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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하영 Mar 15. 2023

코펜하겐 디자인 호텔, 어디로 갈까?

덴마크 여행 03



덴마크 여행 03



코펜하겐 호텔 (1)

디자인 호텔, 어디로 갈까?



덴마크 코펜하겐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대되었던 건 역시나 호텔. '집'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북유럽의 공간을 몸소 경험해보고 싶었다. 일주일 남짓한 일정이지만, 다양한 호텔을 묵어보고 싶어 여러 번 캐리어를 옮긴 이번 여행. 객실을 경험하지 못한다면 레스토랑이나 라운지, 바를 이용해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덴마크 호텔은 두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진수를 보여주는 디자인 호텔, 그리고 현시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가치,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고 있는 리노베이션 호텔이다.



먼저 디자인 호텔. 직접 경험하는 것만큼 좋은 공부가 있을까! 클래식한 역사를 지닌 호텔 두 곳과 최근 떠오르고 있는 신상 호텔을 다녀왔다.

- 덴마크 대표 디자이너들의 가구로 꾸민 호텔 알렉산드라
-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세계 최초의 디자인 호텔, 래디슨 컬렉션 로얄 호텔
- 덴마크 디자인 브랜드 메누에서 오픈한 호텔, 디아우도


다음은 리노베이션 호텔. 역사를 가진 오래된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하며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 현시대 최고의 디자인 부티크 호텔들이다.

- 1912년 지어진 덴마크 중앙우체국을 리노베이션 한 빌라 코펜하겐
- 1903년 덴마크 왕립 음악원을 개조한 노비스 호텔
- 코펜하겐 구시가지의 3성급 호텔을 5성급 부티크 호텔로 만든 호텔 샌더스
- 덴마크 대표 맥주, 칼스버그의 양조장에 오픈한 호텔 오틸리아





DESIGN HOTEL


호텔 알렉산드라


덴마크에서 꼭 묵어야 할 디자인 호텔. 핀 율, 한스 웨그너, 베르너 팬톤 등 덴마크 디자이너의 방들로 꾸며진 곳으로 1890년대 지어져 100년 정도 역사를 가진 곳이다. 꼭 하룻밤 묵고 싶었는데 런던 여행도 마무리하고 하루 쉴 겸 첫날로 결정했다.


Name in English | Hotel Alexandra

Address | H. C. Andersens Blvd. 8, 1553 København, 덴마크

Accommodation Fee | Twin Bed Room 1,340 DKK (26만 원)

Hotel Alexandra Copenhagen - Hotel Alexandra



지금도 클래식한 룸키를 사용하고 있는 호텔. 분실과 고장 우려 때문에 호텔 밖으로 나갈 때는 로비에 반납 후 룸 넘버가 적힌 카드를 받는다. 우리가 체크인한 방은 옅은 그린과 블루 조합이 아름다웠던 방. 작다는 후기를 봤는데 충분히 넓고 쾌적하고 좋았다! 한스 웨그너의 라운지체어와 오가닉한 라인의 빈티지 거울이 있었다.


코펜하겐 시청사 바로 앞이라 뷰도 좋다. 메인 도로 옆이라 창문을 열면 조금 시끄러웠지만 창문 닫으면 소리 하나도 안 들릴 만큼 방음이 좋았다.


욕실 컨디션도 이 정도면 만족! 덴마크는 정수 시스템이 잘되어 있어 탭으로 바로 물 마셔도 된다고. 실제로 거울에 안내 스티커가 붙어있기도 했다. 그래서 룸에 물이 따로 없다.



덴마크 대표 디자이너들의 가구로 꾸며져 있는 호텔 알렉산드라. 룸마다 놓여있는 가구나 패브릭이 달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스위트룸은 거실과 침실로 구성되어 있고 3가지 컨셉이다. 핀율, 한스 웨그너, 애덤 호프 등 덴마크 대표 디자이너들의 빈티지 가구로 채운 컬렉터의 방 Collector's Suite. 강렬한 색감과 독특한 디자인이 멋진 베르너 팬톤의 방 Verner Panton, 덴마크 여성 디자이너들의 가구로 꾸며진 The 'Q' Suite.



해질녘에 도착한 첫날, 룸 체크인 후 서둘러 저녁 먹으러 방을 나섰다. 호텔 바로 앞은 코펜하겐 시청사. 이곳에서부터 코펜하겐 최대 번화가인 스트뢰에까지 이어진다. 북유럽 대표 리빙샵부터 관광객들을 위한 기념품샵과 카페, 맛집들도 많은 거리. 저녁을 먹고 편의점애 들러 막간 쇼핑 후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



다음날 아침, 체크아웃 전에 본격적인 호텔 구경을 했다. 라운지처럼 구성된 로비. 누구나 이용 가능해 언제든 내려와 앉아있어도 된다. 중앙에는 카운터, 왼쪽에는 디자인 서적과 가구들을 볼 수 있는 라이브러리, 오른쪽은 조식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로비에는 디자이너 포스터와 드로잉이 가득하다. 포스터랑 엽서, 디자인 소품들도 판매 중이다. 물론 가격은 북유럽 물가, 사악하다.





래디슨 컬렉션 로얄 호텔


코펜하겐 중앙역 바로 앞에 위치한 호텔. 위치와 뷰, 조식 등 모든 것이 좋지만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최초의 디자인 호텔이자 대니쉬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이다.


