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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달 Jun 14. 2020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 사회

삐딱이가 바라보는 세상

삐딱이가 바라보는 세상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나이가 어린것이, 초범 여부가, 반성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감을 해주는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가해자들의 그 반성 여부를 인정하는 것은 사법부다. 사법부가 그 반성의 진위 여부를 가린다는 자체도 웃기지만 그것을 이유로 감형되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디지털 기술 기반 성범죄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은 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인가? 최근에 법이 개정되고 있다고 하지만 한없이 약한 처벌은 어떤 인식 속에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까?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된 처벌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해자를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소라넷에서 고담방으로 웰컴투 비디오에서 n번방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더욱 다양한 사이트가 있었고 운영되었다.) 현재 조주빈은 낮은 형량을 받기 위해 매일 반성문을 작성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웰컴투 비디오에서 비디오를 다운로드하였던 가해자들은 반성문을 제출하고 간단한 벌금형으로 사건이 종결되었기 때문이다.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 또한 초범이고, 어리고, 반성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받았다. 도대체 사법부는 어떤 기준 속에서 이런 판결을 내린 것일까?






 한국 사회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공고해진 강간 문화 속, 또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진화해온 디지털 성폭력과 음란물과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사이버 스토킹 피해에 대한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사이버 스토킹이 온라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의 불안도 초래하고 있으며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스토킹 처벌법’은 15대 국회(1999년)부터 매회 발의됐다. 20대 국회에만 7번 등 그동안 14번이나 발의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빈번한 발의 횟수는 사안의 심각성과 동시에, 의원들의 무지와 무책임을 드러낸다.(단비뉴스, 장은비;더 이상 ‘괴물’을 만들지 말라)


 이런 사례는 비단 '사이버 스토킹'뿐만이 아니다. 아동성착취물, 디지털 기술을 기반한 범죄(불법 카메라 촬영 영상, 헤어진 연인의 영상을 디지털에 공유하는 범죄 등)는 범죄의식 없이 포르노로 소비되는 것, 피해자에게 너무도 당연한 듯 '그러게 조심했어야지~ 왜 그런 영상을 찍어서'라고 이야기하며 잘못을 전가하는 사회, 영상을 공유하고 다운로드하여서 보는 행위 모두 사회가 전체적으로 잘못된 성인지 감수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소라(2018. “디지털 성폭력의 변화 양상과 ‘음란성’(obscenity)을 근거로 한 규제의 한계”, 176)는 이제 대중들은 성표현물의 생산자인 동시에 유통업자와 소비자가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과정에서 동이 없는 불법 촬영과 그것의 (재)유포 및 소비가 이루어짐으로써 성표현물의 생산ㆍ유통ㆍ소비가 그 자체로 디지털 성폭력이 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본인이 촬영하지 않았어도 설사 공유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불법 촬영되고 착취된 영상을 보는 행위 그 자체로도 범죄라는 뜻이다.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도둑질하고, 유통시키고, 끊임없이 관음 하며 생산, 소비하는 것은 대해 범죄고 인권 유린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연예인 전 남자 친구가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하고, 언론사로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가해자는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뻔뻔한 모습을 보여준 것도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어땠나? 포털에 연예인 이름 검색을 하면 동영상이 연관 검색어로 나왔다. 이것이 비단 단 하나의 사건이었을까? 해외에서도 한국에서도 연예인의 동영상은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공유되어 왔으며,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동영상 또한 이미 몇십 년 전부터 포르노의 한 장르로 소비되고 있었다. 위에서도 강조했지만 우리는 이 것이 범죄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도 디지털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딥 페이크 영상과 사진은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기술 또한 매우 정교해지고 있다. 한국 사회는 성폭력, 특히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형량이 너무 낮다는 것이 문제다. 입법과 처벌에 대한 생각도 솔직히 '소 잃고 외양간'고치는 식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외양간을 고치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제대로 된 이해와 접근 없이 적당한 보수만을 할 것인가? 한 번 제대로 연구하고 조사하여 법을 개정해야 하지 않을까? 또한, 한국의 솜방망이 같은 처벌도 고쳤으면 좋겠다. 죄를 지은 사람에게 인권은 없다. 타인의 인권을 함부로 짓밟은 자는 사람이길 포기했다는 것으로 간주하고 처벌할 수 있어야한다. 죄를 지은 사람은 제대로 처벌해야 하고 함께 동조하고 같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성인지 감수성, 젠더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죄를 졌으면 벌을 받는 사회. 그런 사회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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