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마케터로 고군분투하던 시절은 가고 마케팅팀 팀장이 되었다.
디자이너 1명, 마케터 2명
팀원의 월급을 주는 건 회사지만
커리어를 만드는 건 우리 스스로라고
그 즈음부터 팀으로 일하는 법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다.
기왕에 된 팀장, 잘해내고 싶었다.
내가 겪어온 팀장들의 좋았던 점들,
조직문화와 성장에 대한 책들,
그리고 커뮤니티나 세미나를 통해 느낀 것들을 통해
나름대로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지키려고 했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1. 오너십을 위한 정보 공유
오너가 아닌데 어떻게 회사일에 오너십을 갖겠냐마는 성장의 필요조건에 오너십이 있다는 것 쯤은 알 나이가 됐다.
그래서 팀원들에게 프로젝트의 맥락과 목표를 공유하는 데 시간을 쓰려고 노력했다.
목표는 회사의 매출만 아니라 우리의 성장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특히 일의 맥락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팀원들이 이슈에 스스로 대응할 수 있었다.
아마 그 즈음부터 휴가를 써도 걱정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2. 오직 너만이 할 수 있는 일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결국 마케팅
마케터의 재능이 일에 쓰일 수 있도록 했다.
취미로 음악을 만든다는 막내의 말에 홍보용 음원을 직접 만들고 M/V까지 촬영한다든지
전직 방송작가 A에게 유튜브 콘텐츠 기획을 맡겨 오리지널 수준의 결과물을 얻는다든지
직급에 관계없이
오직 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
오직 너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온전히 맡겨왔다.
3. 리소스 최적화를 위한 툴 자동화
매일 반복되는 일에 최소한의 리소스를 써야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리소스를 확보할 수 있다.
내 경우 키워드 타입별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SERP 현황을 점검하는 것은 블랙키위나 썸트렌드를 활용했다.
루틴하게 제작하는 카드뉴스는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타일이나 망고보드, 미리캔버스를 쓰는 것이 나았다.
그렇게 리소스를 아끼면 우리가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가입전환률이나 체류시간 증가를 위한 액션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기존의 방식을 답습해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니 A/B 테스트가 필수인데
그러려면 반드시 리소스 여력이 있어야만 한다.
팀 관리에도 연륜이 쌓이다보면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이 보이겠지만
초보 팀장은 이것만으로도 하루가 짧다.
살제로 내 하루는 업무를 조율하고, 회의하고, 보고하느라
블랙홀처럼 시간이 빨려 들어가지만
나중에는 이런 일들도 좀 더 능숙하게 처리하게 될 거라 믿는다.
잘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