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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생각은 진짜인가?

감시자본가들에게 조종되는 자아

by 권사부

SNS는 훔쳐보고 싶은 마음과 자랑하고 싶은 마음, 그 어딘가에 자리한다. 사람들은 타인의 삶을 훔쳐보듯 들여다보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삶을 과시하며 타인의 시선을 받고 싶어한다.

감시자본주의는 이 모순적이면서도 강력한 인간의 욕망을 활용해, 우리를 더욱 깊이 시스템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알고리즘은 우리의 관심을 분석하고, 우리가 어떤 정보에 오래 머무는지, 무엇에 반응하는지 학습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는 우리의 행동을 예측하고, 나아가 통제하는 데 사용된다.

더 이상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결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정보를 선택 한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상 우리는 유도된 선택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어느 순간, 눈앞의 스크린이 현실을 대체하고,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는 알고리즘이 설계한 프레임 속에 갇힌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진실이 사라진 시대>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라는 질문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대신 "그거 알아요?" 라는 말이 넘쳐난다.

어디선가 주워들은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공유하는 시대. 사유 없이 소비된 정보가 절대적 진실처럼 유통되고, 사람들은 더 이상 진실이 무엇인가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각자의 의견을 내세우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알고리즘이 제공한 프레임 속에서 움직일 뿐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트위터에서 소비한 30초짜리 영상과 짧은 텍스트가 우리의 사고를 형성하고 있다.

그 안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분노하고, 조롱하고, 단죄하며, 자신이 더 ‘옳다’는 확신 속에서 다른 의견을 지운다. 결국, 질문이 사라진 사회는 토론이 사라진 사회이고, 토론이 사라진 사회는 사고가 멈춘 사회다.

사고가 멈추면, 권력과 자본은 사람들을 더욱 쉽게 조종할 수 있다.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하고 퍼뜨리는 것만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디지털 자아, 진짜 나라고 할 수 있을까?>

감시자본주의는 단순히 인간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자체를 재구성하고 있다. 우리는 온라인에서 또 다른 자아를 만든다. 그리고 그 자아는 점점 ‘나’와 분리되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물리적 현실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세계에서도 ‘자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질문이 필요하다.
디지털 자아는 과연 진짜 나인가? 아니면 조작된 허상인가?


나는 후자라고 본다. 디지털 자아는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감시자본가들이 설계한 시스템 속에서 우리가 길들여진 결과일 뿐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나는 존재론적, 실존적, 인식론적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다.

우리는 온라인에서 스스로를 표현 한다고 믿지만, 사실은 시스템이 허용하는 방식으로만 존재할 수 있다.

우리는 SNS에서 자유롭게 말하는 것 같지만, 그 말이 얼마나 많은 데이터 분석을 거쳐 필터링되고, 분류되고, 타겟팅되는지는 알지 못한다.

우리의 관심, 감정, 관계, 정치적 성향, 소비 패턴까지—이 모든 것이 감시자본주의의 자원으로 쓰인다. 결국, 우리가 SNS에 남기는 ‘디지털 자아’는 본래의 자아가 아니라, 자본의 필요에 의해 조작된 페르소나일 뿐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금, 세계는 극단적 양극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감시자본주의와 권력자들이 만들어낸 정보의 흐름 속에서, 대중은 조작된 지식의 노예가 되고 있다. 이념 전쟁은 시대를 100년 전으로 되돌리고 있으며, 한국 역시 글로벌 위기의 흐름 속에서 시대착오적인 논쟁에 갇혀 뒤처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진실이라고 확신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가?
지금 당신이 보고 듣는 것이 과연 당신의 전부인가?
혹시 우파, 좌파, 극우, 빨갱이를 외치며, 그저 프레임 속에서 사고하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스스로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사고당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하라. 그리고 질문하라.
그것이 조종된 세계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진 출처: 게이트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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