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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정 Dec 04. 2023

사과는 빨갛지만 빨갛지 않다

노자는 이 세상 만물은 태어나서 변화하고 사라지는 것으로 바라본다. 따라서 역동적인 세계관을 그 사상의 근간에 두고 있다. 그래서 세상을 고정된 관점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위험하다고 보고 반복해서 지적한다.


'고정화'된 사고나 행동방식은 주로 언어에 의해서 비롯된다. 언어를 통해서 자유자재로 생각하고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오갈 수 있다. 이러한 상상력과 언어능력은 인간이 가진 놀라운 능력이다. 다만 이 능력은 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언어를 통해서 인식하려는 좋지 않은 습관을 만들수 있다.


만약에 사과는 빨갛다라는 말에 얽매일 경우, 그때부터 우리는 사과의 매우 다양한 빨간색을 음미하지 못한다. 그냥 사과는 빨갛다고 공식처럼 암기하고 고정화 시키는 것이다. 그 경우 사과의 다채롭고 고유한 빨간색의 특색과 차이를 그만 놓치게 된다. 


이렇게 언어로 한정시키고 고정화시키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 중 하나가 성격유형이나 기질을 유형별로 나누어 단순하게 이해하고 고정화시켜 인식하는 거다. 혈액형으로 사람의 기질을 고정화하거나 MBTI 성격유형검사를 통해 16가지 유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고정화시켜 이해하려는 것도 비슷한 경우다.

'고정화' 시켜 특정 언어로 묶어놓고 개개인을 이해하면 간편하다. 대신 개인의 특색이나 변화와 성장을 고려하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변모하거나 발현되는 모습도 배려하지 못한다. 넌 A여야만 하는데 왜 B처럼 행동하냐는 오해 또는 부담을 주고 프레임에 가둬 버린다. 지나친 편의주의와 단편적 사고의 오류가 생기는 것이다.

돈도 예외가 아니다. '돈이 있어야 잘 산다.'는 개념을 만들어 '돈이 최고다.', '돈 없이 살 수 없다.'는 신념을 만들면서, 돈보다 가치 있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잃게 한다. 이처럼 왜곡되버린 지식은 인류가 겪고 있는 불행의 원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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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도서

<노자의 말> 노자 저/ 야스토미 아유미 편 / 김현영 역 / 삼호미디어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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