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가족'이 출간되었어요
:: 글의 마지막에 책나눔 이벤트 글이 있습니다. 바쁘신 분은 스크롤을 쭈욱 내리세요!
새해를 3일 앞둔 토요일 아침, 잠이 없는 모찌 덕분에 서둘러 식사를 준비했다. 고소한 토스트 냄새를 맡은 모찌와 남편이 식탁으로 모여든다.
"아야, 또 부러졌네. 또 부러졌어."
내성발톱으로 고생하는 남편의 발톱이 또 부러진 모양이다.
"괜찮아? 그러게 너무 기르기 말고 바로바로 자르지!"
날카롭게 이가 나간 모양을 보니 절로 미간이 찌푸려진다. 아빠의 한숨에 놀란 모찌는 불이나케 병원놀이 가방을 들고 곁으로 왔다.
"아빠 어디 아파요? 발이 아야해요?"
"괜찮아 모찌야. 걱정하지마. 발톱이 조금 부러졌는데 금세 괜찮아질거야."
"응, 그럼 모찌가 아빠 발톱 사줄게요."
발톱을 사준다니. 생각치 못한 아이의 대답에 놀란 두 눈이 마주쳤다.
"당신은 정말 좋겠다. 발톱을 새로 사주는 딸내미도 있고. 세상을 다 가졌네! 부러운 게 없겠어!!"
남편의 눈은 이미 감동으로 그렁그렁, 스치기만 해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다. 5분 전만 해도 씨리얼을 안먹겠다고 집어 던지던 아이를 타이르느라 쩔쩔매던 사람 어디갔는지.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두 사람의 힘겨루기와 애정이 보는 재미가 있다. 3분 단위로 삐지고 풀고, 감격하고 화내는 둘을 보며 이렇게 아빠와 딸이 되어가는구나 느낀다.
흐뭇한 감정에 취해있던 순간, 택배알림 문자가 왔다. 왔다. 택배다.
"여보 왔나봐. 책 왔나봐."
정신을 차린 남편이 놀라서 묻는다.
"왔어? 모찌야, 택배왔다. 얼른 나가보자."
"택배다- 내가내가내가-"
셋이서 현관까지 달리기 시합하듯 뛰었다. 문을 열자 커다란 상자가 놓여 있다. 모찌가 들겠다는 것을 겨우 말려서 거실까지 들고 왔다. 상자 위에는 'OOO작가님께'라고 적혀 있었다. 얼마전 출판사 대표님께 연락을 받고 기다리던 터였다. 출간 전에 책을 먼저 받아보라는 배려였다.
이미 쑥스러운 호칭에 얼굴이 벌게졌지만 상자를 열자 심장까지 빨갛게 물드는 것 같다. 호기심 많은 모찌가 책의 표지롤 보고 물었다.
"이거 엄마랑 아빠야?"
"응 엄마랑 아빠지, 이건 누구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에게 질문을 던졌다."
"모찌, 오-모-찌-. 오모찌!"
누가 보아도 우리다. 옷차림과 표정, 몸의 움직임까지 꼭 닮았다. 책으로 성을 쌓기 시작한 모찌의 손에 우리의 책이 들려 있다. 말할 수 없는 찡함이 가슴 가득 차오른다.
불과 4년전만 해도 이런 순간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책이 나왔다고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서툴지만 보통의 하루를 살아가는 가족에게 큰 선물이 되었다. 한분이라도 읽어주시는 분이 계셔서 감사하고, 한분이라도 이 책으로 위로를 받으실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새해의 첫 주말 서점에 가서 다함께 인증샷을 남겨야겠다.
보통의 가족처럼 오늘도 안녕한
서툰가족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고 싶었던 곳이 브런치입니다.
엉성하고 거친 글에 마음이 담긴 따뜻한 댓글을 남겨주셨던 분들이 생각나서요.
약소하지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서툰가족' 책을 선물해드리고자 합니다.
읽고 싶은 이유를 짧게 댓글로 남겨주세요.
추첨을 통해 세분의 독자님께 보내드리겠습니다.
당첨자는 1월 15일에 발표할게요.
제 프로필 혹은 온라인서점(교보/영풍/예스24/알라딘)에서 '서툰가족'으로 검색하시면 책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어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