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곁에서 보는 세상은 온통 빛이 가득하네요
완전히 착각했어요. 우리 처음 만난 날의 날씨. 나는 아주 날이 좋은 줄로 기억하고 살았었는데요, 그날 비가 왔었다면서요? 흐리고 조금씩 가랑비가 내렸던 날 나는 왜 그날이 눈 부셨을까요.
당신은 처음 만난 날부터 그런 사람이었지요. 내가 보는 세상을 바꿔준 사람. 당신의 생기에 빠져들어 그날부터 내 세상은 푸릇푸릇하고 명랑한 빛으로 물들기 시작했어요.
가난한 학생이라 나는 사는 것이 팍팍하던 잿빛 같은 인생이 버거웠었거든요. 그런데요, 당신이 내 인생에 다가오자 그제야 나의 삶에 생기가 생겼다는 걸 혹시 제가 말했던가요?
눈을 반짝이며 당신이 버진로드의 저 반대쪽에서 나에게로 살포시 한 발자국 씩 걸어오던 순간 나는 기쁨으로 당신을 받아들여 나는 이제 당신과 같은 색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이어서. 빛을 불어넣어 준 사람이 당신이어서. 당신의 반짝이는 푸른빛을 내게 물들여줘서. 흐릿하던 나의 삶에, 나의 채도 낮은 삶의 곁에 와준 게 당신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