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의 감옥에 갇혀 살아왔다. 평균적으로 주어지는 여생의 절반을 지나가는 시점에서 지나간 삶을 관조하여 보았을 때 명확하게 알 수 있었던 나의 상태는,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고민하고 걱정할 필요 없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며 결정의 자주권을 빼앗긴 채로 여생의 반을 바쳐 남을 위해 살아왔다. 이에 나는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이들과 마음을 모아 우리들은 눈치 보는 삶에서 독립한 자주적인 인간임을 선언한다.
하나, 우리는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할 능력이 있는 바, 그렇지 못한 것은 나의 삶에서 정리할 줄 아는 단호함을 갖추었다. 특히 우리의 삶에서 남이 하는 나에 대한 평가는 나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기에 성숙하지 아니한 이의 언행은 경솔하기 쉽고 인생에 흩날리는 먼지 같아 나에게 영향을 끼치지 못하므로 흐르는 물에 씻어내듯 흘려보낼 수 있다. 또한 남이 내게 전하는 말들의 수용 여부는 자주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세상의 많은 말들이 조언과 질책을 가장하여 우리 마음속에 철창을 만들고 나의 가치를 폄하하기에 생각의 주도권을 탈취하려는 시도는 단호히 거부한다.
둘, 우리 마음의 짐이 무거워지면 마음에 담겨 있는 것을 비워내어 견딜 수 있는 만큼의 무게만 담기로 하며, 덜어내는 것을 선택할 때 느끼는 미안함 보다는 내면의 안정감 회복을 우선시하기로 결의하였다. 마음 안에 담고 있는 것들이 나를 무너트리려 할 때 덜어낼 것의 최우선 순위는 남이 던져 넣은 짐이다. 한 번 마음이 쓰러지면 회복하기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바 쉽게 휘발되는 감정보다 더 중요한 가치에 집중한다.
셋, 지금은 전자정보의 세상이 열리며 형이하학적인 세상 위 눈에 보이지 않는 연결이 늘어났고 이름 모를 이들과도 연결되었으니, 이제는 알고 싶지 않은 이가 내는 소음도 듣게 되고 생각할 필요 없는 것조차도 고려하며 두려워할 필요 없는 것도 나를 주저하게 만드는 정보 과 포화의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나는 인생에 유익한 데이터만 취사 선택하여 불필요한 정보로 나의 머리가 복잡해지는 상황을 거부한다.
넷, 남을 만족시키기 위해 할애했던 시간만큼 나를 돌보는 시간에 집중할 것을 선언한다. 이를 통해 나의 취미와 사랑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그 행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나를 발전시킨다. 이를 통해 내 존재에 집중하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나의 가치 성장에 집중한다.
생각의 범위는 한계가 없고 생각의 방식은 고정되어 있지 않아 순간으로 나뉘는 과거와 현재만으로도 나는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할 수 있다. 오늘의 독립 선언으로 남의 시선이 만든 감옥에 갇혀 잠시 상실했던 내 삶의 주체성을 되찾을 수 있는 힘을 우리는 갖추었다. *과거의 내가 나를 돕고 미래의 내가 나를 보호하니 우리가 할 일은 마음이 가는 곳으로 발을 디뎌 나아가는 것뿐이다.
2023년 4월
*기미독립선언서 마지막 문장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