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년 차 집사입니다.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이들이 우연히 만나 다신 없을 존재로 거듭난다는 건 비단 사람들 세계에서의 일만이 아니다.
매일 같이 지나던 골목길에서, 집 앞 공터에서, 지하주차장에서 어쩌면 진한 빨간색 실로 이어질 수 있었던 존재들을 지나쳤을 수도 있다. 어김없이 흘러가는 단조로움 속에서 처음에는 얇아서 잘 보이지도 않은 실을 발견했다면, 어느샌가 그 어떤 밧줄보다도 단단하게 얽혀진 실을 발견할 것이다.
시골 어드매에서 울려 퍼진 작은 울음소리로 시작해 어느덧 3년 차 집사의 역할을 부여해준 반려묘와의 굵고 진한 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준비되지 않았던 이 멋진 여정의 시작을 이끌어 준 주인님에게 감사하며.
영원한 순간을 위한 길고 긴 여정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