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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쥬드 Apr 11. 2024

컨셉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

'컨셉 수업'을 읽고

 제품과 브랜드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온몸을 브랜드의 제품으로 치장한 것도 모자라 앉아서 컴퓨터를 두드리거나 밥을 먹는 순간에도 모든 것이 브랜드이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과 차별화된 포인트를 주창해야 한다. 그때 필요한 것이 컨셉이라는 것이다. 뾰족하지 않은 컨셉을 가진 브랜드는 시간이라는 파도에 휩쓸려 모래사장의 작은 모래알로 남고 만다.

 '컨셉 수업'은 이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다른 존재가 될 수 있을지를 말 그대로 수업을 통해 알려주는 책이다. TBWA와 하쿠호도 일본지사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저자는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활동의 과정들을 방법론으로 만들어 책에 녹여내었다. 

 수업은 컨셉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질문을 통해 컨셉을 도출하기, 고객의 눈높이에서 스토리 설계하기 등 순차적으로 따라가다 보면 컨셉이라는 단어를 어찌 접근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끔 진행된다. 챕터가 끝날 때마다 마치 문제집처럼 배운 내용을 토대로 사례를 풀어보는 섹션이 마련되어 있다. 읽은 내용을 되새김질하고, 자신만의 경험에 빗대어 문제를 풀어본 뒤 저자의 생각과 비교해 본다. 비슷한 부분도 있고, 전혀 다른 부분도 있다. 그렇다. 컨셉에는 정답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되었다. 저자의 방법론을 따라가다 보면 이미 세상에 나온 브랜드들의 컨셉은 도출 가능해진다. 한데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사업의 컨셉을 뽑아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나의 역량 부족일 순 있겠지만, 책에서 가르치는 방향 자체가 정해져 있는 사물을 다르게 살펴보는 방법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클라이언트가 RFP(Ready For Proposal / 제안 요청서)를 건네고, 이를 분석해서 컨셉을 도출하는 방식과 유사했다. 저자 또한 에이전시 사이드에 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한계점이라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남이 만들어놓은 개념은 인식을 늘리는 수단일 뿐, 그대로 따라 했을 때 답을 내려주진 않는다.

 그럼에도 '창의성'이라는 부분을 누구나 따라 해볼 수 있도록 '방법론화' 시킨 부분은 굉장했다. 책을 완독하고 나면 누구나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 듯한 희망을 가지게 된다. 당장 내 머릿속의 작은 아이디어를 컨셉화 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나름 '창의 노동자'라고 스스로를 지칭하고 있는 나에게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매번 창의적인 결과를 끄집어내고자 맨땅에 헤딩을 반복하다 모 아니면 도 식의 결과를 끌어내기 일쑤였기에, 이 수업을 통해 본인만의 방법론을 정리해 보는 시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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