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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신곡>의 '지옥편' 같은 끔찍한 꿈

                                            꿈 내용


식탁 위에 여러 개의 잘린 목이 놓여 있다. 식탁에 앉아 있는 사람들 중에는 목과 몸통이 결합되어 있는데, 같은 사람의 것이 아니다. 어떤 여자의 목은 남자의 몸통에 붙어 있고, 남자의 목이 여자의 몸통에 붙어 있다.  너무나도 끔찍한 장면을 보게 되어 온몸이 떨린다. 사람들이 식탁 위에 놓여 있는 목을 뒤집어 든 채, 숟가락으로 그 내용물을 음식 먹듯이 퍼먹고 있다.  

잘린 목은 톱으로 썬 것 같은 고통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 고통은 현실에서(코로나 증상 중) 두통으로 나타났다. 

 

                                             꿈 배경


꿈주인은 코로나 기간 중에는 한 번도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에 걸렸다가 꼬박 3주를 앓고 증상에서 벗어났다. 


꿈 해석 


   꿈내용의 차원

가끔 내담자들에게서 끔찍한 꿈을 꾸거나 분석이 잘 진행되어 온 내담자가 위의 꿈과 같은 끔찍한 장면이 훤한 대낮에 길을 걷는 중에 스쳐 지나가는 환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당사자는 매우 끔찍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담자가 보기에 잘 진행되어 온 상담 중에 내담자가 평소와 다르게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서슴지 않게 말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럴 때면 상담자는 갑자기 내담자를 무서워하면서, 상담을 계속 진행해 가고 싶지 않아 도망갈 궁리를 하게 된다.

가끔씩 어떤 유능한 상담자가 내담자의 내면세계로부터 위협을 당한다고 느껴 내게로 환자를 보내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상담자는 매우 유능해서 무의식의 깊은 부부까지 잘 인도를 해 낸 것이었다.

그런데 그 상담자는 그다음 단계로 인도하는 법을 몰라서 상담을 내게로 리퍼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내담자는, 또는 위의 꿈 주인공은 왜 이런 꿈 또는 환상을 경험하는가?

이 이야기는 인간의 내면세계의 깊은 심연의 이야기가 된다.

인간의 내면의 심연을 내려가면 끔찍한 장면들이 단편 드라마처럼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게 되면서 그 상황을 빨리 덮어 버리고자 한다. 


그것은 마치 단테가 [신곡]에서 보여주는 지옥편을 보는 것과 같이 끔찍하고, 무자비한 느낌을 준다. 


     유아기 환상

지금 내가 하는 이야기는 멜라니 클라인이 발견한 내용이다. 

멜라니 클라인은 2500년 철학의 역사나 100년 남짓한 심리학의 역사 중에서 인간의 가장 깊은 내면세계를 발견한 유일한 사람이다.

그곳은 정신병의 세계이자, 편집증의 세계이다.

그것은 인간 존재의 근원에 해당하는 존재 뿌리에 무엇이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믿기 힘들겠지만, 위 꿈 내용이나 내면의 심연에서 만나는 끔찍한 장면은 유아기 최초의 환상에 해당한다.

유아는 태중에서부터 자신의 존재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들을 갖는다.

결국 유아는 자신이 아버지의 성기와 어머니의 성기가 만나 정자와 난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존재라는 것을 의식이 없는 유아의 수준에서 이해하려고 하니까 끔찍한 장면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5~6살의 아동이 되어서야 비로소,


   "엄마!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

   "사람은 어떻게 생기는 거야?"


라고 묻는다.

대답하기 곤란한 어머니는 자신이 어릴 때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들었던 말은 전해 준다.


   "너는 다리 밑에서 주워 왔어."


라는 답변을 듣게 된 아이는 동네의 다리마다 찾아다니면서 자신의 존재 자리를 찾고자 한다.

이런 모습이 자기 존재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5~6 살 어린아이의 사고라면, 유아의 무의식적 사고는 어떻겠는가?

자기 존재의 뿌리가 궁금한 아이는 끔찍한 괴물 같은 장면을 목격한다.

바로 아이가 빨고 있는 어머니의 젖가슴 안에 있는 아버지의 남근을 발견하는 것이다.

아기에게 이것은 매우 기괴한 형태의 환상으로 보인다.


위의 꿈이 바로 그런 장면 중 하나이다.


   꿈 주인은 왜 이런 꿈을 꿨는가?  


꿈 주인은 자신이 태어남과 동시에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을 경험한다.

보통 아이 경우라면, 이런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아가지 못한다.

왜냐하면 인생 초기부터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한다는 것, 그리고 어머니의 품의 상실을 경험한다는 것은 삶의 동기를 꺾어 버리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꿈 주인은 워낙 탁월한 아버지를 두고 있어, 아버지의 욕망으로 어머니의 죽음과 품의 부재를 극복하며 삶을 살아냈다.

그녀의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이나 살아남고자 하는 욕망이 워낙 강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실적으로 그녀는 학교 다닐 때나, 사회생활에서, 매우 탁월한 선택을 하며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드러냈다.

이렇게 살아가는 삶도 나이 50세를 무난히 넘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나이 50세를 넘기면서 100세의 삶을 향한 새로운 동기가 필요했다.


코로나에 걸려도 나의 경우는 하루 내지는 이틀 동안 앓고 나면 끝날 증상을 그녀는 3주에 걸쳐 앓았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꿈주인은 3주간의 앓음을 통해 유아기에 어머니의 상실로 인해 경험하지 못했던 끔찍한 환상을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녀는 현실에서 늘 탁월하였지만, 항상 존재 밑바닥에서 끌어당기며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시계추 같은 존재의 추가 현실을 무겁게 끌어내렸다. 

유아기에 경험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하고 넘어 옴으로써 늘 존재근원의 문제의 추를 달고 다니면서 중력과도 같은 존재의 묵직한 무게를 감당해야 했다.


3주간의 앓음은 바로 우리나라의 출생 문화에서 비롯되는  3 x 7 일(21일)에 해당된다.

그것은 바로 위니캇이 말하는 '일차적 모성 몰두' 기간인 것이다.

유아기에 경험하지 못한 채 넘어온 것을 코라나 3주 앓이를 통해 겪어낸 것이다.

그것을 겪어 내자 꿈 주인은 존재의 중력에서 벗어나 몸이 가벼워져 가뿐함의 상태를 유지하게 되었다

꿈 주인은 여기서 기쁨과 행복을 새롭게 발견한다.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일평생을 견뎌 왔지만,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공포가 늘 눈앞에 있었다. 

꿈 주인은 21일간의 코로나 앓이를 하면서 바로 이런 존재 불안과 공포를 극복하게 되었다. 


꿈에서 남자의 목이 여자의 몸에, 여자의 목이 남자의 몸통에 얹히는 것은 바로 끔찍한 성적 환상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들 중에는 이러한 끔찍한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공포 영화, 납량특집, 전설의 고향 같은 드라마를 볼 수 없는 것은 이미 자신의 존재 심연에 그런 끔찍한 장면을 상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꿈 주인의 내면세계는 매우 자유로워졌다.

그녀는 자신의 존재의 깊은 곳에서 리비도를 건져 올려 현실에서 사용하는 데에 자유롭게 되었다.

앞으로 그녀의 창의적인 삶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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