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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Sage Sep 13. 2021

영화 코다

부모와 자녀의 성장기

청각장애인 가족 중 유일하게 듣고 말할 수 있는 소녀 ‘루비’의 이야기. 영화는 가족과 세상의 유일한 연결고리로 살아왔던 소녀가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가족으로부터 분리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그 재능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노래였다. 가족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그녀의 목소리, 재능에 의심을 가지고 루비가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는다. 나의 애기가 실패하면 어떻게 하냐고 외치는 엄마의 모습은 오히려 그녀 자신이 두려움에 떠는 아이 같았다.

      

루비 가족의 생계는 작은 배에 의존한다. 아버지, 오빠, 루비가 새벽에 배를 타고 조업에 나서면, 물고기를 잡는 동안, 해안경비대나 기타 등등의 무전이 오는 걸 루비가 받아서 처리한다. 남들이 흥정하는 가격을 듣고 경매에 고기를 내놓는 것도 루비의 몫이다. 몇 살 때부터 이 역할을 해왔을까. 루비는 겨우 고등학생일 뿐인데 평생 해온 일인 것이니 능숙할 수밖에.

    

이렇게 생계에 매달리고 학교생활을 하고, 또 따로 과외수업까지 받아서 대학에 진학하려는 계획은 쉽게 이루어질 리가 없었다. 루비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가족과 그녀 자신만의 꿈을 좇는 두 길이 충돌하고야 만다. 예측한 대로 루비는 가족을 선택하지만 결국 온갖 고초를 겪고 대학 진학에 성공하고 독립하게 된다. 뻔한 내용인데 마음이 울컥하는 건 루비의 부모도 진심으로 고통스럽게 분리를 기꺼이 이루어내기 때문이다.      

영화를 같이 본 남편의 평은 시작은 빌리엘리어트였다가 끝은 허공에의 질주라고 했는데, 나는 거기에 글리를 섞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쁜 뜻은 아니고... 여러 요소가 잘 어우러져서 감동적이고 재미도 있었다는. 영화의 마지막, 루비가 대입 오디션 곡으로 부른 이 곡의 가사가 마치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들려서 울컥했다. 


조니 미첼의 노래 Both Sides Now 중에서

    

I’ve looked at love from both sides now

난 이제 사랑을 양쪽에서 보게 됐어

From give and take and still somehow

주고받는 입장에서, 근데 여전히

It’s love’s illusions I recall

기억에 남는 건 사랑의 환상일 뿐

I really don’t know love

사랑이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어.

at all

전혀     


Tears and fears and feeling proud

눈물 그리고 두려움

To say, “I love you” right out loud

“사랑해”라고 외칠 때 벅차오르는 심장

Dreams and schemes and circus crowds

꿈을 향한 계획, 날 지켜보는 관객들

I’ve looked at life that way

난 여태 그런 식으로 인생을 바라봤지

But now old friends they’re acting strange

하지만 오랜 친구들은 점점 어색해지고

They shake their heads they say I’ve changed

고개를 저으며 내가 변했다고 해

Well something’s lost, but something’s gained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게

In living every day

하루하루 삶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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