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와중에도 좋은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할 때가 있어요
건강한 습관 유지 19일째, 나의 컨디션은 서서히 나아지고 있으며, 나의 몸무게는 그보다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오늘 아침 체중계 위에 올라가 보니 1일차에 비해 2kg 정도가 감량되어 있었다. 확실히 몸무게 정체기를 벗어난 것이 느껴진다.
굉장히 느린 속도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아침이 이전보다 가뿐해졌다. 그리고 눈바디가 달라졌다. 건강한 습관 계획을 실행한지 일주일 차에 0.7kg이 빠졌고, 이후 한 동안의 정체기가 있었다. 그리고 거의 12일 만에 1.3kg이 ‘한 번에’ 빠져 있었다. 느리게 빠지는 만큼 ‘정말 빠지고 있는 것이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으나 이번만큼은 나의 꿈을 위해 포기할 수 없었다. 아들에 대한 케어(이제부터 시작! 초등학교 입성!!)와 나 자신에 대한 케어(나의 건강과 꿈)를 위해서 나는 이번만큼은 느려도 반드시 해낸다는 의지를 다졌다.
< 현재 상태>
1. 컨디션 : 현재 나의 아침 컨디션은 이전보다 가뿐하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자면, 이전에는 새벽 4~5시부터 오전 8시까지 (= 그러니까 거의 달리 등원 전까지) 꿈속을 헤매며 피곤함을 어찌하지 못해 괴로워했다. 어느 날은 등원만 겨우겨우 시켜놓고 집에 들어와 하루 종일 피로감에 시달렸다. 한편 요즘은 4시까지 꿈도 안 꾸고 잔다. 그리고 6시~7시 사이 아직도 근육이 찌뿌둥하고 정신이 개운하지 않은 측면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이전보다 나은 상태이다. 어쩌면 수면유도제 약 처방의 효과일 수도 있으니 이것이 식습관의 효과인지는 조금 두고 보려고 한다.
2. 몸무게 : 7일 꼼짝 않고 저칼로리 보약과 물로만 삼시 세끼를 먹어도 빠지지 않던 몸무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3. 특이사항 1 : 16시간 단식을 할 때보다 18시간 단식했을 때 힘이 더 난다.
4. 특이사항 2 : 19일차가 되기까지의 과정 동안 가장 최악의 사건은 ‘두통’ 이었다. 며칠 두통에 시달렸다. 물론, 탄수화물을 조금 섭취한 후 진통제를 먹으면 진정이 되었으나 완전히 싹 사라지지 않고 불편했던 날들이 3~4일 지속되었다. 탄수화물 중독으로 인해 해독 기간에 발생하는 명현반응으로 두통이 있으나 두통이 있을 당시 이것이 명현반응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니 명현반응이었지 않았나 싶다. 몸 상태 악화로 두통이 일어났다면 컨디션도 몸무게도 개선이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다이어트와 탄수화물에 대해 깨달은 점 >
이전 한약 다이어트를 했을 때에도(15일 일반음식 단식 기간 + 보식기 한 달, 그러나 나는 7일 단식 + 보식기 없음 ^^;; 으로 진행했었음) '다이어트를 진행 중에 금지 식품(빵, 초콜릿 등의 디저트류)이 당길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참지 말 것'이 원칙이었다. 왜냐하면 스트레스는 다이어트의 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다이어트를 하면서 꼭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가 아니어도 몸은 갑자기 저탄수화물 상태로 들어가면 신체적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을 '인지' 하게 되었다. 그래서 두통과 같은 명현반응이 오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러므로 저탄수 다이어트를 진행할 때에는 우리 몸을 살살 달래가면서 해야 하는 것 같다. 다만, 나쁜 탄수화물인 밀가루에 대한 갈증을 현미 같은 좋은 탄수화물로 달래줄 것!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현미는 그리 매력적인 대체 음식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 저탄수 식단을 진행하다가 현미밥을 김에 싸 먹었을 때의 만족감은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이루 말할 수 없이 높았다.
ps. 여담으로 8년 전 내가 회사를 다니던 때에 우리 집 가사를 도와주시던 이모님께서 미역국과 약만 복용시키는 다이어트 한의원을 다니신다고 하신 적이 있다. 그때 이모님께서 두통이 너무 심해서 힘들어하셨다. 병원에서는 미역국을 더 먹으라는 처방을 내렸는데, 결국 이모님은 두통이 개선되지 않아 약을 환불하셨던 기억이 났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다이어트 방법이 이모님께 맞지 않아서 였다기 보다 갑작스러운 저탄수화물 식사로 인한 두통이 아니었나 싶다. 그럴 땐 착한 탄수화물(현미밥 등)을 조금 섭취해 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