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시리킷 왕비의 생일을 기념하는 날로, 지난번 국왕의 생일 때와 마찬가지로 공휴일이다.
(태국은 이래저래 참으로 공휴일이 많은 것 같다. 일은 언제 하니? 소는 누가 키워?)
지난번 국왕의 생일 때 국왕의 사진으로 도배되었듯이, 이번에는 도시 곳곳에 왕비의 사진으로 넘쳐난다.
콘래드 방콕 호텔 앞의 왕비님 소싯적 사진
블루 사파이어, 퀸 시리킷
왕비님 생신 축하합니다ka
오늘 도시 곳곳에서 파란색을 많이 만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마더스 데이의 상징 컬러가 블루이기 때문이다. 왜 왕비인데 분홍색이나 빨간색, 노란색 등이 아니고 파란색일까. 시리킷 왕비의 탄생석이 바로 푸른빛을 띠는 사파이어이기 때문에 파란색이 마더스 데이의 상징이 되었다.
(TMI. 나에게 있어서 파란색은 남성건강(전립선암)을 상징했기에 마더스 데이와의 매칭이 조금 어려웠다.)
마더스 데이를 기념하고자 매년 이날 사람들은 파란색의 옷을 입고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다고 한다. 우리 매장도 마찬가지였는데, 다 같이 예쁘게 파란 옷을 맞춰 입은 가족 고객분들이 많이 찾아주셨다.
또한 태국 인플루언서들의 소셜 미디어에서도 파란 옷을 입고 가족과 찍은 사진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우리 매장을 찾아주신 파랑 가족 군단
인플루언서들의 마더스 데이 피드
태국 헤라의 첫 마더스 데이
한국에서의 어버이날이 특별히 유통사에 있어서 큰 대목인지는 잘 모르겠다. 카네이션으로 인해 꽃집 정도가 특혜를 보려나? 그런데 태국에서는 마더스 데이가 하나의 대목이라고 한다. 그러니 각 브랜드에서는 맞춤 액티비티들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 브랜드 역시 팝업스토어 일정에 마더스 데이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간과할 수 없었다. 오늘 하루만 메이크업 서비스의 3개 슬랏 중 2개 슬랏은 모녀가 함께 오는 고객에게만 오픈해 두었고, 함께 와서 구매하면 컵케익 증정, 또한 가족끼리 폴라로이드 사진도 찍을 수 있게 준비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파란색. 마더스 데이의 상징인 파란색을 반영하긴 반영해야 하는데, 영 브랜드 컬러와 맞지 않아 어느 정도를 적용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적용하자면 컵케익 정도인데, 우리 브랜드 컬러와 맞지도 않거니와 음식에 파란색이 들어가니 굉장히 식욕이 안 생긴달까. 결국 브랜드 컬러를 고려해 적용하지 않았지만 많은 논의가 있었던 부분이다.
많은 논의들이 있었던 파란색 컵케익. 결국 아웃!
브랜드 컬러를 반영한 초코 베이스의 컵케익으로 완료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다른 브랜드들은 다들 뭘 하나, 시장조사를 하러 시암파라곤에 들렸다. (시암파라곤은 인산인해)
일단, 시암역과 파라곤 백화점 사이의 광장 같은 공간에는 샤넬 향수의 마더스 데이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샤넬도 파란색을 쓰기엔, 너무나 블루 드 샤넬 같아서 쓸 수가 없었는지 형광 핑크와 형광 오렌지 컬러로 팝업스토어를 꾸몄다. 컬러보다도 형태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는데, 선물 상자의 리본이 연상되는 형태가 매우 좋았고, 답답하지 않게 충분히 개방감을 주는 구조도 좋았다. 구매를 하면 꽃잎으로 액자 D.I.Y를 진행할 수도 있다.
샤넬 향수 마더스 데이 팝업스토어
설화수에서는 며칠 전, 어머니와 자녀가 함께하는 뷰티클래스를 진행했다. 사무실에 엄청나게 쌓여있는 꽃 모형의 레고의 정체가 궁금했는데, 마더스 데이용이었던 것. 태국에서는 뭔가 이렇게 손으로 사브작사브작 만드는 것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따뜻함이 느껴지는 설화수의 마더스 데이 컨텐츠
어머니, 사천만 당겨주세요
마더스 데이는 확실히 유통사의 대목인 것 같다.
우리 매장 오픈한 지 이제 5일 차인데,
마더스 데이 앞에 둔 첫 주말인 토요일에 최고 매출 경신, 마더스 데이 당일인 오늘 두 번째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당길 수 있을 때 많이 당겨야 하는데.
12월 5일인 파더스 데이에도 매출이 많이 나올지 지켜봐야겠다.
(옴므가 없는데, 뭘 팔아야 하지? 동공지진)
덧. 파더스 데이의 상징 컬러는 노란색이라고 한다. 태국에는 각 요일별 상징 컬러가 있는데, 故푸미폰 국왕이 월요일에 태어나 월요일의 컬러인 노란색이 파더스 데이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노란색 컵케익이라도 준비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