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없는 아이의 탄생
사산의 이유
사람은 부모의 사랑의 결합에 의해 태어난다.
그렇지만 태어나는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그 아이가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부모를 결합시켜 탄생한다.
어떤 아이는 미혼 상태에 있는 자기 부모를 열렬한 성적 사람으로 이끌어 두 존재를 결합하게 하면서 그 순간을 포착하여 태어났다.
그 아이는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으로 자신의 부모를 속도위반을 시켜서라도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실현한 것이다.
결혼한 부부가 아무리 성적 결합을 자주 한다고 해도 정자가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없으면 난자를 향해 경쟁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 대개 시험관 아기 탄생을 시도한다.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없는 아이 탄생
미국에서 어떤 아이가 태어난 후 몇 시간 만에 죽었다.
그 아이는 시험관 아기였다.
의사 그룹이 모여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토론을 했다.
놀랍게도 사산의 원인이 밝혀졌다.
시험관 아기 탄생을 주도한 의사가 정자 중 한 마리를 콕 집어서 난자와 결합을 시킨 것이 문제였다.
주변 의사들의 충고는,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가? 그래도 여러 마리의 정자를 모아놓고 그 정자 중에서 한 마리가 난자를 향해 헤엄쳐 가서 결합하도록 했었어야지."
였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정자들로 하여금 서로 경쟁하게 만들어서 그중에 제일 힘이 있고, 경쟁력이 있는 정자, 즉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있는 정자가 다른 정자와 경쟁하는 중에 제일 먼저 난자에 도착하게 함으로써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도록 만들었어야 했던 것이다.
시험관 아기를 주관한 의사는 주변 동료 의사들에 의해 이런 비판을 받아야만 했다.
내가 보기에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사산한 이유는, 한 마리의 정자를 선택하여 콕 집어 난자에게 가져가 서로 결합하게 만든 데에 있었다.
그래서 의사가 인위적으로 한 마리의 정자를 핀셋으로 콕 집어서 난자에 수정시켰지만, 그렇게 수정하여 태어난 아이는 탄생 후에도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아기가 죽게 된 데에는 세 가지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정자는 난자를 향해 돌진할 수 있는 능동성이 필요한데, 담당 의사는 정자의 능동적 의지를 무시했다.
둘째, 해당 정자는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으로 다른 정자와 경쟁함으로써 존재 욕망을 극대화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경쟁 없이 탄생하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생을 향한 의욕, 존재 욕망을 끌어올릴 기회를 갖지 못했다.
셋째, 해당 정자는 본성적으로 태어나고 싶은 욕망이 없는, 아니면 태어나고 싶지 않은 비존재 욕망을 가지고 있는 정자일 수 있다.
난자는 잉태되고자 하는 욕망으로 태어나고자 하는 정자가 수많은 경쟁을 뚫고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 달에 하나씩 만들어지는 난자는 모두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다 가지고 있다.
난자는 정자가 들어오기를 그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신방을 지어서 기다린다.
그래서 난자는 자신의 욕망이 좌절될 때마다 슬피 울며 애도를 한다.
여자가 생리를 할 때, 난자가 더 이상 생명력을 가지지 못함에 대해 깊이 애도하며 떠나보낸다.
난자가 떠날 때는 그냥 떠나는 것이 아니라, 한 달 동안 지어놓은 방을 다 뜯어 놓고 이를 끌어안고 떠난다.
그래서 생리를 할 때 이런 방의 벽지 같은 것을 쏟아놓는다.
그렇지만 남자의 정자는 몽정을 통해서나 자위를 통해서 몸 밖으로 배출될 때 쾌감이 있을 뿐 슬픔은 없다.
대개 버려지는 정자는 애초부터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없었기 때문에 슬퍼할 것도 애도할 대상도 없다.
남자는 수많은 정자를 생산하고 배출하지만,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정자를 일 평생 둘셋, 또는 하나 정도에 불과하다.
그 수치를 정확하게 알고자 하면 자신의 자녀의 수를 세어 보면 된다.
남자는 일평생 수많은 생명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존재를 생산해 내지만, 그 존재를 떠나보내기에 바쁘고 떠나가는 정자들에 대해 쾌감을 누리고자 할 뿐, 아무런 슬픔도 애도도 없다.
그렇지만 여자는 생명체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후, 폐경이 올 때까지 수십 년간을 신체적으로 슬퍼하고 대상을 떠나보낸다.
남자가 여자의 리비도의 규모와 사랑의 능력 그리고 헌신하는 노력을 따라갈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