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만선 코다리&쭈꾸미'
[안양 '만선 코다리&쭈꾸미', 단맵 쫄깃한 밥도둑의 향연]
얼마 전 집 근처에 코다리 전문점이 문을 열었단다.
코다리는 반쯤 말린 '명태'를 말한다. 반건조 생선 및 특유의 식감 때문에 호불호를 타는 음식이기도 하다. 양념에 적절히 재워 제대로 조리한 코다리찜은 더없는 별미이지만, 군대에서는 식당을 가기 싫게 만드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밥도둑'과 '밥경찰'이라는 칭호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메뉴이기도 하다. 그만큼 '손맛'을 많이 타는 음식이라는 의미다.
여름휴가를 맞아 한가하니, 달려가지 않을 수 없다. 개장한지 얼마 안 돼서일까, 평일 낮의 동네 식당임에도 인산인해다. 대표 메뉴인 코다리조림정식을 주문해 본다. 가장 먼저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묵사발과 밑반찬이 차려지고, 이내 매콤 달달한 향과 함께 코다리찜이 한가득 차려져 나온다. 코다리찜을 젓가락에 올려 입안에 가져간다. 달달하면서도 기분 좋게 매운맛이 입을 가득 채운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도 일품이니 수저가 바빠지지 않을 수 없다. 김에 올려 먹어도 좋고, 콩나물이나 나물을 곁들여도 훌륭하다. 물론 흰쌀밥과 도 찰떡궁합이다.
날이 갈수록 '좋은' 생선요리 전문점을 찾기 어려워진다. 손이 많이 가고, 조금만 부족해도 쉽게 티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선요리 맛집을 발견하는 것은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다. 아무쪼록 오래오래 맛집으로 남아주면 좋겠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삶도 코다리조림과 닮은 면이 있다. 같은 재료이건만, 들인 정성과 조리 방법에 따라 '밥도둑'과 '밥경찰'을 오가니 말이다. 이룬 것 없는 삶이지만 모두가 기피하는 '밥경찰'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만선 코다리&쭈꾸미'는 코다리를 좋아한다면 방문할 만한 동네 가성비 맛집이다. 다소 매운 편이니, 익숙하지 않은 분은 주문 시 '덜 맵게'를 외쳐 주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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