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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elia Feb 17. 2022

코로나는 언제 끝날까?

누구를 위한 역학조사 인가?

 사실 복직하면서 일주일에 한번은 글을 쓴다고 다짐했는데 한달 정도는 잘 지켰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점점 늘더니 이제는 매일매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보건소 전 직원이 역학조사를 한다고 바쁘다. 원래 코로나 대응 부서가 아니었기에 겁이 났다. 

 내가 역학조사 잘못해서 중증환자를 못걸러 내면 말이다. 매뉴얼 상 중증환자면 병상배정 신청을 해야 한다. 전화로 모든 걸 알아내야 하니 걱정이 되었다. 먼저 우리가 전화를 거는 대상은 확진자이다. 코로나 확진되었는데 절대 기분 좋을 리가 없다. 

 오늘 옆자리 후배는 30분동안 욕을 얻어 먹었다. 너네가 일 잘못해서 자기가 확진되었다며 너네 이따위로 일하냐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는 민원인에게 우리가 할 말은 없다. 수위가 너무 높다면 전화기에 녹음 기능을 이용해서 녹음하는 일 밖에는 없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점심때 달달한 라떼는 사주는 일 밖엔 없다. 

 하루에 할당되는 역학조사자는 20명 남짓이다. 한 사람이 20명정도를 하는데 자기기입식 역학조사로 바뀌었다고 해도 이것저것 물으면 30분은 훌쩍 넘어간다. 격리기간과 주의해야 할점 혹시나 중증환자면 병상배정을 신청해야 한다. 한 사람당 30분 정도 잡으면 10시간 정도이다. 전화를 하고 안내 문자를 보내고 코로나 시스템에 밀접접촉자를 입력해야 한다. 

 이런 역학조사가 의미가 있겠냐 말이다.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중증환자가 아닌 일반군인 경우 재택치료로 시작한다는 말이다. 이미 확진자수가 늘었기에 중앙에서도 재택치료를 하라고 지침을 보냈다. 

"가족과 함께 있으면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밖에 없는데."

 민원인분의 말도 일리가 있다. 현재 역학조사를 하다보면 동거가족 확진자가 늘고 있다. 한명이 걸리면 온가족이 다 걸리는 수순이다. 지금이야 재택치료자도 생필품이나 진료 목적의 외출을 허용하고 있지만 예전 지침에는 아예 외출이 허용되지 않았다.

 외출은 안되는데 주말이나 설연휴 같은 경우 비대면 진료를 하는 곳이 한정적이고 보건소엔 전화량이 폭주하여 재택치료가 되지 않으니. 어떤 아기 엄마는 아기가 열이 올라오는데 해열제를 받을려니 일가족 확진이라 약을 받을 곳도 없으니 울면서 구청 당직실로 전화가 오는 경우도 있었다. 보건소에 전화가 안되니 구청 당직실로 전화를 했던 것이다. 

 이미 전국 보건소가 역학조사 할수 있는 가용 인원은 넘어선지 오래일 것이다. 당일에 몇 백명 몇 천명씩 쏟아지는데 역학조사는 하라고 한다. 아니면 차라리 자기기입식 앱이 자기기입식 앱으로 끝날게 아니라 재택치료나 병상배정까지 원스톱으로 이어지도록 하든지. 중앙부처는 일선 기관에 대한 배려가 없다. 중앙부처 직원이 와서 하루만 역학조사 해보면 이건 답이 없다는 걸 알것이다. 지금 상황에 역학조사 다운 역학조사를 하려면 고위험군만 추려서 하든가 지금과 같은 전수조사는 수박 겉 핥기 식이다. 담당자도 한정된 시간에 빨리 하려면 대충대충 넘겨서 하지 누가 꼼꼼하게 하겠는가. 

 어차피 중앙부처에 대한 신뢰는 없다. 지침대로 행하긴 하지만 매일매일 바꾸는 지침에 부처마다 맞지도 않는 지침을 주면서 결국엔 지자체 재량으로 넘기질 않나. 작년 말에 중앙에서는 감염취약시설 요양병원, 정신병원, 장애인시설과 같은 감염취약시설에 부스터샷을 맞으라고 했다. 그것을 거의 매주마다 실적을 내라고 했다. 시설을 상황이 낫지만 병원같은 경우 매일 환자 입퇴원이 일어나기 때문에 숫자가 들쭉날쭉하다. 코로나때문에 병원도 비상이었는데 매일 실적을 내라고 하니. 병원 담당자도 우리에게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출근해서 오면 공문도 금일 오전까지 아니면 14시였다. 일선병원에 원무과 직원이 얼마 되지 않는데 이 자료를 낸다는게 쉬운일이겠는가.

 매일같이 윗선에 쪼이고 쪼여서 결국 부스터샷 종사자 및 이용자 실적을 거의 백프로로 만들어냈다. 해당기관에 사정하면서 부스터샷을 맞쳤는데. 지금은 종사자 선제검사를 한다면서 주2회 PCR + 주2~3회 신속항원검사 이렇다면 거의 매일 검사를 한다는것과 같다. 기관 반발은 엄청났고 더욱이 기관을 화나게 한건 예방접종력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기관에서 화가난 이유는 작년에 부스터 샷을 맞으면 선제검사를 면제해 주었는데 갑자기 공문이 와서 3차 접종한 사람도 근무일이 주5일이라 하면 거의 매일 검사를 하라고 하니. 탁상행정이 따로 없다. 그렇게 선제검사를 해도 감염취약시설은 계속해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작년엔 부스터샷 맞으면 무언가 혜택을 줄듯 하면서 3차까지 다 맞춰놓고는 지금에서는 예방접종력 관계 없다고 하니. 

 다시 4차접종 이야기가 나오는데 4차접종은 글쎄? 기관들이 작년에 당한게 있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행정을 하려면 연속성 있게 하든가. 아무리 비상이라고 하더라도 이 기관들이 언젠가 의견 표명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시키면 해야하지만 일선에서 의문을 가지면서 방역을 하는데 중앙에서는 우리 목소리는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 또 어떤 수치로 우리는 닥달할지 모르겠다. 회의감이 드는 요즘이다. 역학조사 전화를 늦게 드려서 죄송하다. 확진자가 많다는 이유로 저녁에 드리기도 하는데 그래도 고생많다고 해주시는 분들에게 힘을 얻는다., 

 잘해드리고 싶은데 현실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서, 전화를 늦게 드릴수 밖에 없는 확진자 분들이게 정말 죄송하다. 모두 코로나에서 완치 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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