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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쥬드 Jan 17. 2024

#5. 차별화를 모색하라

차별화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한 브랜드 캠페인 기획기

1. 오픈 4년 차, 매출 한계 극복과 차별화 이미지 모색 필요

오픈 4년 차가 된 앨리웨이 광교에 새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발생했다. 매출이 정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상가 시설의 특성상, 입점 매장 수가 증가하는 오픈 초기에는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다 입점이 완료되어 갈 무렵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한다. 2022년 앨리웨이 광교의 입점률은 95% 이상인 상황이었고, 70% 이상의 매장이 F&B 직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동시 수용 인원의 한계가 명확했기에 매출에는 천장이 생겼다.

 거기에 인근 아파트 상가가 새로 문을 열게 되면서 상황은 더욱 안 좋게 흘러갔다. 대형 상업시설이 아닌 지역 기반의 시설이다 보니 인근 거주민의 수요가 절대적인데 이를 양분화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자연스레 두 가지 미션이 발현되었다.

1) 매출 한계 극복 방안 모색

2) 타 시설 대비 차별화 이미지 강화

 두 가지 미션을 '브랜드 캠페인'으로 해결해보고자 했다. 타 시설과는 다른 '앨리웨이의 차별화'를 찾고, 이를 이용해 매출 한계를 극복해 보는 캠페인을 기획하기로 했다.


2. 호수 이미지를 선점하라

 먼저 인스타그램과 인터넷 연관 검색어를 분석했다. 고객이 느끼는 앨리웨이의 이미지가 무엇인지 파악해 보기 위함이었다. 전체적으로 '힐링, 피크닉, 분위기, 이국적인'과 같은 키워드가 도출되었다. 이를 그룹핑해보니 '호수'가 가장 큰 포션을 차지했다. 앨리웨이와 뗄 수 없는 '광교호수공원'이었다.

호수공원에서 바라본 앨리웨이 전경

앨리웨이 광교는 설계부터 ‘광교호수공원’을 염두하여 지어졌다. 상가의 가장 노른자땅을 호수공원과의 연결성을 위해 ‘광장’으로 뚫어놓은 것이 그 예시다. 덕분에 호수공원에서 자연스레 유입되는 인원도 꽤 있었다.


‘광교호수공원’과 인접한 상가 시설은 꽤 있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은 없었기에 ‘앨리웨이가 호수 공원을 선점하자’는 방향을 도출했다. 그렇게만 되면 타 상업시설에는 없는 차별화 포인트가 생길 것이라 생각했다.

포지셔닝 맵을 통해 분석한 결과, 앨리웨이는 일반 상업시설보다 더 '자연'스러워야 했다.


3. 브랜드 캠페인 'Chill out'

이미지를 선점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연결 고리를 갖는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광교 하면 떠오르는 호수공원, 호수공원하면 떠오르는 앨리웨이. 자연스레 광교 > 호수 > 앨리웨이로 이어지는 의식의 흐름을 만드는 것을 '이미지를 선점'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를 위해 3가지의 활동을 정했다. 호수를 앨리웨이로 끌어오고, 분위기를 훔치고, 연결 짓는 활동이었다. 각각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에 해당되는 전략이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션인 '매출 한계 극복과 차별화 이미지 모색'을 수행하려 했다.


1) 공원을 앨리웨이 광장으로 끌어오다

레퍼런스로 삼았던 폴란드의 '타르그 웨그로이 광장' / 이미지 출처 - https://blog.naver.com/iloveublue/220135963049

앨리웨이의 광장에선 주말에 플리마켓이나 버스킹이 열리기도 하는 공간이다. 이벤트가 없는 평일에는 텅 비어있곤 했는데, 이 공간을 보며 항상 떠올렸던 레퍼런스가 있었다. 바로 폴란드의 '타르그 웨그로이 광장'. 앨리웨이와 흡사한 컨디션으로 건물 사이에 위치한 작은 광장이다. 여기에 일부 구역을 잔디 화하고 늘어질 수 있는 의자와 집기들을 설치했다. 자연스레 사람들은 이곳에 머무르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머무르며 시간을 보낸다' 즉 고객의 체류시간이 증가한다는 소리였다. F&B 비율이 높은 앨리웨이의 특성상 '체류시간이 증가한다 = 식사 기회가 많아진다'로 해석할 수 있다. 비어있는 공간을 활성화함으로써 체류시간을 늘리고, F&B 매장과 협업하여 테이크 아웃 메뉴를 확장한다면 '매출 한계 극복' 또한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당장 인조잔디를 깔고 의자와 테이블을 놓았다. 아침부터 사람들이 앉기 시작했다. 호수 공원이 주는 휴식의 개념이 자연스레 광장으로 흘러 들어왔다.

