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과 남한의 음악을 경험하며-
신은 나에게 많은 것을 선물하셨다.
강인함, 성실함, 열정, 소중한 일상들 등등....
하지만 나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몇 가지 있다. 그중에서 음악 센스는 하나도 주지 않으셨다. 나는 노래를 엄청 좋아하는데 음치다. 새로운 노래를 배우려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노래는 힘들 때나, 슬플 때나, 기쁠 때, 행복할 때나 항상 나의 곁을 지켰다.
오랜 세월 폐쇄적인 북한에서의 삶을 떠나 대한민국에서 음악에 존재하는 국경을 경험하는 것은 또 다른 행운이고 놀라운 여정이었습니다.
북한의 노래와 남한의 노래!
노래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그 시대와 사회의 환경, 생활을 담아냅니다. 남한과 북한은 한민족이지만 서로 다른 노래를 부르며 자신들만의 가치와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노래는 총칼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를 떠나 어떤 모습이던 강한 메시지를 전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저는 30년 동안 북한에서 살며 노래와 시를 무척 사랑했습니다. 슬플 때나 기쁠 때, 힘들 때 언제나 저를 지켜주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굽이 굽이 머나먼 길 홀로 걸을 때
바람 부는 험한령길 나 홀로 넘을 때
남몰래 살펴준 그 사랑 내미처 몰랐네
말 못 하는 괴로움도 저 먼저 알고
가슴속에 품은 뜻도 헤아려주네
아~내 운명 지켜준 어머니 당이여
- 북한노래 '내 운명 지켜준 어머니 당이여' -
저는 한국에 와서 긴 가사에 긴 음에, 노래가 너무 마음에 와닿고 좋아서 배우려고 하지만, 도저히 끝까지 배울 수 없습니다. 다양한 음악 장르와 긴 가사의 노래는 아무리 많이 듣고 따라 불러도 정말 배우기 어려워 감상하는 즐거움으로 만족합니다.
그 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세계를 휩쓸며 '싸이'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30년간 북한의 폐쇄적인 환경에서 자란 저로서는 남한의 음악과 문화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강남스타일>은 새로운 음악 세계에 대한 궁금중의 출발점이었고, 음악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는 곳으로 저를 이끌어주었습니다.
방탄소년단과 같은 한류스타들의 성공은 대한민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을 실감 나게 해 줍니다. 저는 자유롭게 표현되는 음악과 문화의 다양성을 즐기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삶에서 음악이 주는 충격과 감동은 위로와 풍요로움 등 많은 시너지가 되고, 저만의 소리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큰 의미를 안겨줍니다.
노래는 무시할 수 없는 마법의 힘을 지니고 있다.
-루돌프 스테이너(Rudolf Stei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