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감정상점] 1

Chapter 1. 감정을 팝니다

by Lamie

감정상점


Chapter 1. 감정을 팝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곳, ‘감정상점’을 찾는다. 어떤 이들은 기쁨을 사러 오고, 어떤 이들은 슬픔을 사 간다. 종종 사랑이 필요하다며 찾아오는 사람도 있지만, 사랑은 늘 재고가 부족했다.


가게는 골목 끝에 자리 잡고 있다. 문을 열면 은은한 향이 퍼지며, 벽면에는 감정별로 정리된 선반이 빼곡하다. ‘희망’은 밝은 노란색 유리병에, ‘분노’는 검붉은 상자에 담겨 있다. 어떤 감정은 가벼운 안개처럼 병 안에서 흩날렸고, 어떤 감정은 손에 쥐면 따뜻했다가 이내 사라졌다.


“어서 오세요.”


늘 같은 멘트로 손님을 맞이하는 가게 주인은 오늘도 조용히 계산대 뒤에 서 있다.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그를 ‘감정상인’이라고 불렀다.


반품하는 사람들


“이거 반품할게요.”


중년의 남성이 반품 상자를 들고 와서 주인의 앞에 내려놓았다.


“이유가 뭔가요?”


“이게… 안에 아무것도 없어요. 분명 ‘평온’을 샀는데, 열어보니까 텅 비었더라고요.”


주인은 상자를 열어 안을 들여다보았다. 속은 비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상자 구석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아주 작은 알갱이 같은 것이 구석에 쪼그리고 있었다.


‘역시.’


감정상인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는 손님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그건 당신이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어서 그래요. 평온이 없었던 게 아니라, 당신이 발견하지 못한 거죠.”


남성은 당황한 표정으로 상자를 내려다보았다. “그럼 이건 무슨 의미죠?”


“필요하다면 다시 드릴 수 있어요. 하지만 사용법을 익히는 건 당신 몫입니다.”


남성은 잠시 고민하다가 조용히 상자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돌아섰다.


감정 세일의 날


가게에서는 가끔씩 감정 세일을 했다. 가장 유명한 행사는 ‘야드 세일’이었다. 넓은 들판 공원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중고 감정을 사고팔 수 있는 자리였다.


“이 감정, 써봤는데 안 맞아요. 교환 가능해요?”


“저는 행복이 필요해요. 그런데 가진 게 ‘불안’뿐이네요. 혹시 바꿀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흥정했다. 어떤 감정은 너무 오래되어 빛이 바랬고, 어떤 감정은 새것처럼 반짝였다.


그날, 한 소년이 감정상점을 찾아왔다. 그는 오래된 상자를 하나 내밀었다.


“이거… 뭐예요?”


감정상인은 상자를 열어보았다. 상자 속에는 아주 미약한 감정이 남아 있었다. 그것은 ‘잊혀진 감정’이었다.


소년은 묻는다.


“이 감정, 다시 살릴 수 있을까요?”


감정상인은 소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건… 쉽지 않아요. 하지만 가능하긴 하죠.”


그리고 그는 상자 속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잊혀진 감정이 아주 희미하게, 그러나 여전히 살아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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