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슬 Jul 01. 2022

외동 VS 다둥

요즘엔 외동이 대세인 줄 알았습니다....


세상이 변했다고 했다요즘은 외동이 대세라고

     

난 임신 기간이 너무 힘들었었다. 정말 입덧 기간 두어 달을 방안 침대에만 누워 지내보며, 방의 벽지 무늬를 세는 그런 기형적인 행동까지 하며 너무 힘들었다. 침대 옆에 구토를 받아 내기 위한 쓰레기통은 당연한 물건이었으며, 오랜만에 컨디션을 찾은 줄 알고 따라나선 외식에선 갑자기 급격한 컨디션 저하로 다 큰 처녀(?)가 길거리에 주저앉아 울기도 했었다. 


그렇게 힘든 임신 기간을 겪었더니, 태어난 아이는 키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또다시 임신하는 것은 너무 무서웠고, 또 여러 개인적인 상황(처음에는 터울 큰 첫째와 둘째를 가지고 싶었으나, 원래 계획했던 둘째를 가져야 할 시점에 외국 살이가 시작되어 그대로 둘째 계획은 없던 일로....)에 의하여 우리 가족은 외동으로 가족계획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내 주위 지인들도 분명 처음엔 다들 외동을 외쳤다. 그렇게 다들 외동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하나 둘 둘째를 낳더라. 몇 년간의 기간은 그저 둘째가 태어나기 전이라 외동으로 보였던 것이다. 저 출산이 심각한 요즘, 사람들이 결혼을 늦게 해서 그렇지 결혼 한 사람 중에는 외동만큼 다둥도 많은 것 같다. 특히 내가 지방이라 더 그렇게 느낄 수 도 있다.



다행히 나와 남편은 못 가진 것에 대하여 크게 미련을 두지 않는 타입이다. 그래서 우리는 외동을 만족하고 살았다. 직접 겪어보는 외동의 장점에 대하여 간단히 이야기해보겠다.


일단 다둥이에 비하여 육아 강도는 난이도가 정말 낮다. 우리는 부부가 둘이서 아이 하나를 책임지면 되니 돌아가며 아이를 돌볼 수도 있었고, 또한 집 안에서 형제나 남매간의 다툼이 없다 보니 그만큼 잔소리를 하거나 훈육할 일이 줄기도 했다. 한 번씩 친척의 아이까지 같이 보며 다둥 육아를 체험해보면, 정말 하나와 둘의 차이는 강도가 두 배가 아니라 적어도 네 배였다. 정말 다둥 육아 부모님들 존경합니다.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적다. 이번에 외국에서 돌아와 아이를 학교에 보내며 나도 복직을 하였다. 4학년인 아이의 하교 시간은 당연히 나의 퇴근 시간보다 빠르다. 그렇기에 내가 일하는 동안 아이가 먼저 하교한 시간을 각종 학원을 통해 아이 돌봄을 해야 했다. 그런데 비용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아이에게 최대한 부담을 적게 해 보고자 하루에 두 개의 학원만 가게 되는 스케줄로 짰고, 과목으로 치면 일주일 동안 총 4개의 학원을 보냈다. 그러니 한 달에 100만 원이 아이의 안전한 하교 후 생활 및 교육을 위하여 택한 사교육비로 들어갔다. 만약 아이가 둘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리고 가장 큰 경제적인 혜택(?)은 집값이 이렇게 비싼 이 시기에 우리 가족은 아이 방이 하나만 있으면 되니 그리 큰 집에 살지 않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으니 그야말로 경제적으로 참 도움이 되는 일이다.

지금까지는 부모의 입장에서의 외동의 좋은 점이었다. 이제는 아이 입장에서의 좋은 점을 이야기해 보겠다. 일단 부모가 차별이나 비교를 하지 않으니 너무 좋다. 아이를 키우며 가장 하면 안 되는 일이 차별이고 비교인데, 일단 집 안에서는 다른 형제, 남매와 차별을 당할 일도 없고, 부모가 굳이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하지 않는 다면 외동은 비교에서 비교적(?) 안전한 안전지대에서 자라는 것이다. 이는 아이의 자존감에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부모의 사랑이 정말 100으로 한 아이에게 오롯이 전해지니, 그 얼마나 아이 입장에서는 행복한 일일까?


단점은 따로 적지 않겠다. 왜냐하면 외동의 장점은 그 자체로 다둥의 부족한 점이고다둥의 장점은 그 자체로 외동의 부족한 점이기 때문이다.



다둥이의 좋은 점, 일단 아이가 사회생활을 집에서 배울 수 있다. 세상에 살면서 언제까지나 내가 주인공으로만 살 수는 없다. 다둥인 집에서는 다른 형제, 자매의 존재 자체 만으로 아이들이 세상에서 겪게 될 상처를 미리 체험하고 나갈 수 있다. 그래서 사회생활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린아이지만 나의 물건을 나누어 써야 하는 것, 놀면서 규칙을 지켜야 하는 것 등 집안에서 먼저 갈등을 겪어보고 해결해 가며 사회에서 부딪힐 다양한 상황을 미리 학습하고 나갈 수 있다. 부모가 차별하지만 않는 다면, 가정 속의 형제자매는 부모에 의하여 더 객관적으로 혼이 나기도 할 수 있다. 이것이 진짜 가족이 아니고 친척이나 친구 사이의 갈등 상황은 어른이 중재할 때 어른 사이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기에 아이들이 느끼기에 시시비비가 잘 가려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집안의 형제자매의 갈등 상황은 부모가 정확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줄 수 있기에 진정한 훈육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집에서 사람 사이에 특히 또래 사이에 해야 하는 행동, 하면 안 되는 행동을 아이들이 교육받을 수 있어서, 어릴 때는 다양한 사회생활에 외동아이보다 빨리 적응한다. 그리고 끈끈한 피로 이어진 최고의 친구가 있다. 아무리 부모가 잘 놀아줘도 그 날 것의 재미는 또래만 못하다. 다둥의 집에서는 너무나도 밉지만 또 너무나도 맘이 잘 통하는 나의 친구가 있다. 밤새 붙어있고, 눈 뜨자마자 볼 수 있는 그런 친구가 말이다. 

엄마, 아빠와의 놀이도 즐겁지만, 비슷한 입장인 형제, 자매와의 놀이는 집 안에서의 심심함을 줄여준다. 이는 다둥이가 어릴 때는 부모가 너무 힘들지만 조금만 키우면 둘이 또는 셋이 알아서 놀기에 부모는 한 번씩 상황 조절만 해주면 아이들은 집 안에서도 심심해하지 않을 수 있다. 이건 코로나 시기에 외동 부모가 절실히도 다둥 부모가 부러웠던 부분이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 외동과 다둥은 모두 장·단점이 있다. 그리고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미혼과 딩크에게도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  이 땅의 부모가 된 이상, 당장은 각자의 힘든 점이 더 크게 다가올지 올라도, 각각의 상황은 모두 장점이 있으니, 그 장점에 감사하고 집중하며, 단점인 부분은 인지하고 보완하며 부모와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을 찾는 다면 아이들과 우리는 훨씬 더 행복해질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