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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Oct 23. 2024

자신을 위한 감정노동


한 남자의

여자이고만 싶지만

예쁨 받고 싶은 한 여인의 역할로만

살 수는 없었다




한 여자의

남자이고만 싶지만

가장의 역할을 위해

일터로 나가야 했고





오해는

오해로나 묻어둔 채




나를 떠난 이에게는

슬픈 작별을 고하는 방식으로




가는 자는 이미 막을 수 없고

오는 자 또한 막을 재간이

없는 방식으로




정신을 차려보면

망망대해에서

뚜벅 뚜벅 정처없이

걸어다닐 뿐이었다





같이 있을 것도 때로는 슬픔이었고

멀어져 있음이 꼭 절대적 외로움을

보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개인의 의도는 반드시 존심의

상함에의 경험이었고



의지없는 떠돎은

누군가의

사냥감이 됨을

선사했다





연락을 기다리는 시간이

싫기에

누구와도 연락하지 않고

지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텅 비었고




연락이 온들

어느 것과도 가까워지지

않음이 서늘하다





빌딩 안에 서 있는데

홀로 수평선을 바라보는

사람처럼

어느 것의 누구도 아님을 경험하며





목에 걸린 명찰을 만지작 거린다.

아, 아직 퇴근 전이다.




나를 위해 애써 웃어보지만

이러한 종류의 미소지음 또한

감정 노동에 속하는 건 아닌지에

대한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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