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스틴 Aug 10. 2024

우리 런칭 가능하겠지? 우당탕탕 런칭 전야제

Day 10 : 힘들 때 웃는 자가 일류다. 근데 나는 사류다.


8월 7일 22:30 PM

다름 아닌 런칭 전 마지막 날이다.

하도 이번 매장 디자인에 많은 감정을 소모를 한 덕에, 오늘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시작은 즐거웠다.

힘들 때 웃는 자가 일류라며, 우리 일류가 돼 보자며 웃으며 들어갔다.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다른 브랜드 매장에도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제품을 진열하는 등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었다.


그런데 왜 우리 업체는 안 오는 것인가...

10시 반에 만나기로 했으나 11시가 넘어서야 도착한 우리 업체. 드디어 오늘 기둥 윗부분 잘못 나온 부분을 갈아치울 수 있는 날이다. 다행히 수정된 기둥이 잘 나와서 문제없이 오케이. 순조로운 시작.



FX - Electric Shock


그러나 순조로운 시작과 달리,

왜 아직도 우리 매장의 전기 문제는 해결이 안 되는 것인가.

전기가 제대로 들어와야, 인테리어도 최종 점검하고 VMD도 점검을 하는데 전기 문제로 새벽 2시까지 골머리를 싸고 있었다. 심지어 지난밤에 생긴, 인테리어 집기에 전류가 흐르는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휴. 이런 브랜드는 우리밖에 잖아!




8월 8일 03:22 AM

절망적인 2시가 지나고, 하나둘씩 점검을 하는데 또 다른 문제 발생!

왜 때문에 우리 집기에 조명이 있는 곳들은 용암이 흐를 것처럼 뜨거운 것인가. 몇 개 테스터로 진열해 두었던 내 제품을 만져보니 후끈후끈. 이거 이거 다 녹는 거 아니야?

업체에 물어보니 우리뿐만 아니라 타 브랜드도 다 뜨겁다고 이야기한다. 솔직히 못 믿겠어서 맥 매장을 만져봤는데 똑같이 뜨겁다. 그런데 맥도 너네가 제작했잖아! 그러니 못 믿겠어서 다른 브랜드들을 싹 돌았는데, 실제로 모두 뜨거웠다.

이거 이거 여기 전기 문제 생기는 거 아니겠지?


오픈날 새벽 3시 22분. 조명이 너무 뜨거워요!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 우리 매장 기둥 두 면은 와이드 TV가 붙어있어 멋진 영상이 나오게 되어있다.


기둥 네 면 중 절반이나 차지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새벽 3시가 되도록 업체가 영상을 안 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영상을 틀어봐 달라고 했는데, 어딘가 당황한 표정으로 이것저것을 눌러보는 그들. 그러나 여전히 티브이는 먹통이었다.

업체에 왜 안 틀고 있냐고 물어보니, 어딜 들어가야 영상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내일 오전 9시에 담당자에게 연락을 하겠다는 것.


아니, 내일 오전 10시가 백화점 오픈인데, 지금 1시간 전인 9시에 점검을 하겠다고? 그러다가 안되면?

그 담당자를 깨워서라도 물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했더니, 그건 아주 비인간적인 처사라고 얘길 한다.

나로서는 이렇게 큰 오프닝이 있는데 관련 담당자가 자고 있는 상황 자체가 어이가 없는 일인데!!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연락한다는 담당자는 자기 업체의 담당자가 아니었고 TV를 산 곳에 알아보겠다는 말이었다 (...) 그걸 하이마트에 묻는다고 해결이 되겠니.


그렇게 전전긍긍하는 우리 뒤로 하나둘씩 사라졌고, 어느 순간 눈을 떠보니 우리만 있었다. 어메이징 타일랜드!


대체 왜 못 틀고있니





8월 8일 06:03 AM

이대로 그냥 그들을 믿기에는 너무나 불안한 상황.

만약에 9시가 되어도 연락이 안 된다면? 최악의 상황은 삼성 TV 배경화면으로 그냥 오픈되는 것이다.

주변의 모든 브랜드들은 문제없이 돌아가는 그 상황에 말이다.


그때 옆을 보니, 바비브라운 매장에 다른 설치 업체 담당들이 왔다 갔다 하고 있었고, 마침 그들의 매장에는 영상이 잘 나오고 있는 게 아닌가.

태국어를 잘하는 한국인 직원분을 시켜 어떻게 트는 건지 물어봐달라고 했고, 우리가 고용한 직원이 아니기에 많이 어려워했지만 꾹 참고 물어보았다.

도움주기 싫어할 거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태국 쾌남들은 흔쾌히 바로 와서 도와주셨고 재밌게도 1분 만에 문제 해결, 상황 종료.

이렇게 쉬운 거였어..? 어이없으면서도 그래도 참 다행이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너무 멋진 영상, 그래 이거지.
혹시 뭔갈 느끼기라도 했니...?





8월 8일 06:30 AM

이젠 진짜 오픈 날 아침
영상 체크까지 마무리하고, 이번에도 아침 6시 반에 끝낸 우리. 한 시간 딱 자고 8시 반에 제품 진열하고자 만나기로 하고 호텔로 갔는데...

이때는 몰랐지. 런칭 직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다음화 주제: 너무 믿지 말자.


우리매장 대박나기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