Name in English | Radisson Collection Royal Hotel

Address | Hammerichsgade 1, 1611 København, 덴마크

Accommodation Fee | Collection Room 2,555 DKK (48만 원)

Hotel Copenhagen | Best Online Rate | Radisson Collection Royal (radissonhotels.com)



가구 디자인은 물론 건축가로 활동했던 아르네 야콥센. 1960년 스칸디나비안 항공사 의뢰로 그가 설계한 최초의 디자인 호텔이다. 모던하고 반듯한 디자인의 22층 호텔은 당시 북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당시 디자인 호텔 개념이 없던 시절로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한 이슈였다. 특히 그의 대표적인 ‘스완 체어’와 ‘에그 체어’. 이 호텔 로비에 배치하기 위해 만든 디자인 가구이기도 하다.



모던하고 세련된 북유럽 스타일로 리뉴얼된 룸. 하지만 호텔 곳곳에서 과거의 사진들도 볼 수 있다. 여러 번 큰 규모의 리노베이션들을 거쳤지만 여전히 대니쉬 디자인은 보존하려고 노력했다고.


특히 606호만큼은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1960년대 모습을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유지 보수를 위해 모두에게 오픈하지는 않고 투숙객의 요청에 따라 투어를 할 수 있다.


모던하고 세련된 북유럽 스타일로 리뉴얼된 룸.


606호만큼은 아르네 야콥센의 상징적인 민트색 컬러와 대니쉬 빈티지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


로비 중앙의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면 2층은 컨퍼런스 홀과 라운지. 스완 체어와 에그 체어가 홀을 가득 채우고 있다! 화장실마저도 아름다웠던 공간. 작은 공간 하나에도 대니쉬 디자인의 따스함이 담겨있었다.





디 아우도


코펜하겐 중심지에서 4km 떨어진 항구, ‘북쪽항구’라는 뜻의 노르하운 Nordhavn이다. 최근 몇 년 새 근사한 건축물들이 많이 생기며 주목받고 있는 동네다. 이곳에는 북유럽 디자인 브랜드들의 창고형 대형 쇼룸들이 오픈하면서 새로 떠오르는 디자인 씬으로도 유명하다.


그 중심에는 디자인 호텔, 디 아우도가 있다. 덴마크 디자인 브랜드 메누 Menu가 킨포크 창업자 네이선 윌리엄스 Nathan Williams, 덴마크의 놈 아키텍츠 Norm Architects와 협력해 지은 부티크 레지던스.


Name in English | The Audo

Address | Århusgade 130, 2150 København, 덴마크

Accommodation Fee | Suite 2,520 DKK (48만 원) - Penthouse 5,400 DKK (102만 원)

The Audo



창립한 지 40년이 된 덴마크 디자인 브랜드, 메누 MENU. 브랜드 제품을 몸소 경험할 수 있는 쇼룸을 만들고자 했고, 정말 집처럼 쉴 수 있는 호텔을 설계했다. 호텔의 이름 AUDOAb Uno Disce Omnes 약자. 라틴어로 'from one, learn all, 하나에서 모든 걸 배운다’라는 뜻이다. 이름의 의미처럼 직접 살아보고 경험해 보는 하룻밤을 통해 디자인 가구와 '집'의 가치를 전달한다.

 

10개의 스위트룸 객실로 이루어진 디자인 호텔. 이 세상에 똑같은 집은 없는 것처럼, 10개의 방은 구성된 가구도 평면 디자인도 다르다. 내부는 덴마크와 북유럽 디자인 브랜드들의 가구와 마감재로 채웠다. 가구는 물론 바닥의 원목마루, 벽을 칠한 페인트, 패브릭과 소품, 손잡이 하드웨어 하나하나도 선별된 브랜드 제품이다. 브랜드의 철학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어 호텔을 오픈했다는 오너의 인터뷰는 ‘매거진B_코펜하겐’을 통해 자세히 읽을 수 있었다.


출처 Norm Architects


아메리카노 35 kr, 그린 자스민 티 40 kr


강렬한 붉은색 외관의 디 아우도. 들어서면 층고가 높은 로비가 반겨준다. 1층은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카페&레스토랑 '디 아우도 살롱 The Audo Salon', 안쪽으로는 라운지, 오른쪽은 디자인 가구와 오브제를 구매할 수 있는 리빙 편집샵 '컨셉샵 Concept Shop'이다. 호텔이지만 쇼룸을 지향하다 보니 누구나 편하게 이용 가능하다.


컨셉샵에는 브랜드 제품과 가구는 물론 디자인 철학을 보여주는 어매니티와 디자인 북, 스칸디나비안 감성을 담은 오브제와 아트피스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특히 페인트, 하드웨어, 패브릭 등 호텔 객실을 구성하고 있는 인테리어 마감재도 폭넓게 볼 수 있다. 룸의 벽 컬러가 마음에 든다면 같은 컬러의 페인트를 사서 가져갈 수 있다니! 카페 가구 역시 판매 중인 메누의 디자인 가구들. 말 그대로 '경험해 볼 수 있는' 쇼룸이다.



2층은 아우도 라이브러리 Audo Library. 호텔 객실을 구성한 마감재들을 더욱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페인트, 마루, 타일과 패브릭, 수전 등 다양한 머티리얼을 모아볼 수 있고,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컨설팅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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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스크랩하는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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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여행을 다니고 영상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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