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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인공김씨 Aug 26. 2024

내 나이 37, 저탄고지를 시작하다

< 박사가 되고 싶은 일개미 >

나는 최근 식단조절에 빠져 있다. 마흔을 전후하여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를 접하고 나서, 나의 마흔 살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고민이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나는 저속 노화를 원하지만 이를 위해 성형이나 시술에는 비용을 쓰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그렇다면 저속 노화를 위한 식단과 운동, 스트레스 완화라는 3가지 요소에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그중에서도 식단에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이전에는 하루에 1800kcal 전후로 먹는 것을 목표로 아침, 점심, 저녁을 구성했는데도 몸무게는 조금씩 늘어만 갔다. 가끔 과자, 초콜릿, 케이크와 같은 초가공식품에 대한 식욕을 참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5일 동안 칼로리 control이 잘 된다고 하더라도 주말에는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기 시작했고, 체중도 조금씩 줄어들다가 주말을 지나면 1kg이 금세 증가한 상태로 다음 한 주를 시작하기 때문에 제자리걸음 상태였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몸무게가 스트레스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새로운 식단법을 탐색하고 시작하게 되었다. 나의 식습관 중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공복 상태를 비교적 잘 참을 수 있지만 한 번 음식을 섭취하기 시작하면 몇 시간 동안 끊임없이 먹는다는 점이다. 일찍부터 이 점을 알고 있었던 나는 간헐적 단식도 시도했었다. 16:8 또는 18:6을 몇 주 간 지켰다. 그러나 이상한 점은 체중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단식에만 focus를 맞추었기 때문이다. 식사가 가능한 시간에는 마음껏, 음식 종류를 제한하지 않고 배부를 때까지 먹었다. 오히려 총칼로리는 간헐적 단식을 하지 않을 때보다 많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식시간보다 식사시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식사시간에 식이섬유,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 순으로 음식물을 섭취하고 탄수화물 섭취는 최소화해야 간헐적 단식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이다. 공복을 잘 참을 수 있었기 때문에 최근에는 5:2를 시작했다. 2일 식사>24시간 금식>2일 식사>24시간 금식으로 한 주를 구성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24시간 금식이 힘들지는 않았다. 물과 커피는 마실 수 있기 때문에 목이 마르지 않았고 이 경우 수분으로 배가 찼기 때문이다. 2일 식사시간에는 음식 종류를 제한했다. 아침에 공복으로 한 시간 운동을 한 후 방탄커피(고지방커피)와 프로틴 셰이크를 한 잔씩 마셨다. 점심에는 닭가슴살, 계란, 참치 등 단백질 군을 메인으로 한 음식+식이섬유를 위한 샐러드+오이, 토마토, 파프리카 등이 포함된 간식으로 도시락을 준비해서 먹었다. 저녁은 16시 전후로 두유, 프로틴바, 과일 중 선택하여 섭취한다. 20~21시 사이에 취침한다. 이렇게 식단을 구성했더니 체중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보였다. 점심만 배부르게 섭취했지만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저녁까지 배가 고프지 않았다. 한 시간에 한 번씩은 화장실에 가거나 회사 복도를 산책하면서 아래로 쏠린 혈액을 순환시켰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의자에서 일어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매일 의식적으로 실천했다. 아침 식사를 간단히 구성했더니 운동 시간이 15분 정도 늘어났고 운동 후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밤에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8시간씩 숙면을 취했더니 아침부터 오후까지 피로감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이와 같은 루틴이 내 특성에 잘 맞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사람마다 맞는 루틴이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찾는 것이 어려운데 나의 경우 1년 만에 찾게 된 것이었다.



이르지 않은 나이에 박사 과정에 진학하면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에 대한 체력적 부담감이 있었다. 저탄고지 식단은 나의 체력을 천천히 소진하게 함으로써, 나는 저탄고지가 두 가지 활동을 모두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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