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정환Juancho Apr 19. 2023

돈은 생각보다 더 중요한 거였다

거의 두 달 정도 글을 못 썼다.

그 사이 뭔가를 해볼 엄두를 못 냈는데 그 이유는


제작에 들어'갈락말락'하는 상황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겨우내 우리 팀은 2개의 콘텐츠를 기획했다.

둘은 성격이 정반대다. 회사 채널에 제법 어울리는 TV용 포맷 A, 그리고 조금 매니악한 콘셉트를 가진 B.

여러 사정 때문에 소상하게 내용을 얘기하긴 그렇지만... 내가 보기엔 둘 다 좋다. 실제로 만들어진다면 시장적으로도 가치가 있을 거 같다. (...그렇게 만들어야지!)


문제는 그 시장이 점점 돈을 아끼고 있다는 거.

날씨는 풀리는데 업계 분위기는 얼어붙어버렸다.



 

그게 지난 몇 달간의 일이었다.

본부장님과의 회의. 그러다 회사 사정으로 일단 중지.

그렇다면 시선을 밖으로. 여러 채널에 기획안 제시.  잡힌 미팅과 이어지는 디벨롭. 그러나 곧 결렬. 몇 번의 반복.


그렇게 아무것 없이 봄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럴 수가. 뭔가 분했다. 달아오른  사이로 무기력함이 들락날락한다. 으으~~


세상에는 '이름값'이라는 게 존재한다. 네임밸류.

보통 '씬 안에서의 한 번의 성공'으로 생겨난다.

그것은 실체가 모호할 때도 있고 그저 마케팅의 결과물일 때도 있지만 어쨌든,


나에겐 그게 아직 없다.

 선배들도 '네임드'는 아니다.
회사 또한 그리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고.

그러니 누군가가 우릴 덜컥 믿고 제작시켜주진 않는 형편이다. 대형 자본을 내세운 콘텐츠가 한국에 이렇게 많은데도... 우릴 위한 돈은 없구나.


기획안 하나 붙잡고 간신히 봄에 매달린 기분이었다.


불현듯 '제작비 얼마나 많이 들었을까'를 생각한다. 부러워서.


생각을 정리해 보니 난 사실은 조금 울했던 것 같다.

회의를 해도 업계 뉴스를 찾아 읽어 좋은 소식보단 부정적인 이야기 투성이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기력한 환경에 놓여 있었나보다.


그럼희망이 생겼다면, 우리의 프로그램 기획안에 관심을 가진 데가 다는 것! 다시 제작 논의를 고 있다. 드디어 표제비(말하자면 제작비 예산)를 다.


어쨌든 그렇게 뚜벅뚜벅 걷는다. 자발적으로. 계속 다듬고 준비하면서. 그런데 사실 아니 글쎄


이런 얘기를 주절주절 쓰는 것도 맞나 싶다......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장기하 님 신곡을 들었다.

제목은 <할건지말건지>랑 <해>. 음, 한다. 해.


그냥 해~


애초에 하는 둥 마는 둥 할 생각은 없다.

나에겐 뭔가 있을 것이고 독창적인 무언가를 완성시킬 수 있다는 근거 없는 확신과 단호한 결의가 있다.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 중인 요즘.

매거진의 이전글 '대세'는 죽고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