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on King 2019)
올해 디즈니의 최대 기대작품 중 하나였던 라이온킹!
엔드게임에 버금가는 초반 흥행을 예측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드디어 지난 주말 흥행이 집계가 완료 되었습니다. 북미 기준 $191,770,759 수입을 올리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월드와이드 집계는 $543,613,160
단번에 5억불을 넘어서는군요. 개봉 3주차면 10억불에 다다를 것 같은데 다음 주차의 성적을 기대해 봐야 겠습니다. 분명 대단한 흥행성적이긴 하지만 어딘가 좀 아쉬움이 남습니다. 디즈니의 또다른 기대작이었던 엔드게임에 비한다면 반토막에 불과하기도 하구요. 엔드게임마저 삼켜버릴 것만 같았던 라이온킹에 대한 기대심이 주춤하다 못해 벌써부터 실망감을 담은 관객들의 발자욱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디즈니의 실사화 과정에 있는 애니메이션들 중에 최대 기대작이었던 라이언킹! 그 기대감만큼이나 제작에 있어서 큰 부담이 있었을 이 과정을 듬직한 덩치의 존 파브로 감독이 총대를 매고 나섰습니다. 존 파브로가 택한 방법은 매우 정직한 정공법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있는 그대로의 실사화! 과거 애니메이션 만이 구현 가능했던 그 모든 것을 실사화 해버리는 것이죠. 모든 화면이 100% CG로 구현되었지만 그래픽 작업에 대한 레퍼런스 요소들이 필요했기에 실제 사파리 탐방을 통해 20만장이 넘는 사진들을 찍어와 그래픽화 했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말해주지 않는다면 실제 촬영인지 그래픽인지 구분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디테일하게 관찰한다면 이질감을 분명히 찾을 수는 있으나 스틸컷의 비교과 아닌 영상에서는 그 차이가 말 그대로 종이 한 장 차이인 것만 같습니다.
운좋게 용산 아이맥스관에서 관람했는데 1.43:1 비율의 상영분이 꽤 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뮤지컬 씬 부분에서만 1.43:1 의 비율이 사용되었다고 나오는데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FULL IMAX 상영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 가히 압도적입니다. 흔히 다른 영화에서 사용되는 2.39:1(시네마스코프) 또는 1:85:1(비스타비전)이 아닌 1.43:1 IMAX 대화면은 실제로도 접할 기회가 흔치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덩게르크'와 '퍼스트맨' 에서만 볼 수 있었던 부분들인데 여건이 되신다면 꼭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영화 전 부분이 CG 작업으로 제작되었고 그래서 1.43:1 의 화면비를 구현하는게 가능했다고 여겨집니다. 오히려 필름 IMAX 촬영에 대한 압박 없이 손쉽게 모든 부분을 1.43:1로 구현이 가능한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점이 의아하기도 합니다.
3D 효과 부분은 그다지 눈에 띄는 편은 아닙니다. 중간 자리말고 약간 측면 쪽에서(그래도 로얄석) 보긴 했는데 중간중간 겹침화면 때문에 불편하긴 했습니다. 그 때문에 화면이 오히려 뭉개지기도 했구요. 리서치 하다보니 용산 아이맥스 LASER 상영관에서 제공되는 안경 중에 불량품들이 있다는 얘기도 있던데 말이죠.. 제임스카메론 감독님의 안경없이 보는 3D영상이 더 기다려 집니다.
라이온킹 후기들을 보면 그래픽은 좋은데 내용이 아쉽다라는 표현들이 종종 보이는데 뭔가 다들 표현을 잘못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내용은 그냥 그대로 가져온 것이기에 달라진게 없거든요. 다만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봤을 때 받았던 그 감동과 같으면서도 더 웅장하고 멋진 스펙터클한 화면과 감동을 기대했을 관객들에게 이번 라이온킹은 분명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의 동물들의 의인화는 완벽했던 것이었습니다. 동물 모습을 한 그림이지만 그들의 표정은 살이있었고 마치 뮤지컬 배우들이 관객들을 휘어잡듯 우리들은 쉽게 그에 감화 될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이번 실사판은 털오라기 하나까지 구현해내는 놀라운 현장감을 주었지만 표정없는 그들의 모습에서 감정선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자꾸만 동물의 왕국 얘기가 나오는데 사실 그렇습니다.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기억하시나요? 손범수 아나운서님이 생각나네요. 예전에 참 재밌게 보았었는데 라이온킹을 보면서 옛 추억을 떠올리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사실 이와 같은 과오는 일찌감치 있었습니다. 2001년에 제작되었던 파이널환타지를 통해서 한계를 느꼈던 테크놀로지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더 실제와 같은 영역에 도달했고 그 완성품들은 앤디 서키스가 출연한 혹성탈출 시리즈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올 초에 상영했던 '알리타'도 표정 묘사에 엄청난 공을 들였었죠. 이미 이런 히스토리를 디즈니와 존 파브로가 몰랐을 터도 없는데.. 왜 그랬을까 하고 생각해보면 결국은 이 역시 기술의 한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혹성탈출에서는 유인원이 표현대상이었기에 앤디 서키스의 모션캡쳐가 그대로 응용될 수 있었지만 라이온킹 사자들의 표정은 레퍼런스가 될 만한 소스가 없기 때문이죠. 실제로 리얼 사자에게서 익살스런 표정을 기대하긴 어려우니까요.
인위적으로 표정을 만드는게 불가능한 것 같진 않은데 사자라는 동물의 특성상 그런 시도가 아무래도 그닥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이에나와 티몬의 표정들을 봤을 때는 어느 정도 그런 효과가 이루어졌다는게 느껴지거든요. 이게 각 동물들의 특성 탓인가 싶기도 하네요.
그리고 다들 OST 많이들 기대하셨을텐데.. 이 부분도 대부분 만족스런 평가를 주진 못하고 있습니다. 비욘세를 캐스팅하는 초강수를 두었건만 극 내에서 감정선연결이 안되는 상황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원작 OST의 감동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미 '알라딘'에서도 보았듯이 기존 작품에 대한 잔상이 남아있는 상황에서는 OST도 마찬가지로 영향을 받습니다. 아직도 저에게는 오리지널 작품의 'A whole new world' 가 남아있듯이 라이온킹도 같은 상황입니다. 다만 라이온킹을 보면서 모든 OST가 다 기억에 남아있었구나 라는 추억의 향수는 오롯이 느낄 수 있었네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아쉬움에 대한 얘기가 많아지네요. 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일찌감치 예상하셨던 분들도 많으신지 충분히 이해하고 즐기는 관객들도 많은 것 같더라구요. 저 역시 실제 사파리에 뛰어든 것 같은 놀라운 비쥬얼 체험과 풀아이맥스 화면에 대한 감상은 매우 좋았습니다. 다만 어느새 올라버린 기대치가 만족되진 못했던건 제 탓인건지 디즈니의 탓인건지..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The peace the evening brings
The world for once
In perfect harmony
분명 퍼펙트 하모니를 노래하건만.. 하모니 어디다가 두고온건지..
당분간 디즈니와 관객들간의 줄다리기는 이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