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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작코치 Apr 23. 2019

어른들은 왜 시작이 힘들까요?

어른들의 시작

 어릴 때는 하고 싶은 게 많았다. 이 것도 하고 싶고 저 것도 하고 싶고 쉬운 것이든 어려운 것이든 눈에 보이는 대로 직접 다 해보고 싶었다. 하고 싶은 게 많았던 만큼 무엇인가 시작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심지어 무엇인가 하겠다고 부모님을 귀찮게도 했었다. 지금은 부모님이 하라고 하면 더 하기 싫다.  물론 하고 싶은 게 많았던 만큼 중간에 포기하는 것도 많았다. 생각해보면  완전 포기한 것도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면 포기한 것을 잊고 다시 시작했다.


 어릴 때는 행동으로 시작을 했다면 나이가 들면 들수록 걱정과 고민으로 시작을 하게 된다. 무엇을 시작하려고 하면 걱정과 고민 등으로 ‘아니다. 안 되겠다. 나중에 하자.’ 이런 식으로 생각이 시작을 가로막는다. 겁이 나는 것일까? 나름 안정된 삶을 살고 있어서 새로운 시작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어른이 된 후에는 무엇을 시작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 힘들다. 그냥 현실에 맞춰서 살 뿐이다. 그렇다고 현실에 만족할 때만 시작을 주저하는 것이 아니다. 현실에 대한 불만이 가득할 때도 시작을 못한다. 무엇인가 시작을 하면 큰일이 날 것만 같다. 만족스럽지 않은 현실보다 더 안 좋아질까 봐 또 걱정을 하며 시작하기를 겁내 한다.


  어릴 때는 시작만 생각하고 포기는 생각 안 했던 것 같은데 어른이 되니까 시작을 생각하면 포기를 함께 생각한다. 뭔가를 시작해도 포기를 하고 상실감을 느낄까 봐 시작을 포기한다.  만약 무엇인가를 버리고 또 다른 시작을 하려는 것이라면 그 무엇 인가를 버리지 못해서 시작을 포기한다. 포기를 해서 상실감을 갖는 것보다 시작을 해서 얻고자 하는 것을 못 얻을까 봐 더 겁이 난다. 기존에 갖고 있는 것을 버리고 새로운 시작을 했는데 아무것도 얻지 못할까 봐 겁이 난다. 시작도 안 했는데 안 좋은 결과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기 때문에 시작을 못하게 가로막는다. 생각을 버려야 한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여야 한다.


 직장생활을 10년 넘게 하면서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나도 마찬가지로 그 중에시작을 시도 한것은 몇 개 없다. 그 중에 지금까지 쭉 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중간에 포기한 것이 대부분이다. 한번 시작을 하면 중간에 포기한 것들은 그냥 포기한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포기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실제로 금주를 한번 시작하고 2달 만에 포기한 경험이 있었는데 필요할 때 다시 금주를 시작하는데 처음처럼 큰 저항이 없었다. 첫 번째 금주를 할 때는 바로 시작 못하고 '음식 중에 제일 사랑하는 교촌치킨 레드콤보에 맥주를 먹고 끊어야겠다. 참치회에 소주를 마지막으로 먹어야겠다.' 이런 식으로 금주를 미루면서 평소보다 술을 더 많이 먹고 금주를 시작했다. 이렇게 첫 금주의 시작은 너무 큰 어려움과 함께 했다. 힘들었지만 두 달간 금주를 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술을 다시 먹게 되고 얼마 후에 다시 금주를 시도했다. 두 번째 금주 시작이었다. 두 번째 금주를 시작할 때는 처음 금주를 시작할 때와 느낌이 전혀 달랐다. 언제부터 끊어야지 하고 날짜를 정해놓고 바로 끊을 수 있었다. 금주를 한번 시작해보니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을 때 같이 필요할 때만 금주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어차피 포기할 건데 시작하지 말아야지' 고 생각하면 안된다.  한번 시작이란 것을 하면 두 번째 세 번째 시작이 쉬워진다. 포기를 하더라도 시작을 하는 게 중요한 이유이다.  


中道而廢(중도이폐)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가다가 아니하면 아니 간만 못하다'라는 뜻이다. 내 생각은 다르다. 가다가 아니하더라도 그 만큼은 간 것이다. 아니 간 것보다 훨씬 낫다. 멈춘 자리에서 또 가면 된다.


무엇인가 시작을 해야 한다면 생각을 멈춰라. 생각은 나의 적이다. 내 생각은 날 위하는 척 하지만 사실 방해꾼이다. 생각을 멈추고 그냥 지금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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