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an Sep 15. 2021

골프 치는 개발자가 스윙을 대하는 방법

스윙은 과학이다

“골프는 센스가 중요해”. 맞는 말이다. 왜 아니겠나? 스윙이 아무리 좋고 샷이 아무리 좋아도 순간의 판단 미스로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게 골프다.

하지만 센스는 스윙이 받쳐줘야 빛을 발한다. 스윙이 개떡 같으면 센스고 나발이고 공 맞추기 급급하다는 말씀이다. 그래서 나는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본기, 스윙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골프를 사랑하는 남자다. 내가 골프를 처음 접한 건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이었던 것 같다. 몇 개월 동안 연습장에서 지루한 연습을 하다가 하루는 레슨 해 주시던 프로님이 필드에 데려가 주셨다. 처음 나간 필드에서 공이 잘 맞을 리 없을 터였고, 한 성격 하시던 프로님은 욕이 반쯤 섞인 파이팅(?)을 연신 외쳐주셨다. 연습장에선 이 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필드에 오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9홀쯤 쳤으려나? 이제 지치기도 하고 거의 자포자기였는데, 우연히 딱 한번 샷이 너무 잘 맞았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5번 아이언이었던 것 같다. 그걸 프로님도 멀리서 보시곤 “굿샷!”을 외쳐주셨는데, 그게 너무 뿌듯하고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 골프 사랑은.


그런데, 학생이 공부를 하면서 골프를 배우기엔 한계가 있더라. 그래서 한동안 골프를 못 치다가 어른이 돼서 다시 치려니까 좀처럼 쉽지 않았다. 제일 많이 드는 생각은 “어렸을 때 좀 더 배울걸”이었다. 뭐든 어렸을 때 배워두면 몸이 잘 받아들이고 기억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하면 뭐하겠는가… 지금으로서의 최선은 끝없는 연습이었다. 몇 년간 정말 열심히 연습했던 것 같다. 그런데 연습도 한계가 있다. 잘 맞는 날엔 잘 맞고 안 되는 날엔 도통 안된다. 하나가 되면 다른 하나가 안되고, 특히 왜 안 맞는지 원인을 모르겠을 때는 정말 답답하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나는 골프를 사랑하는 개발자다. 개발자는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해결하는데 적합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골프 스윙은 내 몸뚱이와 골프채를 가지고 공을 치는 거다. 골프채는 쇳덩이고 내 몸은 관절과 뼈대로 이루어진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내 관절과 뼈, 골프채의 움직임만 잘 이해하면 스윙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식은 죽 까지는 아니더라도 뜨거운 라면 정도는 되리라. 그래서 이제부터 골프 스윙을 과학적으로 내 멋대로 뜯어보는 글들을 써보려고 한다. 비루한 그림 실력까지 동원 해 시각화도 해 보려고 한다. 정리하면서 나 자신에게도 이해하고 배우는 시간이 되고 글로 남기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리라.

위 그림은 연습용으로 그려본 임팩트와 피니쉬… 이 정도면 알아는 보겠지? 그림 공부도 좀 해야겠다.


첫 주제는 “삼각형의 미학”이 될 예정.

Good night.


#오늘도공쳤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