸 윗선과 90년대 과도기적 상황 2000년대의 명목상으로는 공평하고 폭력 없는 사회를 견뎌낸 세대가 한 곳에 뭉쳐 있다. 이곳에서 암묵적 룰은 무엇인가?? 누가 세력을 만들고 큰 힘을 갖는지 지켜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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