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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달 Feb 28. 2021

개강 D-2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다.



 드디어 방학이 끝났다. 정말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았는데 가끔 주변에서 글도 안 쓰고 많이 바쁘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개강 전에는 오랜만에 글을 써보자! 마음먹고 글을 쓰고 있다. 사실 지난 학기에도 정신없이 바빴었고, 이번 방학에도 무언가를 계속 하긴 했다. 우선 최근의 일을 위주로 나열해보자면 학생 신분으로서 용돈을 벌기 위한 연구실은 매주 3일 출근을 했고, 2월부터는 지도교수 독서 모임에 참여했고, 페미니즘 이론 세미나에 참여하고, 독일어 수업을 들었고, 학과 내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회의 및 모임을 진행했다. (물론.. 독일어 수업 두 달 차가 되었던 2월에 절반가량 빠졌다 ㅠ_ㅠ 의지박약의 아이콘)





공부를 하면 할수록 글 쓰는 게 어렵다.




 글을 쓰지 않았던 이유는 바쁘다는 핑계도 있었고, 사실 조금의 귀찮음도 있었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글 쓰는 게 어려워진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텍스트로 남아있는 생각에 대한 무게가 점점 크게 느껴진다. 두렵달까. 그래서 브런치를 외면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실 졸업 논문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 과연 졸업 논문은 잘 쓸 수 있을지, 내가 석사 졸업을 할 수는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고 있다. 연구 주제와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물론, 왜 그 연구를 해야만 하는지, 내가 하는 연구는 어떤 가치가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이번 방학 내내 계속했던 것 같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기도 했지만 아직도 완벽하게 정리를 하지는 못한 상태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엄청난 블랙홀에 빠지는 것 같다. 이미 신자유주의 가치와 자본주의로 짜여 있는 세상에서 내가 연구자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어떤 것이 가치 있는 일인지, 이미 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논리와 근거로 잘 설명할 수 있을지 현재 사회과학계에서 주를 이루고 있는 담론에서 문제점은 없는지 등등 너무 생각이 많아진다.(물론 생각만 많아지기도 한다.)



 그래서 요새는 예능도 힐링할 수 있는 예능을 많이 보고 싶은지 삼시세끼 시즌1부터 찾아보고 있다. 그냥 그런 쉼이 나에게 필요한 것 같은 느낌에 그런 것 같다. 물론 작년부터 바쁜 와중에 숨어있던 덕질 DNA가 깨어 나와 김선호 배우의 1박 2일도 열심히 찾아보고 있다. 최근에 정~~~ 말 어렵다는 티켓팅도 손을 벌벌 떨며 성공해서 다녀왔다. 물론 아직도 끝나지 않은 티켓팅 전쟁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계속 도전하고 있는데 내 최애 배우에 대한 주저리는 기회가 된다면 그때 날 잡고 주저리를 해봐야겠다고 생각 중이다. 이런 쉼의 시간은 당연히 필요하니까. :)



 개강이 다가오는데 너무 불안하다. 독서모임은 1주일에 한 번씩 계속될 테고 발표도 해야 하는데 논문도 시작해야 하고, 수업은 수업대로 과제와 발표가 진행될 텐데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이번 방학 목표는 연구 주제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정하는 거였는데.. 큰 틀은 잡혀있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또 어떤 방법론을 가지고 논문을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우선 연구방법론 책을 한 권 빌려온 상태다.



  오늘, 내일은 책을 읽으며 개강 준비를 해보려고 한다. 이번 세미나와 독서모임을 통해서 느낀 것은 어떤 이론에 '경도'되지 말아야겠다는 것.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을 이미 나와 있는 서구의 이론에 모든 것을 대입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 탈식민화를 하기 위해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한국 사회에는 어떻게 대입할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는 것.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개강 후 수업을 받게 되면 더 많은 생각이 쌓이겠지? 



 세미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정말 나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너무 똑똑하고 멋진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느끼며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기를. 하루하루를 열심히 쌓아 가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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