목적 : 매출 신장 한계 극복을 위한 공용부 활성화
전략 : 호수를 앨리웨이로 끌고 오자
방향 : 호수변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잔디 구역과 늘어질 수 있는 의자 설치
기대 : 고객 체류시간 증대 > 점 외 매출 상승

2) 호수와 앨리웨이의 분위기를 표현하다

 하드웨어를 뒷받침해 줄 '분위기'가 필요했다. 호수를 가지고 아이디에이션을 한 결과 'Chill Out'이라는 키워드가 도출되었다. ‘Chill out’은 직역하자면 차게 식히다, 즉 ‘긴장을 풀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익히 알고 있는  ‘calm down’이나 ‘relax’와 뜻이 유사하다. 그런데 ‘cool’과 ‘chill’이 유사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일까? 칠아웃은 ‘relax’의 의미에 ‘멋진, 쿨한’과 같은 의미가 더해져 있다.

앨리웨이 광교는 보다 힙하고 쿨하게,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Chill Out이라는 카피의 브랜드 캠페인을 기획했다.

세 가지 이미지 중 가운데 이미지가 메인 그래픽으로 채택되었다.

이 슬로건과 어울리는 그래픽을 개발했다. 타르그 웨그로이 광장 이미지에서 모티브를 얻어 의자에 늘어지듯 쉬는 사람의 모습을 그려냈다. 평소 낙서를 즐겨하던 버릇이 이렇게 쓰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래픽을 활용한 13종의 굿즈도 제작했다. 일상에서 쉬이 쓰이는 제품군 위주로 아이템 기획을 했다. 제작 업체를 알아보고, 디자인과 감리까지 진행했다.

제작된 상품은 광장에서 판매되었다. 팝업 스토어를 열어 상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일도 직접 했다. 디자인한 제품이 진짜 팔리는 게 신기했다. 특히 한 분이 찾아와서 본인도 마케터인데 재미있는 사례라고 생각되어 찾아와 주신 분이 있었다. 신나서 왜 이런 기획을 했는지부터 전부 제가 디자인한 제품이라고 자랑하듯 떠들었었는데, 마케터에게 귀감이 되는 순간을 만들었다는 게 가장 뿌듯했던 경험이었다.

목적 : 노후화된 이미지 리프레쉬
전략 : 호수와 앨리웨이를 담다
방향 : 그래픽과 슬로건을 이용, 젊은 층이 반응할 수 있는 굿즈 제작
기대 : 신선한 브랜드 이미지 주입 + 굿즈 판매로 인한 부가적인 수익

3) 호수에 앨리웨이를 퍼트리다

이미지 선점의 마지막 작업, 호수로의 진출이었다. 이는 기존 대여하던 피크닉세트를 이용했다. 앨리웨이 멤버십 회원이면 무료로 빌릴 수 있던 기존 피크닉 세트는 당시 유행하던 '감성 피크닉 세트'였다. 라탄 바구니와 체크 돗자리, 조화로 구성된 세트는 타 시설에서 빌려주는 것과 동일했다.

이를 칠아웃 분위기에 맞춰 개편했다. 키컬러인 파란색을 이용하고, 라탄 대신 장바구니 스타일을 차용했다. 여기에 풍선을 더해 호수공원에서 칠아웃 피크닉 세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욱 눈에 띄도록 설계했다.

매출 증진 또한 놓치지 않았다. 앨리웨이 F&B 매장 내 테이크아웃 메뉴를 연계하여 피크닉세트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목적 : 차별화 이미지 형성을 위한 호수 공원 선점
전략 : 호수와 앨리웨이를 연결하자
방향 : ‘칠아웃 피크닉 세트’ 무료 대여 + F&B 테이크 아웃 메뉴 할인 연계
기대 : 테이크 아웃 메뉴 활성화를 통한 점 외 매출 상승


4. 브랜드 캠페인 'Chill out' - 결과

그 결과 앨리웨이 광교 오픈 이래 월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20% 상승, 전월 대비 17%가 상승한 결과였다. 칠아웃 굿즈는 한 달에만 317만 원을 판매했고, 피크닉 세트 대여량은 전년 대비 163% 상승했다.

영흥수목원 내 편집샵 '산보'에 디피 된 칠아웃 굿즈.

 수치적인 결과보다 더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수원시에 새로 오픈한 '영흥수목원' 내 편집샵 '산보'에서 칠아웃 굿즈를 입점하고 싶다는 연락이 온 것이다. 다른 공간에서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를 알아봐 줬다는 사실이 뛸 듯이 기뻤다. 제품을 직접 들고, 앨리웨이와 칠 아웃을 소개하는 엽서를 제작해 직접 찾아갔었다. 다른 제품들과 함께 놓여있는 굿즈를 보니 괜스레 입꼬리가 올라갔다.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 판매까지 나라는 개인이 가진 모든 능력을 끌어다 쓴 프로젝트였다. 수치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성취감을 이뤘으니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하나 이 프로젝트로 '앨리웨이 = 호수'라는 이미지를 연결시켰느냐 하면 물음표가 붙기는 한다. 애초에 하나의 캠페인으로 이미지를 선점하는 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브랜딩은 계속된 싸움이기 때문이다. 칠아웃 캠페인 이후에도 광교호수공원의 예전 이미지를 차용한 '원천유원지' 이벤트 등을 통해 '호수 이미지'를 가져오기 위한 싸움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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