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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적북적 Aug 09. 2019

독재 정권과 싸운 부장님은 회사에선 왜 그럴까?

괴물과 싸우면서 닮아간 권위주의, 교조적인 성향




젊어서는 혁명을 꿈꾸는 진보주의자였다가
나이가 들어서는 변화가 두렵다...

실은 누구나 그렇다

연령대에 따라 생각과 행동은 유사한 패턴을 밟는다. 10대 때는 부모의 잔소리가 싫어 어떻게든 집을 떠나고 싶고, 30~40대에는 성공에 급급해 가정을 돌보지 못하다가, 다시 50~60대에는 자식들에게 잔소리하는 낙으로 하루를 보낸다. 

젊어서는 혁명을 꿈꾸는 진보주의자였다가 나이가 들어서는 변화가 두려운 보수주의자로 바뀌곤 한다. 




젊어서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면
심장이 없는 것이고
나이 들어서도 마르크스주의자이면
머리가 없는 것
위키백과_칼 포퍼

“젊어서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면 심장이 없는 것이고, 나이 들어서도 마르크스주의자이면 머리가 없는 것”이라는 영국의 철학자 칼 포퍼(Karl Popper)의 지적은 예나 지금이나 들어맞는다. 나이가 듦에 따라 특정한 경향성을 보이는데, 이를 연령 효과(age effect)라 한다. 




동년배 효과?
나 50대인데. 동년배들. 
모두 386세대유감. 본다


이와 다른 코호트(cohort: 동년배) 효과도 있다. 코호트는 고대로마 군대의 세부 조직 단위에서 유래한 단어로, 이들이 함께 훈련하고 생활하고 전쟁하는 과정에서 높은 내부적 동질성을 가졌듯이 같은 시기를 살아가며 특정 사건을 함께 겪은 사람들의 집합을 뜻한다. 


젊은 시절 특수한 경험을 공유한 세대는 그만의 고유한 특징을 평생 안고 간다. 한창 정체성이 형성되던 때에 일제의 식민 지배를 겪었던 세대는 일본에 대한 반감과 익숙함을 동시에 품고 죽을 때까지 살아가게 된다. 


한국전쟁을 치렀던 세대라면 
누구라도 전쟁과 가난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독재 정권과 싸운 부장님이 회사에서 그런 이유 386세대의 코호트 효과



1. 군사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이뤘다는 자부심


386세대에게 그런 코호트 효과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첫 번째로, 군사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이뤘다는 자부심을 꼽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배양된 조직화 능력, 함께 어깨를 걸고 밀어붙이면 끝내 이뤄낼 수 있다는 낙관주의도 빠뜨릴 수 없다. 


2. 괴물과 싸우면서 닮아간 권위주의, 교조적인 성향


반면에 괴물과 싸우면서 닮아간 권위주의, 자부심이 변질돼 나타난 우쭐함과 함께, 실행보다 말이 앞서는 공허함도 386세대 안에서 풍겨 난다. 앞서 말한 교조적 성향도 코호트 효과에 따라 드러난 특징이다. 


3. 오랜 기간 주도권을 쥐고 놓쳐 본 적이 없다


가장 큰 특징은 따로 있다. 한국 사회에서 너무나 오랜 기간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이다. 1980년대 20세의 나이로 대학생이 돼서 한국 사회의 한 축이 된 이들이 현재는 50대가 되었다. 그러한 386세대에겐 1980년대에도, 1990년대에도, 또 2000년대에 와서도 늘 스피커가 쥐어져 있다. 

사회에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낸 것을 넘어 사실상 오늘의 한국 사회를 설계해왔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386에 의한, 386을 위한, 386의 나라다. 도무지 늙지 않는 불로(不老) 세대의 최장기 집권. 


4. 후배 세대에게 바통을 넘기지 않는다


바통없이 트랙을 도는 2030대

강렬한 승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기 때부터 사회의 한 축으로 올라선 뒤 수십 년째 주도권을 놓지 않는 세대가 386세대 말고 또 있을까. 

386세대는 그러한 특징만으로도 독특한 코호트 효과를 발휘한다. 자신들의 초장기 집권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한편, 후배 세대들에게 바통을 넘기지 않아 세대의 순환과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바로 그 점이다.




앞으로 10년, 

한국사회를 지배할 강력한

세대 전쟁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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