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제가 하는 일은요!
나의 이전 브런치 글들을 보신 분들은 내가 ‘열정’이라는 단어에 짜릿함을 느낀다는 것을 아셨을 것 같다. 정답입니다! 열정 있는데 심지어 잘하는 사람을 보면 두근두근하다. 친해지고 싶어서!
얼마 전까지 IT회사에서 콘텐츠 마케팅 업무를 했는데, 콘텐츠를 보고 듣고 읽으며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것이 업무 외 시간에 내가 수행하는 일 중 하나였다. 드라마를 보는 긴 시간 또한 내 삶의 건강한 자극제가 되어줬으면 했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상황의 주인공들이 나오는 드라마를 일부러 찾아서 보곤 했다. ‘그래, 배타미처럼 경쟁사로 멋지게 스카우트 돼보는 거야’와 같은 귀여운 다짐을 했던 걸 보면 나에게는 꽤 성공적인 자극제가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선정한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IT회사‘ ’CEO(사업)’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추천하는 이유와 내가 드라마를 보면서 느꼈던 점들을 정리하며 새해 버프가 떨어진 요즘 갓생을 실천하기 위한 다짐을 해보고자 한다.
*주의* 본 글은 드라마 주인공 이야기를 가장한 내 업에 대한 이야기로 다소 TMI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드라마 스타트업 - 서달미 & 원인재
드라마 스타트업을 보고 창업을 하겠다는 다짐을 한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중 한 명은 바로 나.
이렇게 다짐을 하게 된 배경이 있다. 당시 내가 했던 업무는 스타트업,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있는 대표님들을 만나며 그분들의 창업 이야기를 콘텐츠로 기획하는 일을 했었다. 창업을 하게 된 배경부터 사업을 하며 겪었던 시행착오, 사업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낸 실제 노하우까지 돈주고도 듣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나는 수십 분이나 만나며 가슴에 설렘을 새길 수 있었다.
당시 내 나이 스물여섯.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 그게 내 커리어가 된다는 모든 것이 감사했다. 실제로 자극받아 주변 친구들에게 ‘사업이 짱이야’를 전파했고, 나는 몇 번이나 사업자신고 페이지에 들어갔다 나갔다를 반복했다. 성급한 결정이라도 했었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지금 나의 삶을 보면 이직은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도 했던 그 시기에 마침 이 드라마를 보게 되었고, 언젠가 내 사업을 하고 말겠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다.
이 드라마가 좋았던 솔직한 이유는 두 명의 여성 주인공과 주인공 친구들이 너무너무 부러웠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초라하더라도 하나씩 이뤄가는 모습이 빛나는 청춘 같아서 부러웠다. 비교적 안정적인 일상을 뒤로하고 뛰어들 수 있는 그 용기가 부러웠다. 무엇보다 목표를 향해 같이 달려가는 팀원들이 있다는 점이 가장 부러웠다. 내가 꿈꾸는 이상에 가까운 모습이라 나 또한 같이 설렐 수 있었다.
만약에 나였다면 그런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있었을까, 잘 다니는 직장을 뒤로하고 다시 0에서 시작할 수 있었을까. 결말은 모두가 예상하듯 유니콘 기업의 CEO가 되었다.
스타트업의 긍정적인 이면을 잘 모은 드라마, 청춘들의 사업 성장스토리를 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리는 드라마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
배타미 & 차현 & 송가경
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이하 검블유)에서 빼놓고 싶은 캐릭터가 한 명도 없다. 배타미, 차현, 송가경까지 하나같이 친해지고 싶은 캐릭터들이다. 주인공 배타미는 서비스 전략 본부장이다. 최근 이 드라마와 캐릭터들에게 조금 더 친밀감을 느낀 이유는 요즘 내가 하고 있는 업무 때문이다. 여러 도메인(domain: 책임, 영역)을 맡게 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검색’이다. (물론, 드라마의 검색은 실시간 검색어를 의미하고, 내가 맡은 검색은 검색을 통해 더 많은 제품을 고객에게 잘 노출시키고자 하는 것을 의미해서 다소 차이가 있긴 하다.)
나는 작년에 커리어 전환을 해서 신사업부문 사업개발팀에서 사업운영 업무를 맡게 되었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하자면, 사업이 잘 굴러가는 데 필요한 ‘모든’ 일들을 한다. 나는 그래서 이 일을 사랑하게 되었다. 모든 일을 하니까. 누군가는 지금까지 기획 업무만 해온 나에게 운영보다는 기획 업무가 좋지 않냐고 하는데 운영도 새로운 것을 많이 만들어나간다.
고객의 관점에서 서비스가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주로 고민한다. 프로덕트팀, 마케팅팀, 법무팀, 디자인팀 등 유관부서가 너무 많아 ‘커뮤니케이션 역량’과 ‘프로젝트 관리 역량’이 정말 정말 필수다. 내 업무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 고도화해서 써볼 예정이다. to be continued.
다시 돌아가서, 검블유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그동안 IT회사에서 IT스럽지 못한 일을 하던 나의 숨어있던 갈증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정통 대기업에 비해 자유분방한 조직문화만 받아들였을 뿐, 내가 하는 업은 아날로그 그 자체였으니까. 드라마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갈증이 해소가 되었고, 나도 그런 업무를 하고 싶다는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
이 드라마에서도 또 주인공들에게 부러운 감정을 느꼈는데, 그들의 시간을 온전히 회사에 쏟아부었다는 그 열정이 부러웠다. 그리고 그들의 선택이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 그런 일들을 해나가고 있다는 것이 나의 열정을 자극했다.
세상에 용감하게 맞선 여성들의 이야기, 그리고 IT회사의 재밌는 간접 경험을 해 보고 싶은 분들께 검블유를 추천드린다.
그해 우리는 - 국연수
연수는 보는 내내 잘 커줘서 고맙다는 생각과 현실 어딘가에 있을 것 같아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할머니 손에 자랐고, 돈과 집안 사정 때문에 하고 싶은 걸 포기하는 상황에도 다른 방법을 찾아내서 마침내 스카우트당하는 인재로 나오는데, 아아 그녀는 정말 단단하다.
상처 없이 큰 사람이 어딨겠냐만은 앞선 두 드라마 속 주인공들에 비해 연수는 너무 외롭다. 하지만 일은 기가 막히게 잘한다. 일과 개인 생활이 철저히 분리가 되어 맡은 일은 잘 해낸다. 기업, 조직문화에 잘 맞는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각자 모르는 아픔이 있어서 개인의 이유 때문에 내 회사 생활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상황들이 종종 있다. 나의 일이니까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나는 그해 우리는을 보고 나서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 연수가 떠올랐던 적이 있다. 집중력이 뛰어난 건지, 책임감이 뛰어난 건지, 그냥 능력이 좋은 건지 알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그 고비를 무탈히 넘긴 드라마 속 그녀처럼 되고 싶었다.
아무도 모르게 내 일기장 속에서 스스로를 다독였던 내 모습이 보였던 드라마라, 힘들 때는 천천히 가도 된다는 편안함을 준 주인공이라 마지막 드라마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