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행복은 어디에
나의 20대는 정말 다사다난했다. 대학, 군대, 알바, 워홀, 외국배낭여행, 국내배낭여행, 취업 등 한시도 쉰 적이 없었다. 그 당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걸 거의 다 했던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정말 빠르다고 말하지만, 나의 20대를 회상해보면 꽤나 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그만큼 나의 20대는 고민도 많았고 꿈도 많았다. 하고 싶은 게 많았고, 그걸 하나둘씩 이뤄내면서 정말 행복했다. 그리고 29살, 하고 싶은걸 하느라 졸업이 늦었던 나는 친구들보다 뒤늦게 사회생활에 뛰어들었다. 취업한 곳은 내가 원하던 곳이었다. 회사의 비전, 회사의 워라밸 등 모든 것이 좋았다. 연봉은 대기업만큼 높진 않았지만, 일한 만큼 받는 느낌이었다.
생전 처음으로 제대로 된 월급이 따박따박 들어오니 금전적인 여유가 생겼고, 이는 곧 마음에 여유로 바뀌어갔다. 너무 행복했다. 그전까지는 학생 신분이었고, 학생 시절의 나는 항상 돈이 없었기에 적은 월급에도 감사했고,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수 있었다는 사실이 드디어 자식의 도리를 하는 것 같아 너무 행복했다.
그렇게 직장을 다닌 지 1년이 지날 때쯤, 나는 더 이상 행복하지 않았다. 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되었고, 20대의 꿈 많던 나는 점점 사라져 갔다. 호기롭게 들어왔던 회사에서는 점점 '중간만 하자'라는 태도로 바뀌었다. 항상 나의 꿈을 목표로 살았던 나는, 점점 '돈'을 목표로 살아갔다.
돈을 모아 집을 사는 게 꿈이 되었고, 좋은 차를 사는 게 나의 꿈이 되었다. 그리고 그 꿈을 위해 차곡차곡 돈을 모았다. 통장에 돈이 쌓여가니 기분은 좋았지만, 행복하진 않았다. 일을 그만두고 싶었지만, 회사가 너무 편했다. 행복하진 않았지만 불행하지도 않았다. 그냥 모든 게 적당했다. 그것뿐이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잠이 안 왔다. 분명 괜찮은 생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답답했다. 그동안 자유롭게 살아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회사를 다닌 지 1년 8개월이 되던 날, 나는 오랜 고민 끝에 퇴사를 결심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돈이 아닌 꿈을 향해 달려보기로 한 것이다.
퇴사 후, 다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에 몰두했다. 매월 10일마다 통장을 두둑이 채워주던 월급이 사라지니 마음이 불안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벼웠다.
나는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나만의 미래를 그려봤다.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나는 꿈을 꾸어야 행복한 사람이구나. 나의 행복은 내가 꿈을 꾸어야 나오는구나.
이 사실을 아는 데까지 몇 년이 걸렸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나의 행복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된 나는 분명 복 받은 사람일 것이다.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방법은 모두 다르다. 나만의 행복은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 생각해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요즘은 시기적으로나 시대적으로나 정말 모두에게 힘든 시기이다. 이럴 때일수록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해지는지 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당신의 행복은 어디서 나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