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에 낙서하지 마세요
담벼락에 낙서를 해보았는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발뺌을 하는 것이다.
손에 분필이 쥐어져 있고, 눈앞에 담벼락이 있다면? 반자동이 아닐까? 저 아이가 그렸구만!
구름은 어떤가?
모두가 보는 구름이지만, 누구나 보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같은 구름을 같은 각도에서 같은 마음으로 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나?
있다.
구름 사진은 구름을 그 자리에 박제를 한다.
그럼에도 그 구름은 같은 방식 같은 영감을 주지는 않는다. 대체 구름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베란다의 방충망을 열면 보이는 바깥 풍경이다.
매일 보는 풍경이지만 주인공의 표정과 이야기는 매일 매 순간 다르다.
이 구름에 낙서를 한다.
눈으로 머릿속으로 낙서를 하는 것이라 흔적이 안 남는다. “누가 낙서했어?” 할 사람이 없다. 그러면 재미없지 않은가?
사람들에게 말한다.
“저 구름은 사람 같지 않아요?”
“강아지 얼굴 같지 않아요?”
“마루는 강쥐 같지 않아요?”
글쎄요. 저에겐 구름인데요. 비는 안 오겠네요.
그렇다. 구름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구름에 그림을 그린다. 낙서를 한다.
손가락으로 쓱쓱 그리다 보면 웃음이 난다.
내가 어린아이 같다.
어릴 적 친구들도 떠오른다. 얼굴은 다 지워진 기억 속 친구다. 그 친구와 깔깔거리며 “용” 구름 찾은 날은 뭔가 굉장한 모험을 할 것 같았고, “무시무시한 구름”을 대할 땐 집으로 달려갔다.
구름감상협회가 있다는 사실도 최근에 알게 되었다. 2005년에 만든 협회라고 하는데, 개빈 프레터피니가 만든 협회다. 심각하고 진지하게 가입을 고민 중이다.
그런데 조금은 다르지 않은가? 나는 구름 모양에 관심이 있고 그림을 그리며 놀자는 것인데?
오히려 친구나 동맹을 맺어야겠다.
구름에 낙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 “구름낙서클럽”은 현재 구름 속이다. 명부를 작성하고 모여야 하는 걸까? 한 번이라도 구름을 보고 무엇처럼 생겼네 하고 상상할 수 있는 말랑말랑한 구름 상상력이 있기만 해도 아주 좋은 취미를 장착할 수 있다.
구름은 캔버스다.
거기에 무슨 그림을 그리든 당신의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